롯데호텔, '신라 이부진 사장' 흉내내기…성공했을까?

연말 롯데 면세점 재승인 앞두고 '무리한 선심' 눈총

롯데호텔 (사진=박종민 기자)
롯데호텔이 최근 호텔 주차장에서 사고를 낸 택시기사의 배상금을 대신 물어준 데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롯데호텔은 호텔내 주차돼 있던 차량 5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 피해액을 변상해야 하는 모범택시 기사 서 모 씨의 개인 보험 한도 초과 배상금 전액을 대신 부담하기로 했다.

송용덕 롯데호텔 사장은 13일 "고령의 기사 서씨가 사고 전체를 변상하기에는 엄청난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개인 보험액을 제외한 모든 배상금액을 호텔에서 부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상금은 3억원에서 최대 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기사 서씨는 지난 10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주차장에 진입하던 중 화단에 충돌한 뒤 세워져 있던 슈퍼카를 비롯해 승용차 5대를 잇따라 들이받으며 발생했다.

당시 서씨는 손님을 태우기 위해 로비 쪽으로 진입하던 중 갑자기 속도가 높아졌다며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경찰이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사실확인한 결과 본인 과실임을 인정했다.


피해차량은 포르셰 911, 카레라 4S와 파나메라 터보를 비롯해 에쿠스 리무진, 그랜저, 벤츠 등이다.

롯데그룹은 현재 연말 면세점 재승인을 앞두고 신동빈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며 '면세점 지키기'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그런 와중에 이번 사건이 터지자 호텔측은 모든 과실과 책임이 기사에게 있는데도 배상금까지 선뜻 물어주겠다며 크게 선심을 쓴 것은 악재를 오히려 호재로 바꾸려는 모습을 보인 것이라는 시선을 받고 있다.

SNS에 나타난 여론도 롯데의 선행보다는 '이부진 사장 따라하기'라며 꼬집는 글들이 많았다.

이부진 호텔 신라 사장은 지난 해 2월 개인택시 기사가 서울 중구 호텔신라 본관 현관으로 돌진하며 출입구가 크게 부서지는 사고를 냈지만 수 억원에 달한 수리비를 부담해 선행으로 평가 받았다.

업계에서도 당시 사건과 비교하며 롯데면세점 운영주체인 롯데호텔이 면세점 재승인을 앞두고 여론을 크게 의식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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