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총리는 이날 외교·통일·안보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강창일 의원이 ‘한국내 일본인 거류민이 3만7,000명인데 유사시 이들의 신변 보호를 이유로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진출하려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이같이 답하면서 "다른 의도가 보인다면 국익에 맞게 필요한 의견을 표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의원이 "필요하면 자위대가 한반도에 진출할 수 있다는 뜻이냐"고 다시 묻자 황 총리는 "우리가 판단해서 필요한 범위 안에서 부득이한 경우 상의해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강 의원은 ‘황 총리의 발언은 우리 정부의 동의 없이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은 불가능하다'는 기존 정부 입장에 배치되는 심각한 발언’이라고 지적했고, 황 총리는 "기본적으로 입국이 허용되지 않지만 부득이하게 필요한 경우 여러 정황을 참작해 우리나라가 동의하면 가능하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황 총리는 강 의원이 ‘답이 분명하지 않다’며 문제를 계속 제기하자 "우리의 요청이 없으면 어떤 외국군도 들어올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황 총리는 관련 조약이나 협정 체결 여부에 대해서는 “조약이나 협정으로 될 문제는 아니고 양국간 협의를 통해 포괄적으로 논의했고 구체적인 요청과 약속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이 과거 일제가 동학운동을 구실삼아 한반도 강점에 나선 것을 거론하면서 ‘국가간에 구두 약속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따져묻자 ”한일, 한미일간 협의 과정을 통해 충분하게 보장 받았다“고 설명했다.
황 총리는 이어, 한국형 전투기(KF-X) 기술이전 문제에 대한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의 질의에는 “(한미) 국방당국 간 그 부분에 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만에 하나 우리가 4대 핵심기술을 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경우 국내개발도 검토하고 제3국과의 기술협력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이 ‘자체 개발은 '무리수' 아니냐’고 묻자 "기술적인 점검까지 하진 않겠지만 그런 말씀을 감안해서 다른 점검 방법을 강구해보겠다"며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일인데, 우리 역량을 모아서 가능하도록 보완하고 어려울 경우의 대책까지도 함께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황교안 총리와 강창일 의원, 정두언 의원간 질의 답변 과정에서 감정이 실린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강 의원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도입과 관련해 “TPP 체결 과정을 주시해왔다” “협의할 단계가 되면 국익을 지키고 보호하는 방향으로 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만 되풀이하자 “그런 답변은 한심하고 짜증난다”면서 “총리가 아니라 중학생 수준도 할 수 있는 답변”이라고 비꼬았다.
이에 황 총리는 "그런 말은 듣기 거북하다"고 불쾌한 감정을 표시하며 “여기는 국회다. 신중하게 발언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거북하라고 얘기했다. 총리답게 하라”고 받아치면서 설전이 벌어졌다.
정 의원도 국방개혁을 위해 민간인 출신을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자신의 제안에 황 총리가 ‘인사를 출신으로 제한하는 것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변하자 "답변은 매끈한데 내용은 하나도 없다"면서 “매끈하게만 넘어가면 그건 그냥 의전총리, 대독총리”라고 실망감을 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