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우 감독 "손아섭·황재균, 누가 가도 '의' 상하지 말길"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롯데 손아섭(왼쪽)과 황재균.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외야수 손아섭(27)은 시즌 종료 후 구단에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전했다. 2007년 롯데에 입단한 손아섭은 FA 자격 7년을 채우면서 구단 동의 하에 해외 진출이 가능한 상황이다. KBO 리그 통산 타율 2위(3할2푼3리)에 올라있는 손아섭이기에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팀 동료인 내야수 황재균(28)도 지난 15일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황재균 역시 FA 자격 8년을 채워 구단이 동의하면 해외에서 뛸 수 있다.

문제는 KBO 규약이다. 현 KBO 규약 104조 2항에 따르면 '외국 프로구단에 양도할 수 있는 선수는 1년에 1명'이다. 결국 구단과 대화를 통해 둘 중 하나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포기해야만 한다.

롯데 구단도, 조원우 신임 감독도 난감할 수밖에 없다.


물론 둘 다 잔류시키는 것이 롯데로서는 최선의 시나리오다. 조원우 감독도 1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취임식 후 손아섭, 황재균과 차례로 면담을 가지면서 "나 다시 짐 싸서 갈까"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꿈을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조원우 감독도 "내 입장에서는 둘 모두 잡고 싶지만, 꿈을 펼쳐보려는 선수들을 무조건 말릴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둘 중 하나는 꿈을 잠시 접어야 한다. 조원우 신임 감독 체제로 새롭게 시작하는 롯데지만, 이 문제가 자칫 팀 분위기를 해칠 수도 있다. 특히나 손아섭은 2년, 황재균은 1년 후 FA 자격을 얻기에 롯데의 고민은 더 크다.

손아섭과 황재균 모두 공식적인 인터뷰를 사양했다. "구단의 결정이 난 뒤 이야기하겠다"는 생각이다.

조원우 감독은 "두 사람에게 두 가지를 말했다"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만약 한 명만 나가더라고 서로 의가 상하지 말라고 했다. 또 포스팅에 참가한 뒤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하더라도 절대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메이저리그 포스팅 절차는 11월1일부터 시작된다. 롯데로서는 그 전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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