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을 부정적으로만 보지말자는 것이 국정교과서"

-일본에 의해 이만큼 발전했다는 식의 패배주의 사관 가르치려는 것
-국정화야 말로 패배주의, 스스로 깎아내리는 '자학사관'

-친일, 독재의 부정적인 역사 정정당당하게 가르치고
-국민들의 노력을 통해 하나하나 극복해온 자랑스러운 역사로 가르쳐야

■방송 : 경남CBS<시사포커스 경남> (손성경PD, 김성혜 실습작가, 106.9MHz)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팀장)
■대담 : 김준형 교수 (경상대학교 역사교육과)

◇김효영 : 경상대학교 역사교육과 김준형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김준형 : 네. 안녕하십니까?

◇김효영 : 먼저 용어정리부터 좀 하죠. 역사교과서 또는 한국사교과서 또는 국사교과서, 어떤 표현이 맞는겁니까?

◆김준형 : 옛날에는 우리가 국사라는 말을 많이 썼죠? 그런데 좀 더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자, 우리 주관적인 입장을 떠나서. 그렇게 하자면 한국사라는 말을 많이 쓰게되는 것인데, 그래서 그것을 종전과 구별하기 위해서 한국사라는 말을 쓰게 되었고요.

또 역사라는 용어를 쓰게 되는 것은, 지금 2007년 교육과정부터는 원래 세계사가 사회교과서, 일반사회지리 그 교과서에 같이 포함되서 가르쳐지고 국사는 따로 떨어져 있었거든요, 중학교는. 그것을 이제 한국사가 세계사가 떨어져서는 안된다, 하나로 묶어야된다해서 중학교에서는 역사라는 과목으로 책이 만들어집니다.

◇김효영 : 한국사와 세계사를 합친거군요?

◆김준형 : 네. 물론 고등학교에서는 각각 다 분리해서 한국사가 따로 있고, 일반사, 정치, 경제 이런식으로 따로 하잖아요? 따로 이제 교과서가 나오는데, 고등학교는 단계가 다르니까 한국사라고 하고, 중학교는 역사라고 지금 교육과정이 되어져 있습니다.

◇김효영 : 네.

◆김준형 : 그래서 사용을 한국사라든가 역사라든가 다 사용되는 것이 정당하죠.

◇김효영 : 그렇군요. 먼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보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김준형 : 그래도 이 정부를 어느정도 믿어왔었는데, 결국은 이런식으로 나가게되니까 좀 참담하네요.

◇김효영 : 참담하시다?

◆김준형 : 우리가 해방 이후에 계속 검인정 교과서를 써왔거든요. 국사교과서를. 그런데 유신체제가 성립되면서 당시 악명 높은 독재체제인 유신체제를 정당화하고 홍보하기 위해서 국사를 이용한겁니다.

그래서 그것을 보면 당시 유신체제가 한국적 민주주의를 차명하게하고, 무조건 지도자를 따라오라는 식으로 교육을 했던 것이 사실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국정교과서가 만들어지면 그런 형태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은 필연적인 사실입니다.

◇김효영 : 당시 유신정권이 정당성을 획득하기 위해서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했다고 보시는거죠?

◆김준형 : 그렇습니다.

◇김효영 : 하지만 지금 박근혜 정부는 국민들의 투표를 통해서 탄생한 정권인데, 정권의 정당성과는 무관하지 않습니까?

◆김준형 : 문제는, 지금 검정체제를 통해서 8종의 교과서가 채택이 되지 않습니까? 그 과정에서 문제는 교학사 교과서 있죠? 바로 정부에서 뒤에서 지원해줬던 교학사 교과서가 채택율이 제로가 되어버립니다. 다 아시다시피.

그러다보니까 그런데 여기에는 논리가 오류가 많았고, 어느 교과서보다도. 편파적인 논리가 담겨있어요. 특히 유신체제를 홍보하는 그런 논리, 옛날의 그 논리. 그런 것들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뉴라이트들이 중심이 되어서 교학사 교과서를 만들었는데. 그런데 그것이 안되니까 국정으로 가겠다는 것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결국은 나머지 교과서에 대해서는 좌파 역사관, 좌파 역사학자들이 장악해서 끌고가고 있다고 해서 그런 식으로 논리를 펴는데, 보면 상당한 억지가 숨어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국정교과서가 만들어진다면 그 쪽으로 갈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 저희들은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김효영 : 네. 유신이나 친일?

◆김준형 : 친일 잔재 청산이 안되었다든가 등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또 독재라든가 그 이외에 부정적인 역사가 있는데, 그런 것들을 우리가 정정당당하게 가르쳐야 되거든요.

그러면서 우리가 시민들의 노력에 의해서, 여러가지 저항으로, 민주화운동을 통해서 하나하나 극복을 해 온 자랑스러운 역사다. 이런 식으로 기술을 해야하는데, 그런 것을 다 없애버리겠다는 것 아닙니까.

◇김효영 : 알겠습니다.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는 지금 한국 역사학자들 90%가 좌편향되어있다고 얘기를 했고요. 그리고 검인정 교과서 중에 교학사가 채택되지 못한 것은 정교조와 같은 좌파세력이 압력을 가했기 때문이다, 로비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그렇습니까?

◆김준형 : 아니요. 그렇다면 좌파들이 장악하고 한다면, 국사학자들을 쫓아내버려야죠. 그런 활동을 못하게 해야죠.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물론 그 이전에 맹목적인 반공논리에 입각해서 역사를 써왔던 시각들 그런 것이 지금 많이 청산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좀 더 객관적으로 중립적인 입장에서 보다보니까. 옛날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진보적인 입장이 되고, 좌파가 되어버리죠. 옛날 입장에서 보면, 맹목적인 반공논리에서 보면.

그런데 좀 더 정당하게, 우리 역사의 감춰졌던 부분들, 부끄러운 부분도 들춰내서, 우리가 반성하면서, 그러면서 우리가 올바른 역사발전을 위해서 어떻게 나가야 되겠는가, 이것을 고민을 해보자. 이것이 역사교육의 중요한 목적인데. 그것을 무조건 아주 부정적으로 봐버리죠.

그러니까 좌파들이 장악하고 있다든가, 또 한국 근대사를 부정적인 역사관으로 기술하고, 패배한 역사로 기술하고 있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오히려 뉴라이트의 교학사 교과서가 바로 패배의 역사입니다.

왜 그렇냐면 그것에서는 우리 민족이 스스로 역량이 스스로 근대화해서 발전해 나갈 수있는 능력이 없는 민족으로 봐요. 일본이 도와줬기 때문에 우리가 이정도로 되었다는 식의 근거가 됩니다.

그리고 우리 민족은 자체적으로 말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거죠. 일본 때문에 되었다는 이런 논리를 펴버리기 때문에 오히려 패배한 역사다. 그래서 사실은 가만히 보면 그런 논리가 일본 극우파들이 '자학사관'이라는 말을 쓰거든요. 자기자신을 학대한다, 자기자신을 깔아내린다 이런 말인데. 그것은 뭐냐하면 일본이 그동안 우리민족이라든가 동아시아, 아시아민족에게 여러가지 죄악을 저질렀잖아요. 그런 부정적 역사를 감추기 위해서 하는 것인데, 그것이 그대로 드러나면 자기네 민족을 깔아 내리는 것이다, 자학하는 것이다. 거기서 벗어나야된다 하는 논리인데, 아무쪼록 지금 김무성 대표라든가 이런 사람들, 뉴라이트 계열의 역사가들이 대게 보면 자학사관에 빠져있다, 우리가 거기서 벗어나야된다. 그런 논리를 펴거든요.

◇김효영 : 네.


◆김준형 : 그런데 우리가 부끄러운 역사를 분명히 들춰내면서 우리가 이렇게 반성하고 한다는 것을 정당하게 역사를 써야 일본에 대해서도 우리 역사를 왜곡하지말라, 이렇게 요구할 수 있는 것이거든요. 우리 스스로 우리 역사를 왜곡하면서 일본한테 우리 역사를 왜곡하지 말라, 이런 식으로 얘기할 자격이 없는 것이죠.

◇김효영 : 외세의존형으로 기술하는 것이야말로 자학사관이다?

◆김준형 : 우리가 일제에 여러가지로 치열하게 일제지배체제에서 저항해왔는데 그런것들을 줄이고, 될 수 있으면 일본의 어떤 도움을 받고 발전해왔다. 특히 친일파 문제가 여기에 관련이 되는건데, 그 일제시대에 호위호식했던 친일파들이 우리나라가 일본한테 훈련을 받아가지고 우리가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친일파들이 기여해왔다. 그러니까 친일파들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일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논리를 꾸며가려고 하는거죠. 이것이 뉴라이트의 역사관이고 지금 정부에서 지지하는 역사관입니다.

◇김효영 : 알겠습니다. 교수님 말씀을 듣다보니까. 다시 근본적으로 돌아가서, 우리가 친일파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 이런 역사교과서 국정화문제까지 다시 나온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김준형 : 네. 그렇죠.

◇김효영 : 알겠습니다. 지금 많은 대학의 역사를 전공하신 분들께서 집필거부선언을 하고 계십니다.

◆김준형 : 네.

◇김효영 : 또 대안교재를 만들겠다라고 선언하는 일부 교육감도 계시고요. 이같은 움직임은 어떻게 보십니까?

◆김준형 : 네. 당연히 역사학자들이라든가 또는 교육현장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들은 그런 입장에 설 수 밖에 없습니다.

정부에서는 대안교과서를 만들어 사용하면 그것에 제재를 가하겠다는 식으로 협박을 하고있는데, 교사들이 열의만 있으면 보충교재를 이용할 수 있어요.

국정교과서를 사용하게 되면 중요한 문제점이 뭐냐하면 그것이 암기교육, 암기과목으로 지금 인식이 되어왔는데, 그런 식으로 완전히 획일화되고, 박제화되어버리기 때문에 이제 다양화, 다양한 시각에서 볼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줘야된다. 그래서 보충교재를 사용하게 되면 좀 더 역사교육이 다양성을 존중하고 역사교육이 좀 더 여러가지 탐구식으로 활성화되어 나갈 수 있다. 그래서 보충교재를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김효영 : 알겠습니다. 반면에 국정교과서에 찬성하는 교수님들도 100분 넘게 나왔습니다. 이 분들 면면을 혹시 보셨습니까?

◆김준형 : 대충 보니까 간부급, 총장급이라든가 사실은 역사학을 제대로 전공한 사람은 극히 드물더라고요. 전부 보니까 진짜 전부 의심스럽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게중에는 의심스러운 사람들도 많고요. 이 사람들이 과연 어떤 양식을 가지고 참여를 했는지. 어쨌든 결론은 무시해도 될만한 분 들인 것 같아서, 우리 역사하고는 관련이 없는 그런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김효영 : 알겠습니다. 앞으로 이 문제 어떻게 될까요? 지금 정부는 고시했기 때문에 밀어부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김준형 : 뭐, 어쨌든 밀어부치면 국정교과서가 나오겠죠. 그래서 아까도 얘기했지만 대안교과서를 만든다든가, 그 이외에 우리가 민주화 된 상황에서도 국정교과서를 계속 사용해왔지 않습니까? 그리고 꾸준히 국정교과서가 안된다고 해서 검정체제로 바꾸자해서 운동을 해왔거든요. 그래서 검정체제로 바뀐 것인데, 이것이 사용된 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다시 국정으로 가겠다는 것 아닙니까? 아마 또다시 그런 운동을 전개할 겁니다. 이런 국정화에 대항해가지고 교육현장에서든 또는 역사학자든 여러가지 다양한 형태로 아마 이런 흐름을 바꾸기 위해서 계속 노력을 해나갈 것입니다.

◇김효영 : 알겠습니다. 경상대학교 차원에서나 또는 우리 지역의 역사를 전공하신 분들끼리 이 문제에 대해서 집필거부선언을 한다든지 이런 움직임은 없으십니까?

◆김준형 : 지금 현재 국정화를 반대한다는 선언은 했습니다. 우리 경상대학교에서도 67명이 국정화반대선언을 했고요. 집필거부선언도 조만간 역사관련 교수들 모여서 논의를 할겁니다.

◇김효영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준형 : 네. 수고하십시요.

◇김효영 : 지금까지 경상대학교 역사교육과 김준형 교수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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