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언론사를 돌며 '여론전'을 펼치는 반면 롯데그룹은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경영권 분쟁 대응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주요 언론사를 돌며 본격적인 공개 활동에 나섰다. 한국어가 서툴러 노출을 자제했던 신 전 부회장이 이처럼 공개 활동에 나선 것은 자신이 직접 경영권 분쟁 상황을 설명하며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한 의지로 풀이된다.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인터뷰를 통해 "형제이기 때문에 형으로서 동생과 타협하고 싶지만 동생이 타협하려 하지 않는다"면서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거처럼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전체 롯데그룹을 총괄하고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를,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를 맡는 식이다.
그러나 한일 양국에 법적 소송을 제기한 것은 물론 아버지를 차지하려고 롯데그룹 전체를 들썩거리게 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해결 방안을 '원상복귀'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게 이상적인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롯데그룹은 이날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의 진행으로 사장단 회의를 열었다.
회의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신 전 부회장의 공세로 롯데 경영권 분쟁이 갈수록 악화되자 이에 대한 대응책이 논의 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 전 부회장 측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중이라며 롯데호텔 34층을 점거하고 자신을 지지한다고 언론에 공개하는 등 신동빈 회장에게 불리한 상황이 전개되자 신 회장의 의중을 반영해 사장단 회의가 소집됐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롯데그룹 측은 "오늘 사장단 회의는 경영계획 수립을 논의하는 자리로 연말마다 열리는 것"이라면서 "신동빈 회장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날까지 롯데호텔 34층의 관할권을 두고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던 형제가 이날은 전략을 바꿔 우회적인 방식으로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도 롯데호텔 34층에서 퇴거해달라는 롯데그룹의 요구와 이를 거부한 신 전 부회장 측의 의견이 맞서면서 이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