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개 일시 : 2015.10.19 (팟캐스트/팟빵)
■ 진행 : 변상욱 대기자, 김갑수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대표
■ 게스트 : 유창선 (시사평론가)
지난 20일에 공개된 55회 파트 2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비주류 의원들이 문재인 지도부 체제와 혁신안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안철수 전 대표는 낡은 진보 청산을 주제로 자체 혁신안을 발표하는 등 총선을 앞두고 한마음으로 나아가야 하는 상황 속에서 안철수 의원이 왜 이런 행보를 하는지에 대해서 까칠하게 짚어봤습니다.
◆ 변상욱> 안철수 의원의 2차 개혁안을 어떻게 평가를 해야 할지 이야기를 해보죠.
◇ 유창선> 이번의 과정을 보니까 안철수 의원이 문재인 대표하고 정면으로 각을 세우는... 정면 대결의 기조를 전략적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여요. 그래서 혁신안도 100% 부정을 하는 완전히 실패로 규정을 하고 자신이 제시하는 혁신안에 대한 수용의 요구를 내세운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문재인 대표하고 일전을 불사하는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는데... 안 의원 입장에서는 내년 총선 결과를 비관적으로 예상을 하고 그 이후의 행보를 염두에 두면서 문재인 대표의 책임 문제를 분명히 해두고 가겠다는 의미가 있다고 봐요. 제 생각으로는 안 의원이 그런 전략 기조를 선택한 것을 회의적으로 보거든요? 일단은 안철수 의원은 힘이 없어요. 당내에서 기반이나 힘이 없는데... 이 상태에서 문 대표하고 정면 대결 기조를 가는 것보다 협력적인 경쟁... 큰 틀 안의 협력에서 경쟁을 벌이는 것이 적절하고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야권 전체의 시각에서 본다고 하더라도 두 사람이 계속 대결구도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경쟁할 때는 하더라도 지금은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큰 틀에서는 협력하면서 경쟁하는 것이 적절한 기조라고 생각합니다.
◆ 김갑수> 유 박사님에게 묻고 싶은 것은 안철수 의원이 지금 왜 그런다고 보나요?
◆ 변상욱>예를 들면 첫째, 투쟁을 통해서 문 대표의 입지를 약화해서 자기가 그 자리로 올라가거나 대권 후보를 하고 싶다. 둘째, 정치개혁을 안 받아주면 떠나겠다는 의지이다. 셋째, 조금 더 입지를 확대해나가면서 단계적인 전략으로 하는 행동이다. 저는 정확히 무슨 의도인지는 모르겠습니다.
◇ 유창선> 그중에서 선택하라면 첫 번째인 것 같아요. 안 의원이 2012년에 비하면 대단히 적극적인 권력 의지를 가졌다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은 위상이 추락해서 밀려 있지만 2017년 대선까지 가는 과정에서 자신이 다시 도전하겠다는 뜻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안 의원이 탈당을 해서 신당을 창당하는 것은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아니라고 봅니다.
◆ 변상욱> 노컷 뉴스의 제목을 이렇게 뽑았더라고요. ‘낡은 정치 청산을 주장하다 어느새 낡아버린 안철수’ 이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 유창선> 안철수라는 정치인이 가져갔었던 그동안의 독특한 매력이 이제는 없어져버린 것 같아요. 사실 야권 지지층 입장에서도 그렇지만 국민적인 눈높이에서 봤을 때도 꼬여 있는 매듭을 풀어주는 큰 리더십을 원하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자꾸 꼬이게 만드는...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원치 않는 흐름인 거 같아요. 물론 당내에서는 서로 책임 문제를 가지고서 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밖에서 보는 입장에서는 무언가 난장판 같은... 야당 내부의 판을 큰 리더십을 가지고 풀어 나가는 것을 원하고 있는데 그렇지가 않죠. 안타까운 것은 안 의원이 너무 문재인 대표를 의식하면서 행보를 하는 것 아닌가 싶다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스스로 문재인 대표와의 경쟁, 차별화에 갇혀 버린 것 아닌가 싶어요. 저는 안 의원이 2012년 이후에 다시 위상을 회복하고 앞을 내다보려고 했다면 문재인 대표를 보고 정치를 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 더 큰 것을 보고 정치를 했으면 많이 달라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 김갑수> 다양한 방식의 스포츠 경기가 있잖아요? 저는 안철수 의원 같은 경우 골프를 해야 될 때인데 자꾸 문재인 대표를 상대로 테니스나 탁구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의 지도자들은 한 방향을 바라보고 나란히 가야 할 사람들이거든요. 근데 계속 마주 보고 싸우려고 하는 거예요. 안철수 의원은 국민과 유권자를 상대로 정치를 해야 할 사람이지 문재인을 상대로 정치를 하려고 하면 안 되거든요. 그리고 내용도 그렇게 설득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적절한 시점은 더 아닌 거예요. 정치라는 것이 ‘갈등을 조정하는 행위’잖아요? 그런데 갈등을 자꾸 양산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말이죠. 더군다나 총선을 6개월 앞둔 시기에... 그리고 유신의 칼날이 우리 눈앞에 나타난 시기에 야권이 이러고 있을 때인가 싶죠. 그런 점에서 아쉽죠.
◆ 변상욱> 결국 안철수 의원이 낡은 진보라고 하면 김대중, 노무현의 시대를 넘어서자는 뜻이 될까요?
◇ 유창선> 운동권 중심의 정치 문화를 이야기하는 것 아닐까 싶어요. 그것 가지고는 이제는 여당을 이길 수가 없는 시대라는 인식이라고 봅니다. 안 의원 입장에서는 2012년부터 친노, 진보층으로부터 받았었던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많았잖아요? 대선에 뛰어들면서 문재인 지지층이 안 의원에게 보냈었던 수많은 야유들이 맺혀있던 것 같아요.
◆ 김갑수> 트라우마가 생긴 거죠.
◇ 유창선> 네. 문제는 지금 같은 방식으로 풀 수 있는 것은 아닐 것 같아요. 결국은 도토리 키재기가 되는 것이고 사실은 그것을 넘어설 수 있는 더 큰 리더십으로 갈 때 가능한 것인데 거기까지는 가고 있지 못 한 거죠.
◆ 변상욱> 저는 월반도 있다고 봐요. 바로 정치 지도자에 대권까지 결부된 지도급으로 올라가버렸으니까 자기한테 조롱하거나 비하하는 모든 것들을 끌어안고 그 사람들이 승복할 수 있는 큰 비전을 보여줘야 했는데 단숨에 달려갔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은 벅찼을 거예요.
◇ 유창선> 이를테면 반전의 리더십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상대가 도발을 하면 화를 낼 줄 알았는데 화를 안 내고 웃으면서 어깨동무를 하고 올 때 반전이 되는 건데... 안철수 의원은 화내게 만들면 화를 내 거든요. 낡은 정치인처럼 쇼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품을 수 있는 그 무엇이 필요하다는 거죠.
◆ 김갑수> 이번에 미국의 민주당 대선 토론회에서 버니 샌더스가 힐러리 e-mail 파문에 대해서 “빌어먹을 E-mail 이야기 그만합시다.”라고 하면 확 끌어안고 가잖아요. 그런 모습이 이른바 대인배의 모습이잖아요? ‘그런 것을 우리는 왜 볼 수 없는 걸까?’라는 갈증들이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굉장히 크거든요. 그런데 그런 모습이 아니라 자꾸 서로 밀어내는 모습을 보여주니까 아쉬운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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