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화 반대여론 확산에 與 수도권 의원들 '전전긍긍'

CBS·리얼미터 여론조사 반대 52.7% vs 찬성 41.7%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전국 예비교사 역사교육과 학생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발표 이후 이전까지 팽팽하던 찬반여론이 급격하게 반대쪽으로 기울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반대여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총선을 불과 6개월여 앞둔 새누리당 수도권 의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 팽팽하던 찬반양론, 일주일 만에 반대 우세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가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역사교과서 국정화 찬성의견이 41.7%, 반대의견은 52.7%로 나타났다. (자료 : 전국의 19세 이상 남녀 1000명 대상 전화 임의걸기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0%포인트)

지난 2일 같은 방식의 조사에서 찬성 42.8%, 반대 43.1%, 13일에도 찬성 47.6%, 반대 44.7%로 오차범위 내에서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섰지만 마지막 조사 이후 불과 일주일여 만에 반대 의견이 11%포인트 앞선 것.

특히, 수도권의 경우 서울이 찬성 35.2%, 반대 59.8%, 경기·인천은 찬성 36.4%, 반대 58.3%로 반대 의견이 20% 이상 앞도적으로 높았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역사 교수들이 집필거부를 하기 시작하면서 촉발이 된 것 같다"며 "수도권 중심으로 중도층 상당 부분이 반대쪽으로 돌아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또 "이 이슈가 계속 장기화될 경우에는 새누리당 수도권 의원들의 경우에는 총선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수도권 의원들한테는 지금 경고등이 켜진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얼미터 조사 외에도 최근에 실시된 다른 여론조사에서 찬성의견보다 반대의견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과 1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주)에스티아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정화 찬성은 33.7%, 반대는 57.7%로 반대의견이 무려 24%포인트 높게 나왔다.(자료 :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00명 대상 100% 휴대전화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지난 12일 교육부의 국정화 발표 이후 정부와 새누리당 등 여권 전체가 색깔론까지 동원해 대대적인 여론전을 폈지만 오히려 반대여론이 높아진 것으로 여권으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수도권 의원들 '부글부글'…집단행동은 '글쎄?'

국정화 반대여론이 높아지면서 궁지에 몰린 곳은 당장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20대 총선을 치러야 하는 새누리당, 그 가운데서도 수도권 의원들이다.

이미 김용태(서울 양천구을), 정두언 의원(서울 서대문구을) 등이 공개적으로 국정화를 비판하고 나섰고 다른 수도권 의원들 역시 공개발언을 자제하고 있을 뿐 부글부글 끓기는 마찬가지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총선을 어떻게 치르라는 말인지 모르겠다"면서 "수도권에서는 중도층 표심이 중요한데 중도층이 반대쪽으로 흐르고 있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수도권의 한 원외 당협위원장 역시 "교과서 국정화는 총선을 준비하는 우리들에게는 악재중의 악재"라며 "수도권의 경우 국정화 반대 여론은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질 것이며 투표장에서 표심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일부 소장파 의원을 제외하고 수도권 의원들 가운데 국정화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의견을 표시하거나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아직은 낮아 보인다.

수도권의 또 다른 의원은 "청와대나 당에서 강하게 국정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현 상황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다"면서 "반대여론이 한 70%정도 되면 모를까 지금은 지켜보는 수 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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