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다큐 '나쁜나라', 개봉일 연기하는 속사정

생존학생들 의견 존중해 그들의 얼굴 내보내지 않기로

영화 '나쁜 나라' 포스터.
세월호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나쁜 나라'의 개봉일이 연기됐다.

배급사 시네마달 김일권 대표는 23일 CBS노컷뉴스에 "'나쁜 나라'의 개봉일이 12월 초나 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오늘(23일) 예정된 국회 시사회부터 모든 시사회가 한 달 가량 연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쁜 나라'는 오는 29일 개봉 예정이었다. 갑작스럽게 개봉일이 연기된 이유는 재편집 때문이다.

앞서 송정근 목사는 자신의 SNS에 "생존 학생들의 얼굴이 그대로 나가는 '나쁜 나라' 상영을 반대한다"고 장문의 글을 올렸다.

글에 따르면 생존 학생 75명 중 73명이 모여 설문을 진행한 결과 70명 가량이 '자신이 나가는 것 자체를 무조건 반대한다'는 선택지에 표를 던졌다.


송 목사는 "'나쁜 나라'가 '나쁜 영화'가 되지 않도록 제작사 측과 감독은 현재 상영 계획을 갖고 있거나 또는 시사회 계획이 있다면 생존자 학생들이 나오는 부분에 대한 편집(삭제)을 완료할 때까지 모든 상영을 일시 중단하길 요구한다"고 전했다.

연출을 맡은 김진열 감독은 23일 CBS노컷뉴스에 "생존 학생들의 요구가 있어 편집을 다시하려면 시간이 필요해 개봉 연기를 결정했다"고 내막을 이야기했다.

이어 "다른 작업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고 일단 학생들이 출연하는 부분은 정리(삭제)가 될 것 같다. 소통과 절차의 과정에서 서로 오해가 있었는데 기본적으로 학생들 문제가 아니라 저희 제작진의 불찰이다"라고 덧붙였다.

송 목사는 '나쁜 나라' 측의 이 같은 결정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생존 학생들이 나가는 부분을 완전 삭제하고 당장 눈앞에 닥친 시사회는 모두 하지 않기로 했다"며 "다시 편집하기로 한 결정을 진심으로 존중하며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나쁜 나라'는 지난해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특별법이 제정되기까지 유가족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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