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교사부터 학생까지 도심 곳곳서 "교과서 국정화 반대"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 움직임에 맞서, 주말인 24일에도 서울 도심 곳곳에서 교수와 교사, 학생들의 집회가 열리는 등 국정화에 대한 반발이 이어졌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466개 교육·시민단체로 구성된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 회원 등 1500여명(경찰 추산 1000여명)은 이날 오후 6시쯤 서울 중구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제2차 범국민 촛불 문화제'를 진행했다.

대학생 대자보 쓰기 운동을 처음 제안했던 서울시립대 철학과 성치화씨는 "2017년이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인데 이에 맞춰서 국정교과서를 편찬하겠다고 한다.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오후 4시쯤 서대문구 서대문독립공원에서는 역사학과 교수와 대학원생, 중고등학교 역사 교사 300여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비판했다.


이들은 "어느 정권도 역사해석과 교육의 주체가 될 수 없고 또 되어서도 안된다. 그들은 다만 해석의 대상일 뿐이다"라며 "역사해석과 교육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권력에 의해 함부로 짓이겨지고 치욕을 당해도 좋을 만큼 부끄럽지도 나약하지도 않다"며 "우리는 학문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육훈 역사교육연구소장(서울 독산고 역사교사)는 "(교과서가) 편향돼 국정화하느냐, 국정화하기 위해 없는 거짓말 지어내서 애써 편향됐다 주장하느냐"고 되묻고는 "왜 각기 다른 꿈을 꾸며 살아갈 아이들에게 정부가 만든 하나의 교과서로 가르쳐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서울대 국사학과 박사과정인 권혁은씨는 "정부는 행정예고만 하고 마치 국정화가 확정된 듯 행동하며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며 "교육부에 반대의견서를 보내는 '만인만색' 운동을 벌이고 있으니 많이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전국에서 올라온 중·고등학생 150여명은 이날 오후 3시쯤 서울 종로구 북인사마당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청소년 행동' 집회를 열고 서울 시내를 행진했다.

이와 함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들도 광화문광장에서 사전집회를 열고 "우리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역사 교육을 하고 싶다"며 삭발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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