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화 TF' 앞 보수단체 "빨갱이 의원들 나와라"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비밀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26일 비밀 TF팀 사무실이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서울 혜화동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회관에서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 지지 및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을 추진하기 위해 '비밀 TF(태스크포스)'를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TF가 꾸려진 국립국제교육원 일대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몰려와 실랑이가 벌어졌다.

26일 오전, 전날 밤에 이어 다시 찾아온 야당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서울 종로구 국제교육원 별관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김태년 의원은 "교육부 관계자가 '비밀 TF'를 설치·운영한 이유,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의원들이 국제교육원 본관 회의실로 이동할 무렵부터 속속 몰려온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120여 명은 본관 정문 앞에 모여 소동을 피웠다.


어버이연합 관계자는 "정부부처의 정상적인 활동을 방해하는 야당을 규탄한다"며 "야당 빨갱이 의원들 나오라"고 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비밀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26일 오전 비밀 TF팀 사무실이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서울 혜화동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회관에서 국정교과서 지지 및 새정치민주연합을 비판하는 집회를 하던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이날 오후 경찰은 3개 중대 240여 명을 동원해 이들의 미신고집회에 대응했지만, 질서는 점점 더 어지럽혀졌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의원들의 승합차를 둘러싸고 차량의 문을 두드리는 등 험악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후 '세월호 노란 리본'을 단 시민 2명이 주변에 다가오자, 이들은 "빨갱이를 잡으라"며 이들에게 욕설을 하고, 물병을 투척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 박모씨에게 발길질을 하고, 이를 말리던 경찰관까지 폭행한 집회 참가자 1명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이들은 야당 의원들이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모두 빠져나간 뒤, "의원들을 비호한 경찰을 규탄한다"며 서울 혜화경찰서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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