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환경 세계 4위 "제도는 좋은데…"

사무실 (사진=자료사진)
세계은행(World Bank)이 평가한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이 전세계 189개 국가 가운데 4위로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적어도 제도 부문에서는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이 전세계 최상위권 수준에 올랐다는 것이지만, 이번 평가에는 노동이나 입지, 환경분야 규제 등이 빠져있어 전반적인 기업환경을 보여주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8일, 세계은행이 발표한 '2015년 기업환경평가 (Doing Business 2016)에서 우리나라가 189개국 가운데 4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5위보다 1계단 상승한 것으로 역대 최고 순위다.

기업환경평가 1위국은 싱가폴이었고, 뉴질랜드(2위)와 덴마크(3위)에 이어 한국이 4위에 올랐다. 주요 국가 가운데서는 영국이 6위, 미국이 7위, 독일이 15위를 기록했으며, 일본은 34위, 중국은 84위에 머물렀다.

세계은행의 기업환경평가는 국가별 기업환경을 기업 생애주기에 따라 창업부터 퇴출까지 10개 부문으로 구분돼 있으며, 표준화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객관적 사실에 대한 설문조사와 법령분석 등을 통해 기업활동 관련 제도를 비교평가하게 된다.

10개 부문에서 우리나라는 전기공급(1위), 법적분쟁해결(2위), 퇴출(4위), 소액투자자보호(8위)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자금조달(42위), 재산권등록(40위), 통관행정(31위) 등의 부문에서 순위가 낮았다.


또, 창업(17→23위)과 건축인허가(12→28위), 세금납부(25→29위), 통관행정(3→31위) 등의 분야에서 지난해보다 순위가 하락한 반면, 법적분쟁해결(4→2위)과 퇴출(5→4위), 소액투자자보호(21→8위) 등은 순위가 상승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결과는 일반적인 기업활동 관련 제도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결과가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세계은행의 기업환경평가는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나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국가경쟁력평가와는 차이가 있다. IMD와 WEF는 교육과 금융, 노동 등 평가범위가 넓고 주관적인 설문조사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세계은행의 기업환경평가는 통계조사와 법령분석 위주로 객관적인 제도평가 위주로 이뤄지고, 노동과 입지, 환경 등 규제 분야는 물론 간접규제와 소극행정 등의 분야도 포괄하지 못하고 있는 한계가 있다.

이에따라 세계은행의 기업환경평가에서는 우리나라가 4위를 기록했지만, IMD 국가경쟁력 평가에서는 25위, WEF 평가에서는 26위에 머물고 있다.

기재부 차영환 성장전략정책관은 "기업환경의 제도적인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본다"며 "이번 평가에서 순위가 떨어진 부분은 보완을 하고, 평가가 포괄하지 못하는 업종별 규제나 노동, 입지, 환경 분야의 규제 개혁 등의 영역에 대해서도 개선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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