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슈터' 신재영 "엄마 명성에 먹칠하지 않겠다"

LA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리스트 김화순씨의 딸, WKBL 입성

여자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인천 신한은행에 지명된 신재영(사진 왼쪽)과 정인교 감독 (사진 제공/WKBL)

여자농구는 1984년 LA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당시 대표팀의 간판스타 중 한 명이 김화순(53) 현 동주여고 코치다. 1980년대를 호령했던 스타다.

이제 김화순 코치의 딸이 어머니가 걸었던 길을 본격적으로 걷는다.

신재영(23)이 27일 오전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6 WKBL 여자프로농구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인천 신한은행의 지명을 받자 김화순씨도 감격어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3라운드까지 안 뽑혀도 우리 표정 관리하자고 얘기했다. 1라운드에 뽑힐 때 지난 10년 동안 미국에 머물면서 가족들이 고생이 많았는데 그 기억이 스쳐가면서 뭉클했다", 김화순씨의 소감이다.

신재영도 "5순위로 뽑힐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정말 기쁘다"며 "어머니가 워낙 농구를 잘하셔서 부담은 되지만 어머니의 명성에 먹칠하지 않도록, 자랑스러운 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재영은 중학교 1학년 때 미국으로 농구 유학을 떠났다. 한국 여자농구 선수로는 최초로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1부 리그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신재영은 '농구스타' 어머니의 남다른 관심 때문에 수준이 다른 조언을 받으며 농구선수의 꿈을 키워갔다. 신재영의 슛폼을 교정해 준 것도 김화순씨다. 김화순씨는 현역 시절 정상급 슈터로 명성을 날렸다.

신재영은 "엄마가 가끔 슛 대결을 한번 해보자고 하시는데 지금도 10개를 던지면 보통 7-8개를 넣으신다. 나도 그 정도는 넣는데 맞대결에서 내가 이겨본 적은 지금까지 한 번 밖에 없다"며 웃었다.

LA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리스트인 김화순 동주여고 코치(사진 왼쪽)와 여자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 5순위로 신한은행에 입단하는 신재영 (사진/노컷뉴스)


국가대표 슈터 김정은을 롤 모델로 꼽은 신재영은 "올 시즌 경기에 뛰게 되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선배들을 보고 배우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언젠가 어머니를 뛰어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머니 김화순씨의 농구에 대한 자부심은 상상을 초월했다. "우리는 현실적이다. 나를 뛰어넘지는 못할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나는 정말 농구 밖에 몰랐다"며 "그래도 재영이가 그 좋은 미국 생활에서도 통제를 받으며 열심히 운동했다. 이제 엄마에게 벗어나서 즐겁게 농구를 하기를 바란다. 그동안 고생한만큼 나중에 은퇴할 때 떴떳하게 은퇴할 수 있는 선수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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