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산하' 한국학연구원 교수들도 '집필 거부' 선언

역사 전공 10명 가운데 8명 "구시대 산물"…다른 전공도 참여키로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정부청사 브리핑룸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긴급브리핑을 갖고 있다. 황 부총리는 “11월말부터는 교과서 개발을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진환기자
교육부 예산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 역사학 전공 교수들이 27일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를 선언했다.

연구원은 뉴라이트 성향인 이배용 전 이화여대 사학과 교수가 원장을 맡고 있는 데다, 교학사 교과서 대표 집필자인 권희영 교수도 몸담고 있는 곳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연구원 소속 역사학 전공 교수 10명 가운데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 선언에 참여한 사람은 권 교수와 또다른 한 명을 제외한 8명이다. 한국사학 전공 교수가 8명 가운데 6명, 고문헌관리학 전공 교수는 2명 모두 참여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권력이 역사책을 바꾸려 할지라도 역사는 결코 독점되거나 사유화될 수는 없다"며 "유신체제에서 부활한 국정교과서는 폭압이 난무하는 20세기 역사의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다시 역사교과서를 국정화 하겠다는 것은, 역사를 현실 정치 논리에 따라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면서 권력을 유지하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국정교과서의 도입은 세계가 주목하는 발전된 한국 사회의 위상과 품격을 훼손하는 수치스런 조치"라며 "역사 아닌 다른 전공 교수를 포함한 연구원 전체 60여명의 교수 선언도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지난 1978년 박정희 정권이 만든 정신문화연구원의 후신으로, 교육부·문화부·기획재정부 차관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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