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교과서에 反한 연예계…1인 시위부터 반대 공연까지

방송인 김제동과 방송인 허지웅. (사진=주진우 기자 SNS 캡처, 자료사진)
가수도 방송인도 모두 한 마음, 한 뜻이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에 연예계가 행동에 나섰다.

방송인 김제동은 주진우 기자와 함께 3일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피켓을 들었다.

주진우 기자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김제동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렸다.

김제동이 든 스케치북에는 자필로 '역사는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입니다. 마음까지 국정화하시겠습니까? 쉽지 않으실 겁니다'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

방송인 허지웅은 한달 간 SNS로 꾸준히 자신의 의견을 개진해 나갔다.

올해 5월 'SNS를 떠나겠다'고 선언한 허지웅은 지난달 8일 다시 돌아왔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때문이었다.


지난달 8일 허지웅은 "누군가에게 보기 편한 역사란 역사가 아니다. 역사란 누구에게나 불편해야만 정직한 것이다. 역사를 모르는 공동체는 반드시 망한다. 국정 역사교과서는 결국 모두를 망하게 할 것이라는 측면에서만 모두에게 공정하다"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비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을 겨냥한 고언을 건네며 이들이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공정성'이라는 신념을 내세우는 태도를 꼬집기도 했다.

그는 "개인의 효심과 주변의 충심과 공공의 애국심은 반드시 구별되어야만 한다. 애가 탄다"면서 "대통령과 당대표최고위원이 국정 역사교과서에 목을 메는 건 필요 때문이다. 역사를 아는 게 입시에 별 도움이 되지 않게 만들고, 남은 기록마저 편의대로 재구성하는 것은 일본 우익이 과거 나치 정권을 참고해 실행 중인 장기 집권 프로세스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근현대사의 사실을 지워내고 '자랑스러움'이라는 산화적 감정의 수사로 채워넣는 것. 거기에 시민의 시니컬한 무관심과 열광적인 광신도들이 합세할 때 파쇼는 완성된다"고 덧붙였다.

'한쪽 눈을 가리지 마세요' 포스터. (사진=이승환 SNS 캡처)
대표적인 '소셜테이너' 이승환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무료 공연을 연다.

이승환은 지난 2일 자신의 SNS에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공연 '한쪽 눈을 가리지 마세요'를 개최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오는 4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홍대 롤링홀에서 열리는 이 공연은 15세 이상 29세 이하만 입장 가능하다. 이승환 밴드를 비롯, 피아, 십센치(10cm), 데이브레이크, 가리온, 로큰롤라디오, 타틀즈, 강풀 작가, 주진우 기자 등이 무대에 올라 뜻을 모은다.

관객들은 화이트보드에 자신의 생각을 적고 입장하면 된다. 이승환은 여기에 적힌 이야기를 SNS를 통해 알릴 생각이다.

이승환은 "공연에 참여하는 아티스트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기획됐다. 무엇보다 어른들의 부당함과 부조리에 거리에 나서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청년들을 응원하고 지지한다는 뜻에서 모두가 흔쾌히 참여하기로 한 공연이다. 그래서 입장료는 받지 않기로 했다"고 무료 공연의 취지를 밝혔다.

전국적인 반대 움직임에도 불구, 국정 역사교과서를 고시한 '어른들'에게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승환은 "우리는 모두 모두 국정 역사교과서란 괴물이 어떻게 세상에 등장하게 될지 심히 걱정하고 있다. 국정화 교과서는 역사학자들 대부분이 얘기하는 것처럼 친일이나 독재의 DNA를 강제로 아이들의 머릿속에 심어 넣을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국가적 자연재해에 써야 할 예산을 국회 몰래 가져다 쓰고, 교육부에 TF팀을 '셀프감금' 시키고, 약속보다 이틀이나 빨리 확정발표를 하겠다는 조급함만 봐도 국정 역사교과서란 괴물의 DNA가 어떤지 짐작케 하고 더 걱정스럽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니라고 하지만 어른들 말씀 어느 것 하나 믿을 수 없게끔 만든 건 결국 그 어른들"이라며 "이제 우리의 한쪽 눈을 가리려고 하는 모든 어른들에게 '역사를 바로 배우고, 현재를 두 눈 똑바로 뜨고 보고 있다'는 우리의 목소리를 들려줄 때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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