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국정화 강행…진보진영, '대안교과서' 준비 박차

황교안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 담화문을 통해 2015 개정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 구분고시를 확정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정부가 지난 3일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기로 확정 고시함에 따라, 학계를 비롯해 그동안 목소리를 내오던 이들도 이른바 '대안 역사교과서' 발간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우선 오는 10일쯤 역사학 전공 교수와 교사, 역사 및 교육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모여 대안교재 발간을 논의할 계획이다.

역사정의실천연대 방은희 사무국장은 "각계의 반발에도 정부가 빠르게 확정 고시를 강행한 바람에 대안교재 준비도 서두르고 있다"며 "국정교과서가 학생들에게 배포될 무렵 대안교재도 함께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진보성향 교육감들도 이달 열릴 전국시도교육감 회의에서 대안교재 발행과 배포에 관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민병희 강원교육감은 "학생들이 균형 잡힌 역사인식을 확립할 수 있도록 타 시·도교육청과 함께 대안교과서를 포함한 다양한 역사교육자료를 개발·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대안교재 제작에는 이미 검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해 충분한 경험을 쌓은 역사학계 교수와 교사들이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교원대 김한종 역사교육과 교수 등 과거 정부가 '좌편향' 비판을 가했던 금성출판사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에 참여한 이들이 대안교재 제작 집필진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국정교과서가 만들어지지는 않았지만, 정부가 지지했던 교학사 교과서 내용 등을 살펴보면 대안교재에 어떤 내용을 담아야 좋을지 예측하기에는 무리가 없다는 관측이다.

부산대학교 양정현 역사교육과 교수는 "역사를 단일한 시각으로 재단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국정교과서에 대비해 다양한 시각을 담은 복수의 교재를 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정교과서와 대안교재 내용의 간극이 클 경우 한동안 교육 현장의 혼란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송재혁 대변인은 "2017년 국정교과서를 받아든 고1 학생들이 치를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국정교과서 내용이 반영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대안교재 배포에 그치지 않고 반드시 국정교과서 고시 철회까지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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