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만류로 기자회견 불참
-역사학자들 소신 가져야
-편찬기준? 자료충실한 기술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검정교과서, 국가의식 부족
-반대학자 90%? 다 그런거 아냐
-참여자 많으면 시간상 가능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바로 어제 국사편찬위원회가 한국사 국정교과서 집필 기준, 그리고 집필진 구성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대표 집필자는 총 6명이 될 텐데요. 그중 2명만 공개를 했습니다. 사실상 역사학자 90%가 국정화에 반대한 상황에서 과연 누가 집필에 참여할 건가가 초미의 관심사였죠. 어제 발표된 두 명은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와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였습니다. 그 두 분 중에 기자회견장에는 신 교수 한 명만 참석을 했죠. 그래서 저희가 참석하지 않은 서울대 최몽룡 명예교수에게 전화연결을 시도했습니다. 짧은 대화내용인데요. 잠깐 듣고 가시죠.
◇ 김현정> 교수님, 안녕하세요.
◆ 최몽룡> 네. 말씀하세요.
◇ 김현정> 기자회견장에는 어떻게 안 나오셨습니까?
◆ 최몽룡> 여러 가지 일이 많은데. 사실 저는 원래 가려고 했는데 제가 낄 자리가 아니라고 자꾸만 제자들이 만류해서 못 갔어요.
◇ 김현정> 제자들이 만류해서요?
◆ 최몽룡> 제자들이 만류를 했지요.
◇ 김현정> 제자들이 왜 막은 겁니까? 집까지 찾아가서.
◆ 최몽룡> 여러 가지 일들이 많으니까 제가 좀 다칠까 봐 나를 보고 그냥 극한 상황에 몰아치고서 ‘지금 가시면 안 된다’고 이런 상황에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제자들이.
◇ 김현정> 그렇군요. 스승님 가시는 길에 감히 제자들이 막아섰다는 건 결국 그만큼 절실하게 그 길을...
◆ 최몽룡> 난 제자들을 믿어요, 자식 같으니까. 다른 사람이 얘기하는 것보다는 제자들이 하는 얘기를 가만히 들어뒀다가 믿지요.
◇ 김현정> 그렇죠. 그러니까 아마 제자들은 ‘지금 국정화에 대한 반대여론이 이렇게 높고..’
◆ 최몽룡> 나는 이제 국정교과서 편이니까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검인정 교과서 쪽에서는 당연히 저를 욕할 수밖에 없죠. 사실 나는 그 얘기를 들을 때 학자들도 소신을 가져야 되겠다고 생각을 했었죠.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최몽룡> 나중에 정권 바뀐다고 빼고 뭐하면 안 되잖아요. 소신껏 해야지, 자기가 원하는 대로.
◇ 김현정> 교수님께서 가시고 계신 소신은 ‘지금의 검인정 교과서가 문제가 있다, 좌편향됐다’는 데 공감하시는 건가요?
◆ 최몽룡> 그렇게 따지지 말고 다 얘기가 다르고 그래. 그러니까 너무 한 사람의 말에 너무 국한시키지 말고...
◇ 김현정> 그러니까 한 사람의 의견에 매달리지 말아야 하는데, 지금 국정화는 한 가지로만 가자는 거 아닙니까?
◆ 최몽룡> 국정화라는 게 정부, 나라마다 다 생각들이 있으니까. 이제 황교안 총리식으로 하자면 검인정 교과서가 실패했다고 하니까 그걸 우리가 따지고 들 얘기는 아니잖아.
◇ 김현정> 편찬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기준은 뭐라고 보세요?
◆ 최몽룡> 역사에서 제일 중요한 건 옛날에 사료비판이라는 이름이 있었는데. 정확히 기술하고 자료에 충실해서 그걸 귀납법적으로 해석을 해가지고 우리 역사의 앞부분, 선사시대를 전달하는 거지.
◇ 김현정> 앞부분을... 그러시군요. 알겠습니다. 한 가지만 여쭐게요. 2017년까지 이 교과서를 쓰게 한다라는 게 정부의 계획인데.
◆ 최몽룡> 그건 매년 교과서를 쓰기 시작하면 한 2년은 걸리게 되어 있어.
◇ 김현정> 그 물리적 시간은 가능하겠습니까?
◆ 최몽룡> 그거야 내가 아니라, 정부가 이제 다 알아서 하는 거지.
◇ 김현정> 아니, 교수님께서 쓰시는 거니까요.
◆ 최몽룡> 정부를 믿어야지. 정부를 믿고 국사편찬위원회를 믿으셔야지.
◇ 김현정> 믿으면 됩니까?
◆ 최몽룡> 이제까지 사립 쪽에만 계셔서 잘 일이 안 된 모양인데 정부 쪽을 믿으면 (교과서가) 잘 나와요.
◇ 김현정> 정부쪽을 믿으면 잘 나옵니까?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 최몽룡> 고맙습니다.
◆ 신형식> 네.
◇ 김현정> 우선 확인을 좀 부탁드릴 것이 앞에 최 교수님은 청와대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독려요청을 받으셨다고 하더라고요. 신 교수님도 청와대로부터 참여요청을 받으셨어요?
◆ 신형식> 저는 전혀 그런 걸 받은 적이 없습니다.
◇ 김현정> 교육부 편찬위원회로부터만 받으셨군요.
◆ 신형식> 그런 거죠.
◇ 김현정> 바로 오케이를 하셨습니까?
◆ 신형식> 아닙니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해서 지금까지의 검정한 교과서를 현재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검정 결과가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는 걸 우리가 생각해보고요. 현재 우리 국가현실이라든가 주변 국가를 봐서, 국가가 불가피하게 편찬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셨군요. 그런데 ‘지금 검정결과가 문제가 있다,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내가 참여를 해야겠다’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지금 검정 결과가 문제가 있다라는 데 공감을 하시는 겁니까, 그러면?
◆ 신형식> 네. 현재 많은 문제가 현대사 부분이죠. 그러니까 저는 거기에 있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잘 모르니까. 다만 고대사 부분에도 신라통일과 같이 우리 통일도 일일이 하나씩 하나씩 준비를 해서 이런 것이 우리 역사가 주는 하나의 교훈이 아니냐? 그런 뜻으로 저는 참여한 걸로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근현대사 부분에 지금 오류가 많다’, ‘좌편향되어 있다’, 이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국정화가 필요하다고 하는 건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교수님은 잘 모르신다는 말씀이신가요?
◆ 신형식> 그렇죠. 제가 거기 전공이 아니니까요.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올바른 역사인식하고 강력한 국가의식 아닙니까? (기존의 검정교과서에) 내 나라에 대한 의미부여가 조금 약화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많이 하네요.
◇ 김현정> 그런데 교수님, 지금 동료, 선배, 후배 역사학자들 90%가 반대 입장을 냈습니다. 그리고 좌편향이 됐다라는 주장에 공감할 수 없다라고 많은 학자들이 얘기를 했는데요. 지금 교수님은 그 부분을 잘 모르겠다고 하셨는데, 많은 분들이 읽고 아니라고 할 때에는 정말로 뭔가 아닌 게 아닐까요?
◆ 신형식> 그런데 지금 역사교수가 90%, 70%가 불참한다는 것, 그거 가지고 문제될 게 아닙니다. 사실 내용을 우리가 정확하게 보고 얘기를 해야 되는 건데요. 그분들의 생각이 과거 80년대 많은 고생을 했던 사람들이에요. 아마 그래서 그분들이 갖는 생각도 일부 우리가 이해를 하지만, 또 한번 또 생각해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교수님이 저희보다 훨씬 잘 아시겠습니다마는 역사라는 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건데 이렇게 딱 한 가지로 획일화하는 것이 독재 국가에서나 지금 있는 일이다. 이슬람국가, 북한 외에는 다 다양한 해석의 역사교과서들을 받아들이고 있다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신형식> 우리의 교과서 많은 부분이, 7개에 담긴 내용이 다양성을 가진 게 아니지 않습니까?
◆ 신형식> 저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국가가 해서 꼭 획일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검증을 하면 또 하나의 보완이 되지 않겠느냐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 김현정> 그러면 지금 그 8종 중의 7종은 내용이 같다라고 하셨는데 황교안 국무총리의 주장처럼 99.9%가 편향되어 있다는 데 공감을 하신다는 말씀일까요?
◆ 신형식> 그럼 그 사람들이 거짓말 시켰겠습니까? 약간의 문제가 있겠지요. 그래서 저는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잘 모르지만 아마 이 인식에 대한, 국가의식에 대한 것이 조금 부족했지 않느냐라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보자는 거죠. 그리고 우리 현실이 남북한 문제, 우리 주변의 여러 가지 상황 문제, ‘아주 복잡한 이 현실을 어떻게 우리가 좀 해쳐나갈 수 있을까?’라고 생각할 때는 국민의 공통된 인식을 한 번 좀 생각해 보면 어떻겠느냐는 거죠. 저는 그저 잘 모릅니다마는 그렇게 생각을 했어요.
◇ 김현정> 국민의 공통된 의식이 필요하다... 이제 그것을 두고 90%의 많은 역사학자는 ‘그것이 전체주의, 획일주의로 가는 게 아니냐?’ 그걸 염려하시는 것 같아요.
◆ 신형식> 글쎄 모르겠습니다. 그분들 생각은 또 어느 게 옳은지는 몰라도 그러면 뭐 때문에 지금까지 교과서에 대한 문제가 생겼느냐라는 건 한 번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하네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 신형식> 저도 잘 몰라요, 내용은.
◇ 김현정> 교수님 자꾸 모르겠다고 말씀을 하시니까 저희가 좀 더 의아한 것이...
◆ 신형식> 모르는 건 사실이죠.
◇ 김현정> 이렇게 논란이 많은 것을 덥석 대표집필진을 하겠다고 나서셨는데 정말 모르는 분이 하셔도 되는 건가 싶네요.
◆ 신형식> 고대사 문제에 대해서는 보완을 하겠다는 뜻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 신형식> 저는 근현대사를 다룰 사람은 아니잖아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국정교과서 1종으로 하더라도 거기다가 아주 철저하게 검증을 해서 다양한 이야기, 다양한 소리를 듣고 넣어야 된다. 이거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그런데 교수님, 이게 돌아가는 걸 보면 역사학자들 다수가 반대하고 있고 국민들 반대여론도 높다 보니까, 정말 다양한 목소리의 교수님들이 거기 참여하실 수 있을까 의아스럽습니다.
◆ 신형식> 다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지. 말을 안 하는 사람이 더 많아요.
◇ 김현정> 그렇습니까? 문제가 없다고 보세요?
◆ 신형식> 그런 것도 우리가 한번 생각해 봐야 되죠. 무조건 나타나서 하는 얘기가, 그건 아닐 겁니다, 저는.
◇ 김현정> 아니라고 보시고요. 그러면 집필진의 이름도 좀 투명하게 공개하는 건 어떻겠느냐, 어떻게 보세요?
◆ 신형식> 그건 하겠죠. 그런데 현직에 있는 교수들은 아마 여러 가지 그런 것 때문에... 우리는 정년한 사람들이니까 무슨 자기 뜻대로 할 수 있지만, 현지에 있는 분들은 반대에 부딪힐 때 혹시 문제가 있을까 봐 꺼리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마 공개를 해야 되지, 공개를 안 하면 아무 의미가 없죠. 과거의 집필진하고 새로운 집필진을 우리가 다 공개를 해서 어디에 문제가 있다라는 걸 밝히는 것은 국편에서 해야 된다고 봐요.
◇ 김현정> 해야 된다고 보시는군요. 물리적으로 시간상의 제한은 없겠습니까?
◆ 신형식> 참여자가 많으면 한 사람이 쓰는 분량이 많지 않을 거라고 봐요.
◇ 김현정> 가능하다고 보시고요.
◆ 신형식> 혼자 쓰는 게 아니니까 여러 원로층, 교수층, 현직 교사들이 다 참여를 하니까 분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봐요.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말씀을 듣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고맙습니다.
◆ 신형식> 네.
◇ 김현정> 대표집필진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이야기까지 들으셨습니다. 대표 집필진 2명 모두 다 들으셨는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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