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한 적 없다더니… 靑 수석비서관, '거짓말' 탄로

최몽룡 교수 "현정택 수석이 '기자회견 나오지 그러느냐'고 말했다"

현정택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사진=자료사진)
한국사 국정교과서의 집필진 발표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부인한 청와대 수석비서관의 해명은 거짓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일 청와대는 정부·여당의 불간섭 원칙을 깨고 집필진에게 직접 압력을 넣은 것으로 밝혀졌다. (11월 5일 자 CBS노컷뉴스 최몽룡 교수 '청와대 수석, 국정화 회견에 참여 종용')

대표집필진으로 초빙된 서울대 고고미술학과 최몽룡 교수가 "청와대로부터 전화가 왔다"며 "현정택 정책조정수석이 기자회견장에 나와줬으면 좋겠다 했다"고 폭로한 것.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받은 현 수석은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최 교수와) 아는 사이이지만, 통화한 사실이 없다"며 "최 교수가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 통화에서도 그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이러한 이슈로 (집필진과 직접) 통화할 만한, 그런 위치에 제가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최 교수에게 우회적으로라도 메시지를 전달한 적 없느냐는 질문에도 역시 "제가 그럴 위치에 있지 않다"고 답했다.

모두 세 차례나 이어진 사실 확인 요청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나선 것.

청와대는 보도가 나온 뒤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은 채, 사실 자체를 확인하려는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논란을 드러낸 최 교수는 5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현 수석이) '기자회견에 나오지 그러느냐, 가능한 한 참석하는 게 좋다'고 했다"며 현 수석이 전화를 걸어온 사실을 재차 밝혔다.

그제야 통화 사실을 실토한 현 수석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 교수와는 아는 사이이고 제자들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몰려가서 만류도 한다는 소식 등을 듣고, 걱정이 돼 전화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겉으로 불간섭 원칙을 천명하면서도 뒤로는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주도한 청와대 측이, 감추고 싶던 사실이 드러나자 대놓고 거짓말까지 한 셈이다.

한편, 파문이 확산되자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현 수석의 11월 4일 오전 통화기록을 제출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같은 당 유은혜 대변인은 "책임을 교육부에 떠넘기기 급급하던 청와대가 실제로는 국정교과서 추진을 주도하고 있었음을 반증한 셈"이라며 "청와대와 정부가 찾고 있던 것은 결국 교과서 집필진이 아니라 '병풍'이었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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