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연1.5% 5개월째 동결…배경은?

연말 美 금리인상 가능성 커지는 상황에서 '지켜보자'

이주열 한국은행총재 (사진=자료사진)
한국은행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연1.5%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6월 1.75%에서 1.5%로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다섯달째 동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수능일과 겹쳐 평소보다 1시간 늦은 10시부터 회의를 열어 별 다른 이견 없이 당초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금통위를 앞두고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관계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96.4%가 동결을 예상했다.

이날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한 것은 오는 12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섣불리 금리를 움직이는 것은 바람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10년 만에 단행되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국제금융시장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예측하기 쉽지 않은 만큼 시장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한 현재의 경기 상황에 대한 한은의 판단도 동결에 힘을 실어준다. 수출은 여전히 부진하지만 내수가 선방하면서 2분기 성장률이 1.2%를 기록하는 등 경기가 당초 예상한 경로대로 가고 있다는 것이 한은의 판단이다.

한은은 경기 흐름이 지금의 추세를 이어간다면 10월 전망한 올해 성장률 2.7%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4분기에도 수출은 당초 예상보다 부진하겠지만 추경효과 등으로 전분기 대비 0.8%의 성장을 달성할 수 있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 2.8%로 하향 조정했으나 이후 나온 2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0.1% 포인트 낮게 나오면서 이를 반영해 지난달 2.7%로 다시 수정했다.

시장에서는 적어도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가 윤곽을 드러내는 연말까지는 기준금리가 현 수준에서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한은이 금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시장이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는다면 금리인하 논란이 점화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경제부진이 지속될 경우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를 통해 경기를 살려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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