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손만 잡으면 살길 열리나" vs 文 "일일이 대응 안 해"

文의 '문·안·박 연대' 두고 安 두 차례 공개비판..文, 사실상 무대응전략으로 일관

(왼쪽부터)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안철수 전 공동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 사이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희망스크럼(연대)'으로 야권 통합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하는 문 대표와 구상에 대해 안 전 공동대표가 "무조건 손만 잡으면 되냐"고 쓴 소리를 한데 대해 문 대표가 13일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면서 야권의 두 대권주자 사이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 모양새다.


안 전 대표는 전날 국민대에서 진행한 강연에서 "어떤 분이 문·안·박 연대라는 말씀을 한다"며 "세 사람이 손을 잡아서 정말로 거대한 쓰나미를 막고, 땅에 떨어진 야당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문·안·박 연대를 언급한 문 대표의 현실인식이 안이하다고 비판한 것이다.

내년 총선 전망에 대해 안 전 대표는 "지금상태로는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며 "어떤 것은 당장 실행에 옮길 수 있다, 어떤 것은 힘드니깐 다른 이런 방법은 어떠냐, 등의 논의를 통해 논의가 진전 돼야하는 시점이라고 본다"며 자신이 내놓은 10가지 혁신안에 대한 문 대표 측의 답을 거듭 촉구했다.

하지만 문 대표는 안 전 대표의 거듭된 답변 촉구에도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않으며 안 전 대표 대화 촉구를 무시하는 듯 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문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자리에서 안 전 대표가 문·안·박 연대 거부 의사를 밝힌데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한분 한분의 발언에 대해서 따로 떼어내서 일일이 대응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선을 그었다.

안 전 대표의 10가지 혁신안에 대한 답변 요구에 대해 하루 이틀 안으로 특별한 답변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문 대표는 다만 "(안 전 대표 등 야권 통합을 위해 입장을 내놓고 있는 분들과 제가) 전체적으로 생각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본다"며 "뭔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 우리당이 다시 한번 새롭게 힘을 함께 모을 수 있는, 단합된 체제가 필요하다, 이런 얘기들을 여러 차원에서 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크게 봐주시길 부탁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야권 통합을 위한 방법론은)시간도 좀 필요한 일이다. 많은 논의들도 필요하다"며 현재 야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통합전당대회 실시나 통합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등에 대해 금명간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문 대표는 안 전 대표가 당내 낡은 진보를 청산해야 한다며 문 대표의 답을 요구한데 대해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낡은 진보라는 건 일종의 형용모순 같은 것"이라며 새누리당의 프레임을 그대로 차용하는 것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이런 행보에 대해 양측은 각자에 대해 ‘자기 입장만 고집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둘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적극적인 시도들은 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지난 9월 재신임 정국 때 회동을 문·안·박 연대의 출발점이라고 했으면서도 이후 만나자는 연락이 전혀 없다”며 “언론에는 문 대표가 안 전 대표를 만날 의사가 있다는 기사들이 나오는데 그 의사가 언제 가시화될지 궁금할 따름”이라고 했다.

문 대표 측은 그러나 ‘당 공천혁신안에 안 대표가 제기한 낡은 진보 청산 등의 해법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는데 문 대표가 안 전 대표의 혁신요구를 일축하는 듯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라는 입장이다.

문 대표 측은 안 전 대표가 문 대표와 단독회동 등을 통해 담판을 지으려고 할 것이 아니라 인재영입위원장이나 수권비전위원장 등 당직을 맡아 자신이 제기한 당내 현안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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