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민중총궐기' 시위대, 경찰과 '격렬 충돌'(종합)

광화문 광장 곳곳에서 충돌하며 대치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행진하는 '민중총궐기 투쟁대회' 시위대를 경찰이 차벽을 이용해 가로막은 가운데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14일 10만 명에 이르는 참가자들이 모인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가한 시민들과 경찰이 서울 광화문 광장 곳곳에서 격렬히 대치중이다.

250개 부대, 2만여명의 인력을 투입한 경찰은 캡사이신 물대포, 소화기 등을 동원해 시위대의 청와대 방면 행진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광화문 광장 곳곳에서 캡사이신 물대포, 소화기 발사

이날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집회를 마친 4만여 명(경찰 추산) 시위대는 오후 5시쯤부터 광화문을 향해 진출을 시도했다.

시위대는 경찰의 차벽을 예상한 듯 차벽을 걷어내기 위해 밧줄까지 준비했다.

경찰버스 바퀴에 밧줄을 묶은 시위대는 줄다리기 하듯 차벽을 하나씩 걷어내기 시작했고 이에 맞선 경찰은 캡사이신 물대포를 쏟아부었다.


교보문고 인근에서는 소화기도 등장했다.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행진하는 '민중총궐기 투쟁대회' 참석자들을 향해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를 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경찰의 차벽에 막힌 일부 시위대는 차벽에 향해 보도블럭을 던졌으며, 경찰은 물포와 소화기 등을 살포했다.

안국 사거리에서도, 대학로에서 사전 집회를 마치고 시청광장으로 합류하려던 6000여 명(경찰 추산) 참가자들이 경찰과 충돌했다.

일부 시위대는 이순신 동상 앞에서 촛불을 켠 채 집회를 시작했다.

◇ 10만 여명 참여…광우병 이후 7년만에 최대 규모

53개 시민사회단체와 333개 지역단체로 구성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도심 각지에서 부문별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과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정책을 규탄하고 청년실업, 쌀값 폭락, 빈민 문제 등의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민주노총 등 53개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가 '민중총궐기 투쟁대회'에서 광화문네거리에 설치된 경찰 차벽에 막혀 멈춰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이날 총궐기에는 주최 측 추산 10만여 명, 경찰 추산 7~8만 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 2008년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유경근 4·16연대 집행위원장도 집회에 참석해 "더이상 우리 엄마, 아빠는 가만히 있지 않는다"며 "세월호 진상을 철저히 파헤치고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오후 1시 20분쯤에는 경찰에 수배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중구 프레스센터 현관에서 민중총궐기의 시작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찰은 한 위원장을 체포하려고 시도했지만 이를 저지하려는 조합원들과 마찰을 빚었을 뿐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다.

◇ 대규모 집회에도 대학 논술고사…'이상무'

한편 이날 차질이 우려됐던 각 대학 논술고사는 이상 없이 진행됐다.

대규모 집회였지만 논술고사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수험생 11만 4000명이 성균관대와 고려대 등 서울 시내 12개 대학에서 진행하는 수시모집 논술고사에 응시했다.

성균관대학교 관계자는 "사전에 두 차례나 문자를 보내 '시위가 있을 예정이니, 지하철을 이용하길 바란다'고 공지했다"며 "오전 시험에 지각자가 거의 없었고, 오후 논술시험이 4시부터 진행되는데도, 1시간 전부터 학생들이 도착했다"고 말했다.

고려대나 서강대 등 다른 대학에서도 집회로 인한 지각자나 결시자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시험이 치러지는 대학 인근에 교통경찰 150여명과 모범운전사 50여명을 배치하고 지하철역에도 사이드카 등 52대의 차량을 배치해 수험생들의 교통 편의를 도왔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집회나 시위로 인해 피해를 본 수험생이나 대학들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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