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순 "고대영 선임, 박근혜 밑 비서진들이 장난쳐"

새노조, 특보 통해 '청와대 개입' 추가 폭로 … "청문회 전 의혹부터 해소해야"

KBS 새노조가 16일 발행한 특보.
KBS 사장 선임 과정에 '청와대 개입'이 있었음을 폭로한 강동순 전 KBS 감사가 또다시 '청와대 개입'에 대한 증언을 쏟아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새노조)는 16일 특보를 통해 '고대영 사장 선임은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과 김인규 전 KBS 사장의 작품'이라는 강 전 감사의 증언을 발표했다.

이번 발언은 지난 13일 <뉴스타파>를 통해 증언한 내용보다 더욱 구체적이었다.

이 증언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강 전 감사가 KBS 사장 선임 과정에서 고대영 후보자와 끝까지 경합을 벌였던 인물이고 또 친 여권 인사였기 때문이다.

여러 경로를 통해 떠돌던 '청와대 개입설'이 사실상 정권의 아군으로 지목되던 여권 인사 후보의 입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특보에 따르면 김성우 홍보수석에게 전화를 받은 인물은 이인호 KBS 이사장과 A 이사, 두 명이었다.

강 전 감사는 이를 두고 “김성우 수석이 이인호 이사장과 A 이사한테 그런 얘기를 한건, 두 사람만 알고 있으라는 게 아니라 다른 이사들한테 공감대를 사전에 넓혀달라는 이런 얘기다. 그래서 다른 이사들도 두 사람을 통해서 다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사들이 청와대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이유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사로 뽑힐 때 사실상 각서에 버금가는 다짐을 김 홍보수석에게 했다는 것.

강 전 감사의 증언이다.

“KBS 이사회를 새로 구성하기 전에, 거의 매일 이인호 이사장과 김성우 홍보수석이 전화 통화를 했다. 그 두 사람이 의논해서 이사회를 새로 구성했다. 지난해 조대현 사건(여권 이사들 표가 갈리면서 어부지리로 조대현 사장이 선출됐던 일) 때문에 한 표라도 이탈이 되면 안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그래서 이번 이사들을 뽑을 때 각서 비슷하게 개별적으로 김성우 홍보수석한테 다짐을 하다시피 했다. 무슨 체크리스트 같이, 각서에 버금가는 다짐을 하고 들어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강 전 감사는 이번 사장 선임 과정에서 김인규 전 KBS 사장도 개입돼 있다고 증언했다.

“KBS는 박근혜 정부로부터 독립하기 전에, 김인규로부터 독립해야 한다. 김인규는 자기 임기 3년에, 길환영-조대현까지 해서 6년을 해먹은 거다. PD지만 길환영이나 조대현도 김인규 사람이다. 그리고 이제는 고대영을 사장으로 만들어서 또 6년을 해먹으려고 하는 거다. 그러니까 KBS는 김인규로부터 독립해야한다.”

“고대영과 김인규는 적어도 2년 전부터 준비를 했다. 김인규 전 사장이 고대영 후보 데리고 다니고 서청원도 만나고 대통령한테도 인사시키고 그랬다. 우리 쪽 사람이 서청원한테 ‘다음 사장이 누가 될 것 같으냐’고 물었더니 ‘고대영 아닌가. 준비 많이 했던데’ 이런 반응이 나오는 정도였다.”

새노조는 또 "강 전 감사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친분이 있는 김인규 전 사장이 친이계와 함께 고대영 후보를 KBS 사장으로 만들려고 하고, 친이계는 내년 총선이 끝나자마자 미래 권력인 김무성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게 돼 있다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인호 이사장은 김인규 세력을 개혁 대상으로 봤는데 홍보수석이 미니까 거기가 두려운 거지. 그건 박근혜 대통령이 민 건 아니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물리적으로 그걸 들여다 볼 시간이 없었다”면서 “결국 이건 대통령이 결정한 게 아니고, 밑에 비서진들이 장난을 쳐서 오판이 됐다. 이건 박근혜 정부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게 아니고, KBS를 위해서는 더 말할 것도 없다”고도 말했다.

고대영 KBS 사장 후보자가 16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마치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새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청와대는 고대영 후보 낙점 의혹을 즉각 해명하라"며 "고대영 후보를 KBS 사장으로 임명하기 전에 모든 의혹을 해소하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청와대 개입'을 증언할 강 전 감사와 이인호 이사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되지 못했다.

다음은 특보에 실린 강동순 전 KBS 감사 발언 내용.

▶ 추석 연휴 때, 접촉을 했지. 2명하고 접촉을 한거야. 김성우가, 이인호 하고 A이사. KBS 이사가 무슨 힘이 있나? 추석 연휴 때 김성우 홍보수석이 두 사람한테, 아까 얘기한 두 사람한테 전화를 해. 만나지도 않았어. 전화로. 고대영이 내려가는 걸 검토해 달라고, 그랬더니 이게 청와대 뜻이구나. 그래서 이인호가 D 씨한테 “우리가 여태까지 이런 사람을 받기 위해서 여덟 달 동안 고생을 해왔습니까? 참 답답합니다.” 이런 얘기를 한 것을 D씨가 나한테 얘기를 했어.

▶ 전화통화는 저기, 000 말에 의하면 이사들을 새로 구성하기 전에도 거의 매일 이인호 이사장과 김성우 홍보수석이 전화통화를 했답니다. 거의 매일. 그래서 두 사람이 의논해서 이사회도 새로 구성했고.

▶ 작년에 조대현 사건 때문에 한표라도 이탈이 되면 안되겠다는 내부적인 공감대가 있었던 거에요. 여권이사 중에서는. 한 표라도 주는 경우에는, 또 한 표라가 회유당하는 경우에, 조대현이 연임될 수 있다. 또 야권이사가 4표를 조대현 밀었잖아요. 그런 것 때문에 일곱표가 일사분란하게 응집력을 보여줘야한다. 이사회가 초기부터 그런 공가대가 돼 있었고, 이사들을 뽑을 때 각서 비슷하게 개별적으로 김성우 홍보수석한테 다짐을 하다시피하면서 이사들을 뽑았다고요. 여권이사들을. 이번에 이사들은 무슨 체크리스트같이 홍보수석으로부터 상당히, 각서에 버금가는 다짐을 받고 들어왔다.

▶ 김성우가 이인호와 A 이사한테 그런 얘기를 한건, 두 사람만 알고 있으라는 게 아니라 다른 이사들한테 공감대를 사전에 넓혀달라는 이런 얘기 아니에요? 그래서 다른 이사들도 다 알게 됐다고. 두 사람을 통해서. B 이사도 알게 됐어. 그 이후에 나도 B 이사를 만났거든 이게 비서진들이 추석 연휴에 특정인을 검토해달라고 말이 내려오는 게 있을 수 있는 얘깁니까 그러니까, 자기가 부인도 시인도 안하고 그냥 아는 것 같이 반응을 보이더라고.

▶ 한번 모인 자리가 있었는데 B 이사는 거기 안나갔어요. 왜냐면 쓸데없는 자리에 가서 이름을 올리고 싶지 않다고 안나갔다고. B 이사가. 만난 데서 무슨 얘기가 있었는고하니, B 이사는 참석을 안했지만, 나머지 이사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이번 추석 연휴 때 홍보수석실에서 내려온 얘기는 없었던 얘기로 하자, 그러고 덮었다고.

▶ 이렇게 요기조기 찔러보니까 고대영은 김인규하고 몇 년 전부터 시작을 했더라고. 적어도 2년 전서부터. 뭐 김인규가 서청원 만나고, 고대영 데리고 다니고 대통령한테 인사시키고 뭐 그런거야. 우리 또 나 대변한 사람이 있어, 서청원한테 가서 다음 사장이 누가 될 것 같습니까 그러니까 고대영 아닌가, 준비 많이 했던데, 이렇게 반응이 나오는 정도고.

▶ 결국은 김인규는 고대영을 시킴으로 해서, 길환영 조대현까지 해서 자기 임기 6년을 해먹은거야. 또 6년을 해먹기 위해서 고대영을 박은거야. 이인호는 김인규 세력을 개혁의 대상으로 봤는데, 홍보 수석이 미니까 거기가 두려운거지. 김성우가 미니까. 근데 그건 박근혜가 민건 아니야. 박근혜는 그걸 들여다 볼 시간이 없었어. 물리적으로.

▶ 피디지만 길환영이나 조대현도 김인규 사람이야. 부사장 썼잖아. 그러니까 KBS는 김인규로부터 독립해야 해. 박근헤 정부로부터 독립하기 이전에.

▶ 결국 이건 대통령이 결정한게 아니고, 밑에 비서진들이 장난을 쳐서 오판이 됐다. 이건 박근혜 정부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게 아니고, KBS를 위해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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