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은수 청장은 16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위대가 버스와 묶은 밧줄 당기면서 살수를 다시 시작했다"며 "농민 백씨가 이때 물줄기에 맞아 1미터 정도 밀려 넘어졌다"고 말했다.
구 청장은 또 "현장 살수 지휘자인 4기동단장이나 장비계장이 차벽 위아래를 오가는 중이라 (백씨가 넘어져 있는 것을 보지 못했고) 살수 중단 지시를 못했다"고 설명했다.
백씨는 14일 저녁 6시 50분쯤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 도중 경찰이 직사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지면서 머리를 다쳐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백씨는 외상성 경막하출혈(traumatic SDH)로 혼수상태에 빠져 4시간여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지만, 아직도 의식을 찾지 못한 상태다.
구은수 서울청장은 "경찰로서 최후의 방법은 살수"라며 "(시위대가 넘어진 것까지) 정확히 알아내지 못한 건 아쉽다"고 말했다.
구 청장은 전날에도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살수차 안에서 15X11cm 카메라 화면을 통해 현장에 살수를 한다"며 "백씨 상반신에 고의로 살수를 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경찰관직무집행법 등에 근거한 살수차 운용지침은 시위대 해산시 하반신 조준사격, 10미터 이내 사용금지, 부상자 발생시 즉각 구호조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은 "경찰의 살인적인 폭력 진압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며 경찰 현장 채증용 사진과 살수차 동영상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