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미국이 IS 과소평가했다" 지적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파리 테러를 계기로 미국이 IS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군사전문가와 전 정보당국 관계자 등을 인용해 미국이 최근 IS에 대한 공격의 성과는 과대 포장한 반면, IS의 능력은 과소평가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생각하는 것보다 IS가 훨씬 조직적이며 자금줄이 든든하며 외국에서 수혈한 전사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정보요원이었던 행크 크럼턴은 "IS가 국가의 모습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면서 "유럽을 포함한 외국에 많은 전사들이 있고 정보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국가로 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마이클 헤이든 CIA 전 국장도 "IS의 세련미와 야심, 지리적인 영향력이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라크의 국가안보자문관을 지낸 모와파크 알 루바이는 "IS는 훨씬 조직화됐고, 훨씬 더 많은 자금을 가지고 있다. 또 전술과 물류조달이 매우 좋다"고 평가한 뒤 "우리가 IS의 위협을 간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IS를 잘못 봤다는 지적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파리 테러 발생 직전에 "IS를 봉쇄해 왔다"고 말한 것과 맞물리고 있다.

IS 지도부를 와해하지는 못했지만 봉쇄하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가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노르웨이 국방연구소의 토머스 헤그해머는 "IS가 봉쇄됐다는 평가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미국 등 서구 국가들의 정보력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IS가 여러 차례 테러를 예고한 상황에서 파리 테러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를 전혀 얻지 못했다는 지적인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파리 테러는 오바마 행정부의 어려운 고민을 드러내고 있다고 해석했다.

즉 미국이 지상군 투입 없이 공습만 계속해서 IS를 패퇴시킬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의문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라크와 시리아의 상공에 전투기를 출동시켜 폭탄을 떨어뜨리는 공습 일변도이며 아직 지상군 투입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헤이든 전 CIA 국장은 "공격적으로 하지 않으면 잽싸게 페널티킥이 돼 돌아온다. 골키퍼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볼은 네트를 강타한다"는 말로 더 공격적인 작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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