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뉴스] 왜 세계는 코리아를 위해 기도하나?

'Pray for Korea' 또는 'Pray For South Korea'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파리에서의 끔찍한 테러 이후 전 세계는 테러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페이스북에는 자신의 프로필 사진에 프랑스 국기의 파란색, 흰색, 빨간색의 3색을 덧 입히며 'Pray for Paris(프레이 포 파리)'라는 문구를 내보냈고 심지어 일부 포털에서도 대문에 'Pray for Paris'를 내세우며 추모 분위기를 이끌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SNS를 중심으로 'Pray for Korea'라는 문구와 함께 지난 14일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경찰의 캡싸이신 물대포를 맞아 중태에 빠진 농민의 사진을 공유하면서
코리아를 위해 기도하자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왜 세계는 코리아를 위해 기도하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Why뉴스 전체듣기]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 (사진=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캡처)
▶ 프랑스 국기를 프로필로 하는 사진들이 많던데?

= 지난 13일 밤(현지시간)부터 14일 새벽까지 프랑스 파리 공연장과 축구 경기장 등 6곳에서 총기 난사와 자살폭탄 공격 등 최악의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해 132명이 사망하고 349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 테러 이후 전 세계적으로 프랑스 파리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페이스북이 가장 적극적이었는데 "프랑스와 파리 시민들을 응원하기 위해서 프로필 사진을 변경해주세요"라는 안내문과 함께 이런 프로필 사진 등록 기능을 추가했다.

이 기능을 쓰면 사용자의 원래 프로필 사진에 청-백-적 삼색기 모양의 필터가 적용된프로필 사진이 완성되며 'Pray for Paris'라는 문구가 자동으로 생성된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와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파리 테러 소식이 알려진 직후 애도의 뜻을 표명하며 프로필 사진을 바꿨고 페이스북에는 전 세계적으로 프로필 사진을 바꾸는 바람이 불었다.

세계적인 연예인들도 많은 스타들도 SNS에 프랑스 국기와 에펠탑 등이 그려진 이미지와 함께 'Pray for Paris' 'Pray for France' 등의 해시태그를 달았다.

지난 15일 오후 4시, 부천FC와 수원FC가 격돌한 부천종합운동장. 경기장 한 켠에는 ‘Pray for Paris(파리를 위해 기도한다)'가 적힌 프랑스 국기가 걸렸고 16일 밤에는 부산광안대교에도 삼색 조명이 밝혀졌다.

(사진=윤성호 기자/제작=노컷뉴스)
▶ 그런데 'Pray for Paris' 외에 'Pray for Korea' 한국을 위해 기도하자는 프로필 사진도 확산되고 있다는 거냐?

= 그렇다. 지난 15일 오후부터 'Pray for Korea'를 프로필 사진으로 바꾸거나 해시태그를 다는 글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 14일 열린 민중 총궐기 대회에서 경찰이 캡싸이신 물대포를 농민에게 직사해 중태에 빠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농민을 위해 기도하자는 운동이 퍼진 것이다.

특히 그룹 '신화'의 가수이자 배우인 김동완씨가 쓰러진 농민과 그를 부축하려는 시민들에게 쏘아지는 물대포 사진. 그리고 그 위에 'Pray for Korea'라는 문구가 새겨진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언론매체들이 'Pray for Korea'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사진=신화 김동완 페이스북 캡처)
김동완씨는 이 사진을 어디서 퍼왔는지는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김동완씨가 사진을 올린 뒤 이 사진을 공유하는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Pray for Korea'가 새겨진 사진이 확산됐다. 김동완씨의 페이스북에서만 2천건 가깝게 공유됐다.

김동완씨는 이어서 곧바로 파리 희생자를 추모하는 3색기 프로필 사진으로 바꿨다. 파리의 희생자들도 추모하고 경찰의 물대포를 맞아 중태에 빠진 농민을 위해서도 기도하자는 것이었다.

▶ 'Pray for Korea'는 부상당한 농민을 위해 기도하자는 것이냐?

= 국내의 SNS 이용자들은 부상당한 농민 백남기씨의 쾌유를 기원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게재된 'Pray for Korea'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위협당하고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경찰의 무차별적인 캡사이신 물대포 조준발사와 쓰러져 있는 농민과 이를 구조하려는 시민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퍼나르고 있다. 또는 국기를 이용한 프로필 사진도 함께 퍼나르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제작=노컷뉴스)
다만 이런 움직임은 프랑스 국기를 프로필 사진으로 변경하는데 불편해 하는 이용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일어난 점도 있다. 특히 고령의 농민이 경찰이 쏜 캡싸이신 물대포에 맞아 의식을 잃었는데 프랑스 파리의 테러에만 관심을 가지는게 옳으냐? 이런 문제제기도 있었다.

SNS에서는 여러 이용자들뿐 아니라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와 프랑스의 RUE 89에서도 캐냐에서 최악의 테러가 일어났을 때 캐냐의 국기를 프로필 사진으로 바꾸면서 추모를 했느냐? 또는 파리 테러가 일어나기 24시간 전 베이루트에서 43명이 사망하고 239명이 부상했는데 왜 베이루트 희생자들에 대해서는 추모의 물결이 일지 않느냐? 그런 보도와 문제 지적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일부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농민의 사진에 프랑스 국기를 입히고 'Pray for Korea'라는 문구를 넣기도 했다.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청 입구 사거리에서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전남 보성군 농민회 백남기(69) 씨에게 경찰이 멈추지 않고 물대포를 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 경찰의 캡싸이신 물대포를 직격으로 맞은 농민 백남기씨가 아직 혼수상태냐?

= 아직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1차 수술했지만 의식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뇌출혈로 인한 출혈을 제거했지만 아직 뇌가 부어있어서 위험한 상태라고 한다.

지난 2005년 농민집회로 농민 2명이 사망한 사건 기억나나? 당시 허준영 경찰청장이 중도사퇴한 일이 있었는데 당시 농민 2명도 곧바로 사망한 것이 아니라 열흘이상 의식이 깨어나지 못하다 사망한 것이었다.


▶ 새누리당에서는 미국에서는 경찰이 총 쏴 죽여도 정당하다는 발언을 해서 논란이 일고 있지 않느냐?

= 그렇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초선.경북 고령‧성주‧칠곡)이 14일 민중총궐기대회 도중 경찰이 쏜 물대포에 농민 백남기(68)씨가 맞아 중태에 빠진 데 대해 야당과 시민단체 등이 '살인적 과잉진압'이라고 비판하는 것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경찰을 옹호하면서 그런 발언을 했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 (사진=이완영 블로그 캡처)
이 의원은 16일,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 회의에서 “미국 경찰은 폴리스라인을 벗어나면 그대로 패버린다"면서 "그게 오히려 정당한 공권력으로 인정받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더 나아가 "최근 미국 경찰은 총을 쏴서 시민이 죽는데 10건에서 8~9건은 정당한 것으로 나온다"는 발언도 했다.

이 의원은 "범인으로 오해 받은 사람이 뒷주머니에서 사실 총을 꺼내는 게 아닌데 총을 꺼내는 걸로 인식해 경찰이 총을 쏴서 죽여도 그걸 당당한 공무로 본다"면서 "이런 것이 선진국의 공권력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역시 초선인 박인숙 의원(서울 송파갑)은 "서울시청 주변은 일년 내내 (시위 일정이) 꽉 차 있다. 선진국에서 이런 야만적인 국가가 어딨느냐"면서 “미국에서 일반인을 쏜 게 놀랍게도 무죄로 나온 게 많다. 물대포는 한 사람 다쳤다"고 이 의원의 발언에 동조했다.

이노근 의원(초선.서울 노원갑)도 "반정부 세력 폭력 대회장이라고 명명할 수 있다"면서 "사전에 사다리, 각목, 쇠파이프, 밧줄까지 준비해서 과격하게 난동을 부린 걸 보면 소위 유사 범죄단체에 해당하는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이완영 의원은 세월호 참사 때에도 망언논란이 일지 않았나?

= 그렇다. 이완영 의원은 지난해 7월에도 세월호 피해자 유가족들을 향해 "가족이 전문지식이 있나, 이성이 있나"라는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 의원은 당시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에서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에게 "구조 작업할 때 가족의 동의를 받으면서 해왔다. 내가 보기에는 정부가 전문성을 갖고 독단적으로 하면 되고 가족한테는 소통 차원에서 하면 된다"며 "가족들이 전문지식이 있나, 이성이 있나. 방법 결정할 때 정말 그렇게 했느냐. 소통만 강화하면 된다"라 주장했다.

이완영 의원의 말이 맞는 말이 되기 위해서는 차벽이 등장하지 않아야 한다. 또 정치적인 의사를 밝힌다고 경찰이 발포하는 일은 없다. 새누리당에서는 파리의 테러를 계기로 경찰의 온정주의를 비판하거나 더 엄격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행진하는 '민중총궐기 투쟁대회' 참가자들을 향해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를 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통신비밀보호법이나 테러방지법, 사이버테러방지법 등을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사실 헌법재판소가 2011년 '경찰의 차벽 설치는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이명박 정부가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추모 및 반정부 집회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서울광장 전체를 경찰 버스로 막은 것과 관련해 "일체의 집회는 물론 통행조차 금지한 경찰의 차벽 설치는 전면적이고 극단적 조치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했다"며 재판관 7(위헌) 대 2(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새정치연합은 이완영 의원의 발언에 대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망언”이라며 이 의원에 대한 징계와 당 차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김영록 새정치연합 수석대변인은 "이완영 의원의 주장은 경찰이 공무집행을 위해서는 시민을 쏴 죽여도 하등 문제될 것이 없다는 말이 아닐 수 없다“며 ”흉기를 든 강력범죄자도 아니고 시위를 했다는 이유로 목숨을 걸어야 한다면 앞으로는 시위에 나가기 위해서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이어 "칠순 고령의 농민이 경찰이 직사로 발사한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국정의 책임을 같이 지고 있는 집권여당의 국회의원이 이런 망언을 하다니 경악스럽다“면서 ”한 사람의 생명도 소중하게 여겨야 할 국민의 대표가 어찌 이런 참담한 소리를 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국민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정당이라면 당대표가 소속 의원의 망언에 대해서 공식 사과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엄중하게 징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 쪽에서는 '프레이 포 코리아(Pray for Korea)'를 외치는데 한 쪽에서는 경찰의 직무집행이 정당하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사진=윤성호 기자/제작=노컷뉴스)
사실 '프레이 포 코리아(Pray for Korea)'는 세월호 참사 추모 노래의 제목이기도 하다.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리더 겸 기타리스트 최희선씨가 발표한 노래인데 최희선씨는 "어른들의 잘못으로 희생된 어린 친구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자는 뜻과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비통에 잠긴 우리나라가 마음을 추스르자는 뜻을 담았다"면서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게끔 마음을 모으자는 뜻을 담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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