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힘' 양지희 "이기고 품에 안겨야죠"

'낭군님, 보고 계시죠?' 우리은행 양지희(오른쪽)가 19일 KDB생명과 원정에서 한채진의 수비를 뚫고 레이업슛을 시도하고 있다.(구리=WKBL)
춘천 우리은행의 국가대표 센터 양지희(31 · 185cm)가 지난 경기 부진을 씻고 팀 승리를 이끌었다.

양지희는 19일 경기도 구리체육관에서 열린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구리 KDB생명과 원정에서 양 팀 국내 선수 최다인 20점에 9리바운드를 올리며 71-46, 25점 차 대승을 견인했다.


특히 승부처인 1, 2쿼터에만 13점을 집중시켰다. 여기에 블록슛도 4개나 기록하며 골밑을 든든히 지켰다. 올 시즌 국내 선수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사실 양지희는 지난 15일 청주 국민은행과 홈 경기에서 부진했다. 32분여를 뛰면서 8리바운드를 올리긴 했지만 단 2점에 머물렀다. 올 시즌 평균 12.8점을 기록 중인 양지희답지 않았다.

하지만 1경기 만에 대오각성, 팀의 기둥다운 모습을 보였다. 4쿼터 중반 여유있게 리드를 벌린 뒤 승리를 흐뭇하게 지켜봤다.

경기 후 인터뷰실로 들어온 양지희는 "지난 경기 때 부진해서 이번 경기부터 정신 차리고 하자는 생각으로 나왔다"면서 "동료들이 잘 해 이겨서 이번에는 내가 도와줘야겠다 생각했는데 잘 풀렸다"고 기쁜 표정을 지었다.

우리은행 양지희와 남편 김창훈 씨의 결혼 사진.
남편 김창훈 씨(33)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지난해 4월 결혼한 양지희는 "남편이 워낙 농구를 좋아하니까 곧잘 응원을 온다"면서 "남편이 오면 확실히 더 잘하는 것 같다"고 수줍게 웃었다. 이날 경기 후 양지희는 192cm 장신인 남편 품에 안겼다. 양지희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서운해 한다"고 귀띔했다.

이를 본 선배 주부 선수 임영희(35)는 "저러고 싶을까 생각하며 적당히 좀 하라고 하고 싶다"면서 "3년이 지나면 똑같을 텐데 지희도 그렇게 될 것이니 그러려니 한다"고 체념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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