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껴둔 보람이 있었던 손아섭 대타 카드

"아껴두길 잘 하셨습니다." 일본과 4강전 9회초 대타로 나와 안타로 역전승 발판을 마련한 손아섭. (자료사진=박종민 기자)
김인식 감독은 19일 일본과 '프리미어 12' 4강전을 앞두고 "손아섭(롯데)은 대타로 쓰려고 한다. 언제 찬스가 올지 모르지만, 그 때 대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타격감이 더 좋은 민병헌(두산)에게 밀렸지만, 손아섭 역시 타율 3할을 기록 중이었다. 결정적인 순간 대타 카드로 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런데 대타를 쓸 기회조차 없었다.

한국은 일본 선발 오타니 쇼헤이(니혼햄 파이터스)에게 7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를 치는 데 그쳤다. 찬스가 오지 않으니 대타 카드를 쓸 수가 없었다.

물론 찬스를 만들기 위해 대타 카드를 쓸 수도 있었다. 6회초 7~9번 하위 타순이 나왔을 때 손아섭 카드로 활로를 찾는 방법도 있었다. 특히나 손아섭은 지난 8일 일본과 개막전에서 오타니를 상대로 볼넷을 2개나 골라냈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은 손아섭 카드를 아꼈다.

그리고 기적이 이뤄진 9회초에 손아섭을 대타로 썼다. 손아섭은 무사 1루에서 김재호(두산) 대신 타석에 들어서 노리모토 다카히로를 상대로 중전 안타를 쳤다. 찬스를 상위 타선으로 연결해주는 천금의 안타였다.

사실 김인식 감독도 마지막 9회초 공격을 앞두고 고민을 거듭했다. 선두 타자 양의지(두산) 대신 처음부터 손아섭을 넣을까, 아니면 오재원(두산)을 먼저 낸 뒤 손아섭을 대타로 세울까에 대한 고민이었다.

결국 오재원-손아섭 순으로 대타 작전을 펼쳤고, 오재원과 손아섭 모두 안타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대타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김인식 감독은 "경기 전부터 찬스가 나면 손아섭을 대타로 쓰려고 계획했는데 기회가 없었다"면서 "마지막에 오재원과 손아섭을 두고 누구를 먼저 낼까 고민하다가 오재원-손아섭 순서로 투입했는데 그게 통했다"고 말했다.

0-3으로 끌려가는 상황에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손아섭을 아낀 보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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