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와 조별리그에서 팀 승리를 이끈 홈런포를 쏘아올렸지만, 타율 1할9푼2리에 그쳤다. 홈런도, 타점도 멕시코전 솔로 홈런이 전부였다.
박병호는 미국전을 앞두고 "잘 하고 싶습니다"라고만 말했다.
표정은 웃고 있었다. 하지만 박병호의 속은 끓었다. 게다가 일본과 4강전에서도 침묵했기에 미국전을 더 기다리고 있었다.
미국 잭 랜돌프 감독은 멕시코와 4강전을 승리한 뒤 "박(Park)"을 조심해야 할 타자로 지목했다. 덕분에 좋은 공은 들어오지 않았다. 1회초 첫 타석에서는 투구에 맞았고, 3회초에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결국 박병호가 해냈다.
박병호는 4-0으로 앞선 4회초 1사 2, 3루에서 브룩스 파운더스의 138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육안으로 봐도 폴대 위를 넘어가는 대형 홈런이었다. 공식 비거리는 130m. 도쿄돔을 들끓게 만든 대포였다.
너무나 기다렸던 박병호의 홈런포였다. 시원한 홈런포와 함께 박병호도 기분 좋게 미네소타와 협상에 들어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