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못지 않게 관심을 끈 부문은 신인상. 삼성의 히트 상품 구자욱(22)과 넥센의 붙박이 유격수 김하성(20), 신생팀 케이티 필승조 조무근(24) 등 삼파전이 예상됐다. 특히 구자욱과 김하성의 양강 대결이었다.
구자욱은 올해 116경기에 출전, 타율 전체 3위(3할4푼9리), 11홈런 57타점 97득점 17도루를 기록했다. 출루율도 4할1푼7리 장타율도 5할3푼4리를 찍었다. 선수층이 두터운 삼성에서도 당당히 주전을 꿰찼다. 특히 박한이, 채태인, 박석민 등의 부상 공백을 메우고 정규리그 5연패에 힘을 보탰다.
김하성도 140경기 출전, 타율 2할9푼 19홈런 73타점 89득점 22도루를 올렸다. 강정호(피츠버그)의 공백을 충실하게 메웠다.
결국 영광의 수상자는 구자욱이었다. 구자욱은 야구 기자단 투표에서 100표 중 60표를 얻어 김하성(34표)과 조무근(6표)를 제쳤다.
구 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사실 형(구자용)이 축구 선수를 먼저 했는데 가족이 동행하며 따라다니면서 보니까 자욱이가 운동을 굉장히 하고 싶어 하더라"고 운을 뗐다. 형이 독차지한 가족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얻을까 싶어 경쟁심이 있었다는 것. 다만 당시 구 씨는 "형제가 둘 다 운동을, 특히 축구를 다 하는 것은 좋지 않을 거 같았다"며 마뜩치 않았던 심경을 드러냈다.
아버지의 시험은 골프였다. 구 씨는 "골프장에 가서 티샷을 시켰더니 형은 못 맞추고 자욱이는 딱딱 맞추더라"면서 "신기해서 야구에 소질이 있겠구나 생각해서 (본리)초등학교 감독이던 친구에게 소개했는데 잘 되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올해 활약에 대해 "조금 하는 거 보니까 마음은 놓이는데 아직까지는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수상 뒤 구자욱은 "신인왕으로 끝이 아닌 더 큰 꿈과 목표가 있기 때문에 더 열심히 달려가겠다"면서 "걱정하시는 부모님께서도 이제는 조금은 걱정은 덜면 좋겠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이어 어미니 최은숙 씨가 "집에서는 막내라 귀엽게 자라고 애교가 많은데 아무래도 경기장에서는 공식적으로 인터뷰하니까 무뚝뚝하다"는 말에 구자욱은 "어머니, 아버지 사랑해요"라고 귀염을 떨었다. 뿌듯한 신인왕의 애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