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받지 못한 자들, 영광의 불참자들

'누가 안 보이네' 24일 The-K 호텔 컨벤션센터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수상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윤성호 기자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정규리그 시상식이 열린 24일 서울 양재동 The-K 호텔. 올해 그라운드를 누볐던 투타의 수상자들이 모였다.

하지만 영광의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선수들도 있었다. 이런저런 이유들로 수상의 기쁨을 아쉽게 미뤄야 했다.

탈삼진왕 차우찬(삼성)이 대표적이다. 차우찬은 올해 194탈삼진을 기록해 넥센에서 뛴 앤디 밴 헤켄을 1개 차로 제치고 생애 첫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차우찬은 감격의 순간을 직접 겪지 못했다. 바로 병역의 의무 때문이다. 차우찬은 시상식 전날 4주 간의 군사훈련을 위해 세종시 32사단 훈련소에 입소했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끈 팀 동료 김상수를 비롯해 황재균, 손아섭(이상 롯데) 등과 함께 머리를 깎았다.


NC 조평호도 마찬가지. 올해 퓨처스리그 타점왕(82개)에 오른 조평호는 하필 예비군 훈련 때문에 빠져야 했다.

NC 다승왕과 승률왕인 에릭 해커는 평소 수많은 경기들로 하지 못했던 가장의 역할 때문에 오지 못했다. 미국에서 임신한 아내와 모처럼 호젓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반면 달갑지 않은 이유도 있었다. 세이브왕(33개) 임창용과 홀드왕(37개) 안지만(이상 삼성)이다. 둘은 해외 원정 도박 스캔들에 휘말려 오지 않았다.

둘이 결백을 호소하고 수사도 시작되지 않았지만 여론을 의식해 불참을 결정했다. 삼성은 이날 신인왕 구자욱과 도루왕 박해민 등이 수상했지만 환하게 웃을 수만은 없었다. KIA 양현종은 평균자책점 1위로 유일하게 투수 부문 수상자로 나왔다.

MVP는 에릭 테임즈(NC)에게 돌아갔다. 테임즈는 타율과 장타율, 득점, 출루율 등 4관왕까지 차지, 트로피를 드느라 손이 모자랐다. 박병호는 홈런, 타점왕으로 MVP 2위의 아쉬움을 씻었다. 넥센 동료 유한준은 생애 첫 타이틀을 최다안타왕으로 장식했다.

퓨처스리그 홈런왕 한동민(상무), 타격왕 김태진(고양), 평균자책점 1위 장진용(LG), 다승 1위 김상수(넥센)도 수상했다. KBO리그 기록 부문 수상자는 300만 원, 퓨처스리그 수상자는 100만 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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