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1시간 지각에 박 대통령 기념사 생략 ‘외교 결례’

朴 기념사 ‘서면제출’ 홈페이지 게재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후(현지시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 오를리(Orly) 국제공항에 도착해 영접나온 윤종원 주오이시디대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프랑스 파리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30일(현지 시간) 미국 주도의 기후변화 관련 회의에 참석해 기념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오바마 대통령 등의 지각으로 기념사를 하지 못하고 이를 서면으로 제출하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문제의 행사는 이날 오후 4시 파리 르부르제 회의장의 넬슨 만델라 홀에서 열린 미국 주도의 ‘청정에너지 혁신 미션(Mission Innovation)’ 출범식였다.

‘청정에너지 혁신 미션’은 청정에너지 기술혁신을 통해 기후변화 문제에 효과적이고도 장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국․프랑스․인도 등 3개국이 주도하고 한국․영국․중국·일본 등 총 20개국이 참여하는 국제 협의체이다.

박 대통령은 출범식 행사 시작 시간인 오후 4시에 앞서 3시 58분쯤 미리 입장해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과 인사를 나눈 뒤 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20분이 지나 참석 정상들이 기념 촬영을 위해 연단에 도열할 때가 되도, 회의 주최국인 미국 오바마 대통령,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 인도 모디 총리 등은 나타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연단 위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짧은 대화를 주고 받았고,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말콤 턴불 호주 총리와도 인사를 나눴다.

박 대통령만이 아니라 각국 정상 등 참석자들이 연단에 올라간 상태에서 서로 대화를 나누는 상황이 계속됐다.

그럼에도 3국 정상이 나타나지 않자,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오후 6시 한러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박 대통령은 결국 오후 4시40분쯤 자리를 떠나야 했다.

박 대통령의 퇴장 이후 5분쯤 지나 공동 주최국인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행사장에 입장해 오바마 대통령과 모디 인도 총리 없이 ‘혁신 미션’ 행사가 시작되기는 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함께 행사장에 도착한 것은 행사 시작 20여분 뒤인 5시 3분쯤이었다.

이에 모디 인도 총리와 오바마 대통령이 각각 기념사를 한 뒤 출범식 행사는 5시 19분쯤 종료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당초 6번째로 기념사를 할 예정이었지만, 오바마 대통령과 모디 총리 등의 1시간 넘는 지각으로 어쩔 수 없이 출범식 행사장을 떠나야 했고, 결과적으로 낭독하지 못한 기념사는 주최측에 서면으로 제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행사가 너무 지연돼, 나머지 정상들의 발언 기회가 없어졌다”며 “박 대통령의 기념사는 서면으로 제출해, ‘청정에너지 혁신미션’ 홈페이지에 오른 상태”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파리 테러 현장 애도 방문, 시진핑 중국 주석과 모디 인도 총리와의 회담 등 바쁜 외교 일정을 소화하다가 출범식 행사에 지각한 것으로 관측되지만, 박 대통령 등 다른 정상들의 기념사가 생략되는 등 외교적 결례를 했다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터져 나왔다.

한편 박 대통령은 서면으로 제출한 기념사에서 '청정에너지 혁신미션과 녹색기후기금(GCF)의 연계를 통한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 지원 체계를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신기후체제 성공을 위해선 개도국에 대한 재정지원과 기술이전이 중요하다"면서 "청정에너지 혁신미션을 통해 개도국에 적합한 기술들을 개발, 사업화하고, 이를 GCF 자금으로 개도국에 전수하면 개도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술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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