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산·쟁점 법안 놓고 밤샘 협상 끝에 극적 합의

‘막판 2시간 쟁점’ 노동개혁 법안은 임시국회서 합의처리…누리과정 예산안은 불발

내년도 예산안 법정시한(12월 2일)을 하루 앞둔 1일 여야는 아침부터 새벽까지 협상과 중단, 재협상을 거듭한 끝에 극적으로 합의문을 도출해 냈다.

여야는 이날 오후 9시부터 5시간 동안 마라톤 협상을 벌이고서야 여당 관심법안 2개와 야당 관심법안 3개를 각각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노동개혁 관련 법안이 막판 쟁점으로 떠올라 여야가 고성을 주고 받으며 팽팽하게 맞섰지만 '양당이 제출한 노동개혁 관련 법안의 논의를 즉시 시작해 임시국회에서 합의처리한다'며 다소 느슨하게 합의했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오후 2시에 개최하기로 합의했던 본회의 일정까지 취소하고 협상에 집중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긴급 당정을 개최해 예산안 수정작업의 전면중단 및 법안과 예산의 연계 처리 의지를 천명했고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협상중단이라는 강수를 던졌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법안과 예산을 연계하지 않겠다고 합의했는데 합의를 깼다며 김 대표의 사과나 해명 없이는 협상재개는 없다고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여야 간 회동을 중간에 김 대표가 회의장을 찾아 유감을 표명하겠다는 새누리당 측의 요청을 새정치민주연합이 받아들이면서 이날 오후 9시부터 협상이 재개됐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김정훈 정책위의장과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 최재천 정책위의장이 '3+3' 회동 형식으로 머리를 맞댔다.

이날 오후 9시부터 시작됐던 협상은 2일 새벽까지 계속됐지만 여야는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협상 초반 여야는 한때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관광진흥법'과 '국제의료사업지원법안', 새정치민주연합이 주장하는 '대리점거래 공정화'법과 '모자보건법'(공공산후조리원 설립의 법적 근거 마련), '전공의 보호법'(전공의 처우 개선) 등을 함께 처리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지는 듯 했다.

하지만 김무성 대표가 긴급당정협의에서 예산안을 반드시 연계 처리하겠다고 밝힌 노동개혁 5법 등이 막판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협상이 원점으로 되돌아 갔다.


새누리당이 노동특위 시한을 19대 국회 내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할 것을 주장했지만, 야당이 이를 반대하면서 평행선을 달렸다.

새누리당은 '노동개혁과 관련해 즉시 논의를 시작해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처리 시점을 남은 정기국회로 못 박는 것을 반대함은 물론 '사회적 논의'의 필요성을 합의문에 적시하자고 맞섰다.

특히 막판 협상 2시간 동안은 노동개혁 법안 처리시한을 둔 여야의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결국 여야는 노동개혁 관련 법안을 '임시국회에서 합의처리한다'고 합의문을 작성했지만 '임시국회'의 정의를 두고도 해석을 달리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여야가 합의문을 발표한 뒤 '임시국회'의 정의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새정치민주연합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임시국회 시점을 한정하지 않았다"며 노동개혁 법안 관련 논의가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새누리당 유의동 원내대변인인은"합의속도에 따라 12월 임시국회가 될 수도 있고 1월 임시국회가 될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조속하게 처리하기로 합의됐다"며 온도차를 보였다.

여야가 첨예하게 맞섰던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서도 정확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합의문 발표 직후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정부가 누리과정에 최대한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이 6백억원 정도라고 얘기했는데 (필요한 예산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라는 금액이기 때문에 우리당이 합의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었다"며 "정부와 여당은 향후 발생하는 보육대란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의동 원내대변인은 "예산과 관련된 부분은 예결위 간사가 합의가 진행되는 것을 지켜봐달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여야 협상이 5시간 넘게 이어지고 협상과 중단, 협상재개 등 난항을 거듭하면서 고성이 오가는 등 긴장이 감돌기도 했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이 "예산을 넣으면 못 뺀다. 다 맞춰 놨다"며 합의를 압박하는 소리가 협상장 문틈 사이로 새어나왔다.

여당이 노동법 시한을 임시국회로 못박아야한다는 입장고수하면서, 야당 의원들이 이종걸 원내대표 데리고 퇴장하려는 과정에서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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