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첼시 리가 인정한 단 1명, 임영희

'베테라의 품격' 우리은행 임영희가 3일 삼성생명과 홈 경기에서 패스할 곳을 찾고 있다.(춘천=WKBL)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 '검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부천 KEB하나은행 첼시 리(189cm).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1라운드 MVP를 차지했다.


리는 미국엣 대학을 졸업한 뒤 루마니아와 스페인 등 유럽리그를 거쳤다. 할머니가 한국인이지만 흑인 할아버지와 부모의 피를 받은 데다 이런 경험을 보면 리는 사실상 용병급이나 다름없다.

이런 리가 한국 무대에서 인정한 선수가 1명 있었다. 바로 춘천 우리은행 베테랑 포워드 임영희(35 · 178cm)다. 리는 최근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모든 상대 팀과 선수들이 힘들다"면서도 인상이 깊은 선수를 꼽아달라고 하자 임영희를 지목했다. 리는 "정확한 슛을 지녔고, 클러치 능력도 있다"면서 "외국 선수를 능가하는 활약을 펼치더라"고 칭찬했다.

임영희는 1999년 신세계(현 하나은행)에서 데뷔한 16년차 베테랑이다. 하지만 뒤늦게 빛을 본 대기만성형 선수다.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2009-10시즌에야 평균 두 자릿수 득점(11.5점)으로 주전급으로 도약했다. 2012-13시즌에는 평균 15.4점 5.2리바운드 3.3도움으로 우승과 함께 생애 첫 MVP에 오르기도 했다.

MVP 당시 32살이던 임영희는 이미 30대 중반에 들어선 나이에도 꾸준함을 보이고 있다. 이미 팀의 통합 3연패를 이끈 임영희는 올 시즌도 변함없는 기량을 보인다.

▲승부처 값진 미들슛

수치상 기록은 두드러지지 않지만 맏언니로서 선수들을 다독이며 접전 상황에 안점감을 주고 있다.

임영희는 3일 강원도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과 홈 경기에서 00-00 승리를 이끌었다. 2연승을 달린 우리은행은 8승2패, 2위 그룹에 2.5경기 차 앞선 단독 1위를 질주했다.

1쿼터부터 임영희는 소리없이 강했다. 허리가 완전치 않은 양지희(185cm)가 벤치에서 쉬는 사이 우리은행은 1쿼터 한때 6-14까지 뒤졌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이후 이은혜가 던진 행운의 백보드 버저비터 3점슛과 임영희의 득점을 앞세워 18-19로 따라잡은 채 2쿼터를 맞았다.

여세를 몰아 우리은행은 2쿼터 스트릭렌이 7점을 집중시켜 39-34로 전반을 앞섰다. 임영희도 날카로운 커트인 등 3쿼터까지 9점을 넣은 가운데 우리은행은 55-49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4쿼터 삼성생명의 거센 반격에 부딪혔다. 종료 5분32초 전 58-58 동점을 내준 데 이어 60-62로 역전까지 허용했다.

승부처에서 임영희가 나섰다. 임영희는 종료 3분50초 전 상대 진영 왼쪽 사이드에서 정확한 미들슛을 꽂으며 62-62 동점을 만들었다. 만약 놓쳤다면 흐름을 단숨에 내줄 상황에서 승부의 균형을 잡아줬다. 이후 상대 주포 박하나를 끝까지 수비해 슛을 저지해냈다.

64-64 팽팽한 흐름이 이어지던 종료 28.4초 전. 우리은행은 마지막 공격에 나섰다. 임영희로부터 공격을 시작한 우리은행은 종료 3.6초 전 스트릭렌의 버저비터 골밑슛으로 66-64 신승을 거뒀다. 임영희는 11점 3리바운드 2도움을 올리며 스트릭렌(17점 7리바운드), 박혜진(14점 9리바운드 7도움)과 함께 승리의 주역이 됐다.

삼성생명은 막판 스트릭렌에게 공격 리바운드를 뺏긴 게 뼈아팠다. 해리스가 17점 15리바운드, 고아라가 15점을 기록했지만 빛을 잃었다. 4승6패로 4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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