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집회, 차벽이 본질 흐려선 안돼”

집회자유 사전규제 안된다 판단한 법원, 바람직.

- 서울변호사회, 집회 현장 감시단 운영중.
- 상반된 평가의 시위, 법률가의 눈으로 참관.
- 폭력시위, 과잉진압은 극소수 일부. 전체 아냐.
- 시위대와 경찰, 광화문 광장에 대한 인식 달라.
- 경찰은 집회 금지지역으로 판단. 차벽 설치.
- 시위대는 공권력 상징인 차벽 제거에만 집중.
- 살수차 관련 인명 사고, 국가가 사과해야.
- 2차 집회, 양측 모두 ‘평화’를 목표로 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5년 12월 3일 (목)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변환봉 사무총장 (서울지방 변호사회)

◇ 정관용> 내일 모레로 예정된 2차 민중집회. 지금 긴장감이 고조되어 온 상황이었죠. 그런데 방금 법원에서 일단 옥외집회 금지통고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져서 이제 합법적 집회는 열리게는 됐습니다. 그런데 과연 집회의 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데요. 서울지방 변호사회 인권위원회가 지난 11월 14일 1차 집회 당시에 현장감시단을 꾸려서 현장을 직접 보고 느낀 내용들을 보고서로 펴냈네요. 그래서 오늘 서울지방 변호사회 사무총장 변환봉 변호사를 오늘 스튜디오에 초대했습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십시오.

◆ 변환봉> 안녕하세요.

◇ 정관용> 제가 몇 번 소개했는데 이 금지통고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됐다. 이게 무슨 말이에요, 그러니까?

◆ 변환봉> 경찰에서는 이번에 집회 자체도 1차 민중총궐기대회 집행부와 거의 유사하고 그렇기 때문에 폭력적인 집회로 흐를 우려가 있다는 점. 그리고 교통에 상대한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두 가지 사유를 들어서 집회를 이번에 금지통고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 법원은 1차 집회의 주최자와 2차 집회의 주최자가 상당수 겹치고 또 민주노총같이 주력, 가장 중심이 되는 자가 겹치긴 하지만 그 같은 사정만으로는 이번 2차 민중총궐기대회가 폭력적인 집회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라는 점. 그 다음에 두번째로 이번에는 집회의 주최자 측에서 질서유지인 300명 정도를 두고 교통이라든가 여러 가에 있어서 스스로 자정의 노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굳이 집회를 금지를 할 필요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경찰의 집회 금지통고 효력을 정지시키는 결정을 내렸던 것입니다.

◇ 정관용> 그 집행정지신청을 정지시켰다는 얘기는?

◆ 변환봉> 그러니까 이번 관련해서 경찰에서 집회 금지통고라는 행정처분을 했던 것이거든요. 그런데 행정처분을 취소하는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게 되면 보통 1년 정도 길게 걸리는데 그 기간까지 이미 집회가 끝나니까 의미가 없으니까 집행정지신청이라고 해서 그 사건이 끝날 때까지 일단은 일부러 정지시키는 가처분 같은 것입니다.

◇ 정관용> 가처분 신청 비슷한.

◆ 변환봉> 그렇죠. 이번에 가처분을 받았다고 보시면 아마 맞을 겁니다.

◇ 정관용> 그러면 이것도 또 본안소송으로까지 가요?

◆ 변환봉> 본안에서 계속 다투어야죠. 집회 금지통고가 적법했는지 위법했는지 여부를 계속 다투고 되고.

◇ 정관용> 그건 추후에 계속 다투더라도 일단 이번 집회는 하도록 하자. 그런 얘기군요.

◇ 정관용> 어쨌든 법원의 판단으로는 유사한 단체가 주도하는 집회라고 해서 폭력이 된다고 예단하는 것은 안 된다.

◆ 변환봉> 그렇죠.

◇ 정관용> 그런 얘기로군요. 다행입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판단하세요?

◆ 변환봉> 헌법상의 집회결사의 자유라는 것은 우리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중요한 기본권 중의 하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적인 제한이 불가하도록 헌법이 규정하고 있거든요. 문제가 있을 경우에 사후적인 규제는 가능하지만 사전적으로 제재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는데 이번 경찰의 조치 같은 경우에는 지나치게 예단을 가지고 그 집회의 결사의 자유를 사전적으로 제한한 것이 아니냐, 법원은 아마 그 점에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명백한 위험성의 징후가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예단을 가지고 중요한 기본권을 사전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법원이 준엄한 판단을 내리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서울지방 변호사회도 그런 입장이셨죠, 기존에도?

◆ 변환봉> 네, 그렇죠. 저희가 이번에 보고서를 제출하면서도 경찰이 집회 금지통고를 하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어 보인다. 분명히 집회의 자유 중요성을 감안할 때 집시법이라든가 서울시 조례를 근거로 집회 금지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금지통고를 철회를 하고 양측이 조금 더 조율하면서 대화를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하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 정관용> 마침 바라신 대로 된 거예요.

◆ 변환봉> 네, 아주 좋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환영하고요. 서울지방변호사회. 이게 그러니까 서울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들은 다 여기에 소속된 거죠?

◆ 변환봉> 네. 법적으로 서울에서 개업한 모든 변호사들은 반드시 서울지방 변호사회에 가입해야 되는 법정단체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이건 무슨 성향에 따라서 민변 내지는 시변 이런 게 아닌 거죠?

◆ 변환봉> 그렇죠. 그런 단체들 같은 경우는 의무적으로 가입할 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사실 저희가 1차 민중총궐기대회가 끝나고 보름 후에 이번에 보고서가 나오게 됐는데 다양한 성향을 가지신 변호사님들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되기 때문에 그 의견수렴 과정에서 시간이 걸렸고 이번에 보고서를 냈던 것입니다.

◇ 정관용> 보름이나 걸렸어요.

◆ 변환봉> 네.

◇ 정관용> 11월 14일날 현장에 우리 변환봉 변호사도 직접 가셨죠?

◆ 변환봉> 저도 그날 1시부터 밤 11시까지 하루종일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런 현장감시단을 우리 서울지방 변호사회가 꾸려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뭐예요?

◆ 변환봉> 항상 집회가 끝나고 나면 ‘경찰이 과잉진압이 문제였다’, ‘아니다. 시위대의 폭력시위가 문제였다’ 그렇게 상반된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저희 법률가들이 현장을 한 번 참여가 아니라 참관을 해서 냉정하게 상황을 지켜보면서 과연 무엇이 문제였는지 이 상황에서 양측이 어떤 행동을 보였다면 평화로운 집회가 가능했을 것인지 양측에게 한 번 우리가 백서를 만들어서 한 번 제안을 해보자. 그런 취지에서 저희가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 정관용> 이번이 처음입니까?

◆ 변환봉> 저희가 8월에 세월호 500일 추모제 때 처음으로 참석을 했었고 그때 경찰과 주최자 측의 협조를 얻어서 평화로운 집회의 관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 정관용> 8월달 그때는 별 문제 없이 끝났나요?

◆ 변환봉> 네. 그때는 집회가 너무 잘 끝났기 때문에 저희가 양 기관에게 평화로운 집회가 끝난 것에 대한 환영의 뜻을 표했고 아주 사소한 몇 가지 사항에 대해서만 한 번 시정할 점에 대해서 공문을 보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번 건은 양상이 좀 달라졌고, 그러다 보니 보고서 내는 데 보름이나 또 걸렸고.

◆ 변환봉> 네. 그렇죠.

◇ 정관용> 현장감시단을 꾸려서 가게 된 배경을 제가 묻는 질문에 집회가 끝나면 항상 과잉진압이 문제다. 폭력시위가 문제다. 이랬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현장에 직접 참관하고 보고서까지 정리해놓고 보니까. 똑같은 질문 드릴게요. 과잉진압이 문제입니까, 폭력시위가 문제입니까?

◆ 변환봉> 그 질문에 있어서 아마도 이념적인 성향을 전제하신 분들은 결국에 시위대가 법치에 어긋난 행동을 하느냐. 또 다른 쪽에서는 왜 경찰이 과잉진압을 하느냐 하는 문제로 봤었는데 저희가 봤을 때는 결국 폭력시위냐, 과격진압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일부의 문제였습니다. 그러니까 주최 측에서 어떤 의미냐 하면 주최 측에서는 15만 정도가 참석을 했다고 합니다. 1시부터 5시까지 서울 각지에서 진행된 집회는 아주 평화롭게 진행이 됐었거든요. 저도 그 사람들과 같이 집회를 참관하고 행진에 참관했었지만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문제가 발생했던 것은 5시경 광화문 광장 앞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거든요. 그런데 광화문 광장에도 15만명의 모든 인원들이 모였던 것은 아닙니다. 거기에서는 1, 2만 정도가 모여 있었고 그 앞에서 과격행동을 했던 사람은 불과 한 1, 2천명 정도의 극소수의 인원이었거든요. 그 사람들 가지고 그날 15만명의 집회 모든 것이 다 과잉, 폭력시위였다고 하는 것도 문제가 있는 것이고 경찰도 또 살수차를 6대 동원하고 많은 병력을 동원했지만 상당수의 경찰들은 나름대로의 매뉴얼에 따라서 그 시위를 관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몇몇 경찰이라든가 한두 대의 살수차에서 조금 과도한 진압이 보였고 분명 매뉴얼에 반하는 진압행위가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일부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었는데 이것을 어느 한쪽의 문제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개별 사건의 현장에 있어서 어떤 사람들이 어떤 실수를 했는지 어떤 점이 시정되어야 하는지 지적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시위대도 일부는 폭력시위를 했고.

◆ 변환봉> 그건 분명히 맞습니다.

◇ 정관용> 경찰도 일부는 과잉진압을 했다. 이건 둘 다 팩트다.

◆ 변환봉> 그렇죠.

◇ 정관용> 그러나 경찰 전체가 그런 것도 아니고 시위대 전체가 그런 것도 아니다.

◆ 변환봉> 그렇죠. 5시경부터 광화문 광장에 시위대가 몰렸을 때 일단은 시위대의 무리들은 차벽 앞에 도착하자마자 사전에 준비한 밧줄을 가지고 경찰 차량에 노끈을 묶고 차량을 당기는 것을 봤습니다. 그러니까 경찰 측이 사전에, 물론 차벽이 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은 그렇게 했다고 얘기를 하지만 그 사람들은 이미 사전에 어떤 여러 가지 위험한 물건이라든가 노끈을 준비해서 행동을 실행에 바로 옮겼거든요. 대부분의 시위 참가자들은 저 뒤에서 평화로운 집회를 진행하고 있는 와중에. 그것은 분명히 일부 시위 무리들은 처음부터 차벽을 제거하겠다거나 물리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차벽을 안 치면 안 되냐. 차벽이 없으면 그런 폭력적 양상도 없을 것이다. 이런 주장을 또 시위대는 하지 않습니까? 차벽은 왜 치게 됐던 거죠?

◆ 변환봉> 그런데 근원적인 문제로 올라가게 되면 당초 경찰은 서울광장이나 서울역 광장, 대학로 같은 곳의 집회에서는 모두 허가를 했었습니다. 다만 광화문 광장에서의 집회는 금지를 통보했거든요.

◇ 정관용> 거기만 유독 금지했어요?

◆ 변환봉> 왜냐하면 그 경찰의 설명을 들어보면 일단은 집시법과 서울시 조례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서울시 조례에 의하면 서울특별시 광화문 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를 보면 광화문 광장 같은 경우에는 시민의 여가선용과 문화생활을 위해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광화문 광장에서는 서울시 조례에 의할 때 집회가 금지되어 있거든요.

◇ 정관용> 맞아요. 그래서 세월호 집회 같은 것도 문화행사 형식으로 하죠?

◆ 변환봉> 그렇죠. 세월호 500일 추모제도 문화공연으로 신청했기 때문에 받아들여졌던 것이었고 이에 반해서 서울역 광장 같은 류는 집회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단순히 법적인 형식논리에만 따른다면 그러니까 법이 옳고 그르냐를 떠나서 형식논리만 우리가 생각을 해볼 때 허가된 서울광장, 광화문 광장에 비해서 결코 좁은 것도 아니고 접근성이나 개방성이 떨어지는 곳이 아닙니다.

◇ 정관용> 시청 앞 서울광장.

◆ 변환봉> 그렇죠. 그러면 거기에서 집회를 했다면 충분히 가능했을 텐데 왜 굳이 금지된 광화문 광장까지 오려고 했느냐. 경찰은 당연히 금지통고를 했었기 때문에 그것을 막기 위해 차벽을 설치했다는 형식논리가 가능하긴 합니다. 물론 그 논리에서는 반박도 가능한 것이 헌법상의 집회결사의 자유는 정말 중요한 자유인데 그것을 법률도 아닌 조례에 근거해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느냐라는 근본적인 문제는 분명히 가능합니다.

◇ 정관용> 시위대는 그런 근본적인 문제와 함께 광화문 광장이 당연히 갈 수 있는 곳이다라고.

◆ 변환봉> 갈 수 있기 때문에 간다고 하는 것인데 경찰은 형식논리에 따라서 집회가 금지된 곳이기 때문에 우리는 막기 위해서 차벽을 설치했다라는 형식논리가.

◇ 정관용> 그럼 당장 거기부터 부딪히는 거군요?

◆ 변환봉>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만약 그 광화문 광장을 불허했다손 치더라도 꼭 차벽으로 막아야 합니까?

◆ 변환봉> 광화문 광장을 불허했다면 이것도 역시 형식논리의 연장이라고 볼 수가 있겠는데 경찰행정의 목적에 있어서는 차벽이라는 것은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또 그 당시 시위대의 구호 자체가 물론 이념적인 거라고는 하지만 추상적인 것이라고는 하지만 ‘모이자 광화문으로, 가자 청와대로’라는 구호였거든요.

◇ 정관용> 청와대.

◆ 변환봉> 그렇게 본다면 결국 경찰의 입장에서는 광화문에 모여서 청와대까지 가는 것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찰행정 쪽으로는 분명히 금지된 집회였고 또 청와대까지 진경을 막기 위해서는 차벽을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라는 것이 이런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게 쟁점이 되고 나서 많은 곳에서 선진국의 예를 많이 들잖아요. 선진국의 시위는 경찰 쪽 주장에 의하면 폴리스라인만 넘어오면 아주 가차 없이 진압을 한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반대로 또 시위를 주최하는 측에서는 선진국은 폴리스라인을 최대한 집회를 허용하는 선에서 치고 거기에 약속된 것은 사람들이 안 넘어간다. 그런데 우리는 폴리스라인이 차벽으로 떡 막으니까 이게 오히려 폭력을 자극한다, 이렇게 맞서잖아요. 그 대목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변환봉> 그 대목은 양측 다 가능한 설명이긴 한데 사실 선진국 예를 들자면 선진국에서는 대신에 한 발짝도 넘어가게 되면 그 사람이 국회의원이건 뭐건 상관없이 강력한 응징을 하게 되죠.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시위대 쪽에서는 차벽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넘어뜨려가겠다. 그것도 바람직하진 않거든요. 저희 서울지방 변호사회 보고서에 보게 되면 결국 이번 집회 자체는 ‘차벽에서 시작해서 차벽으로 끝난 것이 아니냐’라는 문제점을 지적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 말이 어떤 부분이냐 하면 사실 집회의 자유라는 것은 집단적인 의사표현의 자유를 말하는 것인데 어느 순간에 보니까 시위대 중의 일부는 그 차벽으로 상징되는 권위를 무너뜨리는 것에만 혈안이 돼 있고 경찰 같은 경우에는 차벽으로 상징되는 공권력의 권위를 지키는 것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집회의 자유의 본질은 간 데 없고 오로지 차벽을 무너뜨리느냐, 지키느냐 그 문제만 남았던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그건 서로 양측에서 그것을 얘기할 것이 아니라 서로 집회에 있어서 어느 정도 서로 약속을 하고 룰을 지켜야 되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런데 보고서에 그 문장이 ‘차벽에서 시작해서 차벽으로 끝났다. 본질은 사라졌다’라는 문장이 있다면 그러면 차벽이 문제이니까 차벽만 없으면 되는 것 아니에요?

◆ 변환봉> 그런데 경찰 쪽에서는 보게 되면.

◇ 정관용> 불가피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 변환봉> 왜 어떤 측면이냐면 저희가 이번 집회 감시를 준비하면서도 경찰 쪽과 주최자 측 모두 사전에 공문을 보내고 사전에 저희가 어떤 옷을 입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 계속 조율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경찰 쪽 설명을 들어보게 되면 이미 사전에 저쪽에서는 노끈이나 여러 가지 위험한 물건을 준비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있다. 그러면 그 물건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차벽을 설치하지 않고 그냥 경찰병력만 세워놓게 되면 얼마나 많은 인원들이 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야말로 청와대까지 그냥 뚫릴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러면 결국 차벽을 설치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겠느냐라는 얘기를 하거든요.

◇ 정관용> 그런데 그것도 위험한 물건이라는 게 아마 노끈이라고 그러신 게 밧줄일 거예요. 그건 시위대 주장은 차벽을 할 게 뻔하니까 자기들은 밧줄을 준비했다고도 하거든요. 차벽이 없으면 밧줄을 준비할 이유도 없는 건데.

◆ 변환봉> 그건 서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걸 가지고 뭐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결국 차벽으로 시작해서 차벽으로 끝났다는 것이지, 그것이 서로 너희들이 먼저 위험한 물건을 준비했으니까 우리가 차벽을 세운다. 그쪽에서 차벽을 세우니까 우리가 위험한 물건을 준비한다. 그런 개념은 아닌 것 같고. 양측이 서로 강대강으로 차벽을 사이에 둔 실력행사를 염두에 두고 처음부터 시작했다는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전제에서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그 전제에 있어서 시위대, 대부분 15만명의 대부분의 시위대는 그 자신들의 의사를 말하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었던 것이지 그 소수 1, 2천명처럼 차벽에 집착하진 않거든요. 그것은 차벽에 집착함으로써 권위에 항거하고자 하는 그것을 무너뜨리려는 그 일부가 문제였던 것이지, 14만명의 평범한 시위대의 문제는 아니었다는 것을 지적해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 설명까지는 충분히 잘 들었습니다마는 그럼 이렇게 질문을 드려볼게요. 서울지방 변호사회가 2차 집회를 앞두고 경찰에게도 시위대에게도 이런 저런 권고를 하잖아요. 경찰에 권고하시는 사항에 차벽에 대해서는 뭐가 들어 있습니까? 차벽설치를 하는 게 좋겠다, 안 하는 게 좋겠다 하는 이런 권고가 있나요?

◆ 변환봉> 그 부분에 대해서는 넣지를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희도 다양한 의견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저희는 집회 금지통고를 철회하고 양측이 서로 소통을 해서 어느 정도의 집회를 할 것인지 서로 룰을 먼저 정하는 것이 우선이지 않겠느냐. 집회주최자 측에서 정말 평화로운 집회를 예정하고 그야말로 얘기하는 것처럼 꽃을 들고 집회를 하겠다고 한다면 차벽은 전혀 문제를 삼을 수 없겠죠.

◇ 정관용> 차벽 할 필요가 없겠죠.

◆ 변환봉> 당연히 할 필요가 없는 건데 그런 룰이 되지 않다 보니까 그 상황에서 저희가 경찰한테 차벽을 치지 말라고 권고하는 것은 조금 위험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결정적인 대목에서는 사실 서울지방 변호사회도 뭐라고 딱 부러지게 결론내기가 어렵군요.

◆ 변환봉> 그렇죠. 저희도 다양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 회원들이 있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주는 것은...

◇ 정관용> 다만 핵심은 집회 불허, 이런 건 하지마라. 그렇죠?

◆ 변환봉> 그렇죠.

◇ 정관용> 그 다음 허가가 됐다면 양측이 소통해라, 그거인 거군요.

◆ 변환봉> 그렇죠.

◇ 정관용> 그동안에 소통이 없었으니까.

◆ 변환봉> 그렇죠. 그동안 서로 그냥 알음알음 정보를 통해서 상대방이 뭘 준비하니까 우리는 뭘 더 준비하자. 그런 식으로 하는 건 온전한 집회관리의 측면이 아니라는 것이죠. 1

◇ 정관용> 살수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살수차 때문에 지금 중상을 입고 여전히 사경을 헤매는 분까지 있는데.

◆ 변환봉> 국가의 공권력은 엄정하고 공정하게 행사되어야 합니다. 그 의미가 뭐냐 하면 일반 개인 사이에서는 실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공권력은 엄정하고 공정해야 하기 때문에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 경찰 측의 항변을 들어보면 살수차 모니터를 보다 보니까 사람이 점으로 보이기 때문에 안 보이는 사각지대가 있다. 그래서 실수를 했던 것 같은데 물리적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개인사회에서 가능한 항변입니다. 만약에 그런 사각이 존재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면 별도의 모니터를 달아서 감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가가 할 이야기지, 국가가 ‘우리가 감시할 수 없었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하는 건 국가가 할 얘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살수차 6대 중에서 1대가 실수를 해서 그런 상황이 벌어졌는데 그것은 국가가 잘못한 것이고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아까 살수차 가운데 일부는 위법하게 과잉 진압하는 것을 보셨다고 하셨잖아요.

◆ 변환봉> 그렇죠. 저희가 한대 같은 경우는 우선 직사사격, 특정인을 겨냥해서 살수차 물을 뿌린 것을 봤었고 또 한 가지 경우는 정말 납득하기가 곤란했었는데 한 사람이 쓰러져서 구급차에 실으려고 하는 과정에서 계속 구급차에까지 살수를 하다 보니까 구급차 안으로 물이 들어가더라고요.

◇ 정관용> 구급차를 향해서 쐈어요?

◆ 변환봉> 네. 구급차를 쏘니까 구급차 문이 열리는 순간 구급차 안으로 물이 들어가는 것을 보고 이건 조금 지나치게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정관용> 또 이건 개인 간의 일이 아니고 국가가 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이건 명백한 잘못이다?

◆ 변환봉> 네.

◇ 정관용> 또 복면금지법 얘기도 막 나오는데 현장에 우리 변 변호사께서는 복면 안 하고 가셨겠죠?

◆ 변환봉> 저는 복면을 안 하고 갔는데 살수차가 워낙 캡사이신이 강하기 때문에 마스크를 안 하면 견딜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마스크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정관용> 마스크를?

◆ 변환봉> 네.

◇ 정관용> 어쩔 수 없이 했어요?

◆ 변환봉> 저는 어쩔 수 없이 했죠, 시위 중간에.

◇ 정관용> 복면금지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변환봉> 복면금지법 같은 경우는 과도한 제한이긴 하지만 거기에 대해서도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어느 정도 필요성은 인정될 수 있다고 보지만 변호사회 입장에서 그걸 밝히는 것은 바람직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 정관용> 변호사회는 입장을 아직...

◆ 변환봉> 네, 거기에 대해서는...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어느 정도 필요성은 인정될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봅니다.

◇ 정관용> 정말 철저히 중립이시다 보니까 결국은 양비론이 되는 군요?

◆ 변환봉> 그렇죠. 그런데 저희가 할 수 있는 것도 오히려 양비론 입장에서 양측한테 서로 자제할 점, 문제가 되는 점을 지적해서 결국 만나게 하는 것이지 저희가 심판관은 아니기 때문에 결국에는 양측한테 권고하는 것이 저희의 노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 정관용> 마지막으로 내일 모레를 향해서 종합해 봅시다. 경찰한테 권고하실 사안은 우선 집회 불허하지마라 했는데 이건 강제로 법원이 명령을 했어요. 그 다음에 뭘 권고하시겠어요, 경찰 측에는?

◆ 변환봉>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어차피 서울광장의 집회와 행진루트가 모두 다 허가가 돼 있기 때문에 그리고 또 집회 측에서도 질서유지에 300명을 동원해서 교통통제에 협조한다고 하니까 경찰도 그 사람들과 같이 집회의 안정적인 관리를 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 되는 거겠죠. 경찰은 최대한 사전에 신고된 행사대로 집회와 행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일 것이라고 보이고.

◇ 정관용> 이 정도 상황이면 차벽 안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 변환봉> 아마 집회주최자 측이 광화문에 굳이 진입할 의도가 없다고 한다면 차벽을 설치하지는 않겠죠. 그리고 집회주최자들도 그래야 한다고 봅니다. 이제는 국민적인 관심사가 집중되고 여러 사람이 보는 상황에서 굳이 문제의 소지를 만들기보다는 사전에 신고된 대로 평화로운 집회를 하면서 집단적인 의사의 표현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정관용> 지금 집회의 주최 측뿐만 아니라 조계사 또 목사님들, 신부님들 다 현장에 가서 꽃을 들고 본인들이 질서 유지하겠다,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심지어 국가인권위원회도 인권지킴이단을 파견한다고 지금 되어 있고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가서 감시하면 일부 폭력적 시위로 끌어가고자 하는 분들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분이 제어될 수 있지 않을까요?

◆ 변환봉> 상당히 공감을 합니다. 그런데 사실 결과적으로는 집회주최자의 의지의 문제라고 보이는데 제가 한 가지 약간 아쉬웠던 점 중의 하나는 오히려 집회의 주최자 측은 평화로운 집회의 관리를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데 그날 광화문 집회 같은 경우는 오히려 집회의 주최자 측의 한 분이 마이크를 들고 ‘어디어디 몇 명이 좀 더 가서 밧줄을 당기십시오. 어디가 좀 더 차를 당기십시오. 어디 앞으로 나오십시오’라고 지시를 하더라고요. 그건 집회주최자가 할 일이 아니거든요. 오히려 집회주최자 측도 평화로운 집회의 관리에 좀 신경을 써야할 것 같고 그다음에 종교인이라든가 국가인권위원회 또 서울지방 변호사회 등 제3의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중재노력을 해서 이번에 집회가 평화롭게 되기를 바랍니다.

◇ 정관용> 토요일날도 가실 겁니까, 현장에?

◆ 변환봉> 지금 여러 기관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정되어 있는데 저희도 내부적으로 논의를 해서 그 기관들과 어떻게 연대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가보셔야죠, 현장 속으로. 집회주최 측은 목표가 평화로운 집회관리가 되어야 하고 경찰 측은 목표가 평화로운 집회의 안정적 관리여야 하고.

◆ 변환봉> 그렇죠.

◇ 정관용> 둘이 목표가 같아요, 사실. 그러면 경찰과 집회주최 측이 한 목표를 향해서 팀을 짜서 행동하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 변환봉> 그렇죠. 그런데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양측이 강대강, 서로 우리의 힘을 보여주자라는 것이 문제였기 때문에 문제가 됐던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법원의 판단을 계기로 해서라도 이제라도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같이 가는 그런 모습을 좀 보고 싶네요.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 변환봉> 감사합니다.

◇ 정관용> 서울지방 변호사회 변환봉 사무총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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