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우울한 삼성'…퇴직하고 승진 줄이고

2016년 임원승진자 294명, 전성기 보다 40%↓

삼성 서초동 사옥 (사진=자료사진)
삼성그룹 사람들이 요즘 인사 몸살을 앓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와 스마트폰 사업 부진의 여파로 동료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빼고 예년 같으면 승진대열에 동참했을 임직원들이 승진에서 탈락하는 등 감원한파가 몰아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올해 실적평가자료를 토대로 지난 1일 사장단 승진인사를 실시했고 4일 상무이상 임원인사까지 단행했다. 2016년을 대비하는 올해 인사의 키워드는 '인력감축'이었다.


사장 승진인사에서는 총 7명이 승진대상에 올라 지난해의 4명보다 많이 늘어났지만 워낙 숫자가 적어 큰 의미가 없는 반면, 상무와 전무, 부사장 인사에서는 삼성그룹 인사의 인력감축 기조가 확연히 드러났다.

삼성그룹이 4일 발표한 임원인사안을 보면, 부사장 29명, 전무 68명, 상무 197명 등 총 294명이 승진해 지난해 353명이 승진한 것과 비교할 때 승진자 숫자가 17%가량 줄었고 그룹 실적이 최전성기였던 2013년 485명보다는 40%나 줄었다.

(사진=자료사진)
삼성은 2013년을 정점으로 이후 매년 승진자 숫자를 줄이고 있는데, 내년 스마트폰 등 전자실적전망까지 어두워 당분간 이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강한 만큼 임직원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그나마 승진이 줄어든 것은 직장을 잃어버리고 허허벌판으로 나앉게 되는 경우와 비교하면 다행에 속한다.

2016년 인사발령이 시작된 12월 1일을 전후로 그룹 계열사별로 퇴직자가 속출하자 사내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일부 임직원들은 이달초까지는 인사 향방을 몰라 약속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등 갈피를 못잡더니 인사가 본격화된 지금은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데 안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동료들이 떠나는 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봐야 하는 힘겨운 처지다.

그룹 조직개편이 남아 있어 아직 정확한 퇴직자 숫자가 집계되지 않았지만 벌써 수백명의 임직원이 삼성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한 직원은 4일 "인사라는게 희비가 공존하는 거니 어쩌겠느냐"면서도 "빨리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주 쯤으로 예상되는 그룹 조직개편이 가시화되면 이에따른 인력재배치와 맞물려 추가 감원이 이뤄질 가능성도 남아 있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 주요계열사 내부 분위기는 바늘방석과 다름없다.

삼성그룹은 2016년 조직개편에서 미래전략실 조직 가운데 전략1,2팀을 통폐합하고 이건희 회장 일정을 담당하는 비서팀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장기적으로 그룹을 미전실 중심체제에서 지주회사 중심체제로 전환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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