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安혁신안 수용…비주류 탈당 차단 고육책

안철수 측 "9월 제안할 땐 거부하더니…" 진정성 의심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현안과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안철수 의원이 제기한 10개 혁신 실천 방안을 전격 수용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문 대표는 단순한 선언에 그친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당헌.당규에 담도록 최재성 총무본부장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이는 그동안 보였던 입장에서 크게 선회한 것이다.

안 의원이 내세운 혁신 원칙 중 하나인 '낡은진보 청산'에 대해 문 대표는 "형용 모순"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문 대표 주변에서도 "안 의원 제안은 이미 상당부분 기존 혁식안에 포함됐다", "안 의원 제안이 추상적이어서 구체화하기가 어렵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면서 안 의원의 혁신 주장에 대해 당 주도권을 잡기 위한 행보로만 간주했다.

갑자기 기류가 크게 바뀐 데에는 전날 문 대표의 '마이웨이' 선언 이후 당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것과 무관치 않다.

벌써부터 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에서 현역 의원 평가에 착수하는 다음주 월요일(7일)을 전후로 비주류의 탈당이 가시화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안 의원도 문 대표와 결별하고 탈당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할수 있다는 전망이 주변으로부터 나왔다.

이에 따라 문 대표의 입장 변화는 안 대표를 중심으로한 원심력을 차단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읽힌다.

당 혁신을 가장 큰 명분으로 삼았던 안 의원의 추가 움직임에 힘을 빼겠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안 의원의 입장에서는 문 대표가 자신의 혁신안을 모두 받아주면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도 나온다.

안 의원의 문제 제기를 사실상 문 대표가 인정했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문 대표가 안 대표를 직접 껴안은 것은 아니지만 안 의원이 주장했던 내용을 거의 다 수용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안 의원이 거부했던 인재영입위원장도 직접 맡아 새피 수혈을 직접 챙기기로 했다. 이 점도 궁극적인 당 혁신은 인적쇄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안 의원의 입장과 궤를 같이 한다.

하지만 안 의원이 바로 문 대표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지는 미지수다. 안 대표 측은 "실제 혁신안이 어떻게 실천될지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았다"며 "내용을 보고 혁신 실천에 대한 요구를 다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측근도 "지난 9월, 10월에 제안했을 때는 반응이 없더니 지금에 와서 수용한다고 안 의원의 입장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전히 진정성이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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