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 엄마들로부터 요즘 유치원 입학 경쟁률이 높다는 말을 듣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근 유치원 7곳에 원서를 낸 홍씨.
하지만 그 혹시나 하는 불안감은 현실이 됐다.
홍씨는 "7곳 모두 떨어졌을 뿐아니라 대기 순위에도 들지 못했다"며 "신도시고, 동탄은 출산율이 전국에서 1위라던데, 강남도 아니고 유치원이 없어 못 보내게 될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고 기막힌 심경을 토로했다.
홍씨는 어쩔 수 없이 인접해 있는 용인, 수원, 오산의 유치원들도 알아봤지만 '도미노 효과'로 여의치 않았다.
결국 홍씨는 일반 유치원에 보내는 것을 포기하고, 정부 지원이 되지 않아 비용이 한 달에 3배 가까이 비싼 사설 놀이학교 쪽으로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동탄2신도시에서 홍씨의 자녀와 같은 처지에 놓인 아이들이 1천여 명에 달한다.
5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동탄2신도시의 취원 대상 원아 수는 3천100명(12월1일 기준)인데 비해 올해 유치원 입학 정원수는 2천200여명 뿐이다.
동탄2신도시내에는 단설 11곳, 병설 30곳, 사립 27곳이 설립 인가가 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설립 완료된 유치원은 단설 3곳, 병설 8곳, 사립 3곳 등 14곳이 전부다.
이처럼 턱없이 부족한 유치원 수 탓에 입학 경쟁률은 상상을 초월했다.
최근 모집 추첨을 진행한 A단설유치원에서는 만 4세 원 2명 모집에 187명이 지원해 9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동탄2신도시내에서 사립유치원을 제외한 국공립 유치원의 올해 원아 모집 현황을 보면 만3세가 336명 모집에 4,545명이 지원해 13.53대 1을 기록했고, 만 4세는 91명 모집에 1,832명이 몰려 20.13대 1, 만 5세는 111명 모집에 1,409명이 지원 12.69대 1로 조사됐다.
문제는 당분간은 이같은 유치원 입학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것.
동탄2신도시내 내년도 유치원 설립계획에 따라 공립 병·단설유치원 3곳과 사립유치원 3곳이 모두 개원한다 해도 정원수가 1천명 정도밖에 안되, 추가로 입주하는 유아들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동탄1신도시나 인근 수원 등지에서 공립유치원에 탈락한 아이들까지 동탄 2신도시 공립유치원에 지원하면서 경쟁률에 더욱 불을 붙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이 뒤늦게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국공립유치원 한 곳을 증설하는 데만 최소 3년이 걸리고, 사립유치원 개원도 비싼 땅값 탓에 더딘 상황에서 뾰족한 수가 없는 처지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생각보다 많은 3~5세 원아가 동탄2신도시에 입주를 하긴 했지만, 중복지원으로 경쟁률이 급격히 높아진 면도 있다"며 "입주 추이를 지켜보면서 애초에 계획된 유치원들이 원활하게 개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