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 2차 민중총궐기가 평화적으로 끝난 뒤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 도법 스님과 정웅기 대변인은 한 위원장과 만나 거취를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날 조계사에는 경찰관 700여명이 투입돼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다.
주차장으로 향하는 입구에는 경찰관들이 경광봉을 흔들며 차량을 정차시킨 후 트렁크를 열어보는 등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사복을 입은 경찰관도 사찰 주변을 순찰하며 수시로 무전상황을 주고받고 있다.
전날 0시부터는 조계사 소속 스님과 종무원(직원)을 제외한 남성들은 출입증 없이는 통행할 수 없다.
한때 조계사 신도회의 일부 회원들이 한 위원장을 강제로 끌어내기 위해 조계사로 모이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조계사에는 긴장감이 고조됐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은 한 위원장이 지난달 14일 '1차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폭력시위를 장기간 계획하고 주도했다며, '소요죄'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소요죄는 '공안(公安)을 해하는 죄' 중 하나로, '다중이 집합해 폭행, 협박 또는 손괴의 행위를 한 자'를 처벌하도록 하는 형법이다.
이 죄가 적용되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사법기관이 시위에 소요죄를 적용하는 사례는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한 위원장 거취에 대해 "아직 최종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며 "6일까지는 조계사에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도회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약속을 한 만큼 6일까지 나가야 한다"며 "약속을 지켜줄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안 나올 경우를 대비해 따로 논의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