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비주류, '文 압박' 거세져…'조국 안(案)' 돌파구될까

安측 관계자 "문 대표 2선 후퇴시 탈당 언급 어려울 것"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탈당까지 시사하며 혁신전대(전당대회) 재고를 요청하는 내용의 최후통첩을 날린 가운데, 문재인 대표에 대한 당내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는 모양새다.

서울대 조국 교수나 당 중진모임 등 당내세력이 중재안을 제시하며 분주한 가운데, 과연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우선 문 대표의 사퇴를 일관되게 주장해 온 당 비주류는 안 전 대표의 기자회견 이후 계속해서 문 대표를 압박하며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주부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해 온 비주류 주승용 의원이 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히면서 물꼬를 텄다.

주 의원은 작심한 듯 문 대표를 정면 비판했다.

그는 "대표는 국민과 당원이 요구하는 혁신을 하지 않고 오히려 패권 정치만 강화하고 있다. 당을 살리기 위한 통합에 나서지 않고 당을 분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오영식 의원도 문 대표의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 제안에 반기를 들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비주류인 이종걸 원내대표 역시 최고위원회의에 나오지 않고 있다.


민집모(민주당집권을위한모임) 등 비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야권 대통합을 위한 구당모임'은 이날 첫 회의를 갖고, 문 대표가 혁신전대를 수용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종걸 원내대표(가운데)와 정청래 최고위원이(우측)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새정치연합 내 비주류 의원들의 순차적 당직사퇴설이 돌기도 했다.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당내 전체의 문제, 생각이 다른 집단들 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 분들과 함께 논의해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비주류 의원들이 다양한 방법을 통해 문 대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것이다. 주요 당직자들의 당직사퇴나 당무거부는 문 대표의 리더십에 눈에 보이는 상처를 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문 대표는 여전히 고심하는 모양새다.

혁신전대 재고를 요청한 안 전 대표가 더 이상의 요청은 없다며 칩거에 들어간 상태인데다, 당내 중진모임 등이 화합 방안을 모색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제3의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이날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문안박 연대 제안은 저로서는 자존심을 버리고 대표 권한을 던진 것이었다"면서 당권유지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는 "전당대회가 저나 안 전 대표가 동의한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저는 마지막까지 협력 체제를 하고 또 공동선대위 체제에서 당에 협력할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와 안 전 대표의 '치킨게임'이 계속되는 가운데 구체적인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당내 중진 모임은 문 대표와 안 전 대표의 혁신안이 추진되는 것을 전제로 문 대표가 2선 후퇴한 뒤 당내 추대를 통해 비대위를 꾸리자는 중재안을 낸 상태다.

일견 제시되는 여러 안들의 저변에 문 대표 2선후퇴란 공통분모가 자리잡고 있어 문 대표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물론 "문 대표가 없어서도 안된다"는 인식도 공존하며 깊이 깔려있다.

조국 서울대 교수 (사진=윤창원 기자)
이날 문 대표와의 만남을 조율했던 비주류 이종걸 원내대표는 "문 대표가 사퇴하면 주류에서 걱정하는 것처럼 비대위원장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하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표가 물러나면 순위에 따라 각 최고위원들이 대표 대행을 맡고, 만일 지도부가 모두 사퇴하게 되면 원내대표가 대표직 대행을 맡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대 조국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헌당규화한 혁신제도 실천, 안철수표 10대 혁신안 당헌당규화 및 실천을 전제로 하여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길 바란다"고 조언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 대표가 주도한 당 혁신위에서 혁신위원으로 활동하며 혁신안을 만든 조 교수가 제시한 대안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이 비대위에 문재인과 안철수는 1/N로 합류하고, 비대위장은 두 사람이 아닌 사람으로 임명한다. 현행 최고위원회는 권한을 비대위에 위임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가 무력화를 우려한 기존 혁신안과 안 의원이 요구한 10대 혁신안을 모두 받아들이고 두 사람이 2선으로 후퇴하라는 뜻이다.

이에 대해 문 대표 측 관계자는 "조국 교수의 제안이라고 다 맞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좀 두고 보자"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또다른 관계자는 "문 대표 역시 대결이 아닌 화합을 강조하고 있지 않나. 당의 컨센서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 전 대표가 (조국 교수 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도 중요할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 두기도 했다.

한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조국 교수 안이 받아들여진다면) 문 대표가 자연스럽게 2선으로 후퇴하면서 총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묘안을 찾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문 대표가 2선 후퇴를 하면 안 전 대표로서는 탈당을 이야기하기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면서 "여러가지 안을 두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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