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결선투표제' 놓고 '공천전쟁' 격화

親朴 VS 非朴, 지도부 회의서 공개 설전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 자료사진. (왼쪽부터)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 김무성 대표, 이재오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
새누리당이 공천특별기구 구성과 결선투표제 도입을 계기로 ‘공천 내분’ 기류 속으로 접어든 가운데, 9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공개 논박이 벌어졌다.

결선투표제 제도 자체에 대한 반발이 제기되면서 최종 실시 여부를 최고위원회의가 아닌 의원총회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고위는 친박계가, 의총은 비박계가 각각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회의체 논쟁’은 계파 간 공천권 투쟁의 성격을 띠고 있다.

또 결선투표제에 동조하는 입장이라고 하더라도 실시 요건을 ‘과반 이상 격차’로 하자는 친박과 ‘오차범위 내 접전’에 국한시키자는 비박이 룰(rule)의 디테일 측면에서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공천전쟁'이 서서히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재오 “결선투표 본선 경쟁력 약화” VS 이인제 “과반 안 넘을 때 결선투표해야”

비박계의 요구사항은 5선의 이재오 의원이 대변했다.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중심이 된 최고위원회의가 공천 괴정에 결선투표를 도입키로 합의한 것에 제동을 걸었다.

이 의원은 “결선투표는 본선 경쟁력을 현저히 약화시킨다”며 결선투표에 도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특히 수도권에서 당내 경선에서 뽑았는데 결선에서 뒤집히면 뒤집힌 후보가 (당선된 후보를) 본선에서 지원하겠느냐”고 반문한 뒤 "틀림없이 '야합이 있어 떨어졌다' 등 불건전한 예를 들어 당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당헌·당규에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결선투표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또 현행 당헌·당규에서 ‘50:50’으로 규정된 ‘당원:일반국민’ 경선 참여 비율과 관련 “원내위원장(현역의원)이 당원 대다수를 관리하고 있는데, 당원의 경선 참여 비율을 줄여주는 것이 신인 진입장벽을 줄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요약하자면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비박계의 주장대로 일반국민의 참여 비율을 높여 ‘상향식 국민공천’ 취지를 살려야 하며, 결선투표제는 본선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실시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결선투표를 결정한 최고위를 겨냥해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의원총회가 있기 때문에 의원총회에서 도입을 결정하고 그 내용을 특위에 넘겨야 한다”고 절차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의총에서 공천 룰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것은 비박계의 공통된 요구사항이다.

친박계의 입장은 이인제 최고위원이 대변했다.

이 최고위원은 “결선투표제는 당헌·당규와 아무 상관이 없다”며 “1차 경선에서 1등한 사람이 50%를 넘지 못하면 그 사람과 차점자 둘을 놓고 후보를 뽑기 위한 결선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선투표제의 장점에 대해 “레이스가 핵심”이라고 요약했다. 경선 레이스에서 자신의 정책을 알릴기회를 많이 줘야 정치 신인들에게 유리하고 공정한 경선이라는 설명이다.

현역의원을 ‘기득권자’라고 표현하며 5~6명의 정치신인 표가 분열되는 경선은 공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최고위원의 발언이 끝나자 김을동 최고위원은 “과연 우리나라 전국 지역구에 지지율 50%를 넘는 곳이 몇 군데나 있겠느냐”며 “전국에서 결선투표를 하게 되면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 김무성 애매한 태도 “최고위서 결정, 의총서도 의견수렴 필요”

김무성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결선투표제에 대한 논쟁에 대해 “사람이 다르니 다른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원칙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어 “(공천 룰의) 기조와 원칙은 최고위에서 합의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특별기구에서 논의해야 하고 의총에서 의견수렴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천 룰을 확정짓는 최종 회의체를 어느 곳에서 할지 규정치 않은 발언으로, 친박과 비박이 부딪히고 있는 사안에 대해 애매한 태도를 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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