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선진화법 개정, 선거구 획정 15일까지"

대국민 담화문 발표…획정안 미합의시 '직권상정' 할 듯

정의화 국회의장 (사진=윤창원 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이 10일 이른바 ‘국회선진화법(국회법)’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의장은 또 “오는 15일까지 내년 총선 선거구획정이 완료돼야 한다”며 다시 시한을 설정했다. 여야가 또 다시 시한을 경우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통해 획정 법안이 본회의에 부의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 의장은 이날 발표한 대국민담화문에서 “소위 ‘국회선진화법’이 높은 수준의 타협과 합의보다는 낮은 수준의 ‘거래’를 촉진하는 작용을 하고 있다”며 국회선진화법의 역기능을 비판했다.

그는 “국회선진화법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국회개혁자문위원회의 의견으로 제안한 ‘무쟁점 법안 신속처리 제도’ 등 국회 개혁법은 외면당하고 있다”며 “하루 빨리 국회선진화법의 보완을 서두르고 예측 가능한 국회, 효율적 국회 운영을 위한 개혁방안들을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은 정 의장의 평소 소신으로 알려졌다. 18대 국회 종료 직전 개정된 국회법은 쟁점 법안에 대한 ‘5분의 3’ 찬성 조항 때문에 “‘과반 찬성’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어겼다”는 반론에 부딪혀 있다.

국회선진화법 ‘개정’ 주장은 지난 9일 종료된 ‘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주요 쟁점 법안들을 합의 처리하지 못한 채 끝나 비판론이 제기되는 시점에서 제기됐다.

정 의장은 이날부터 시작된 임시국회를 거론하며 ‘노동개혁 관련 법안’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안’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사회적경제 기본법’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법’ 등을 반드시 처리해야 할 법안들로 열거했다.

이들 대부분은 박근혜 대통령 등 여권이 처리를 주장하고 있는 법안들이다.

한편 정 의장은 공전을 거듭 중인 여야의 선거구 획정 협상에 대해서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15일 이전에 반드시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시한을 못 박았다. 당초 시한이었던 지난 9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재차 시한을 정한 것이다.

정 의장은 “여야 지도부는 오늘부터 당장 밤을 새워서라도 머리를 맞대고 기준을 마련해서 획정위원회에 넘겨줘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국회의장으로서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특단의 조치’란 의장 직권상정을 의미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회의원 지역구와 비례대표 간 비율 문제에서 “비례를 줄이자”는 새누리당과 “권역별 비례제를 실시하자”는 새정치민주연합 및 정의당의 주장이 갈등 중인 상황에서 빨리 합의를 보라는 압박이다.

새누리당 한 재선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야당 지도부가 내부 분열 때문에 선거구 획정 협상의 당사자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가능한 절차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여야 간 의견대립이 첨예해 결론을 내리기 불가능한 만큼 ‘246석(지역구):54석(비례)’의 현행대로 법안을 부의해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현행대로 처리하면 최대 인구수(數) 선거구와 최소 선거구 간 인구편차를 ‘2:1’로 하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농어촌 지역구는 대폭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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