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한상균 위원장 '소요죄' 적용…검찰송치 '자신감'

민노총 산하단체 간부 3~4명 소요죄 추가 적용 '속도전'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경찰이 지난달 14일 1차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불법 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 등으로 체포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해 형법상 소요죄를 적용해 이번 주 내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구은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노총 등에서 압수수색한 문건 등에 따르면 한상균이 '청와대로 진격하자'고 주장하는 등 상당 부분 사전 모의한 정황이 나온다"며 소요죄 적용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구 청장은 "조직별로 역할과 자금 부담까지 나누고 집회를 조직적으로 사전 모의한 것에 대해서는 혐의 입증이 충분하다"며 "주동자급에 대해서도 소요죄를 추가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청 수사본부 관계자 역시 "집회 전체의 불법 행위에 대해 강하게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며 "쇠파이프 등 도구를 들고나오거나 경찰 버스를 묶으라는 등의 구체적 지시를 한 민노총 관계자들도 소요죄 적용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형법상 소요죄는 '다중이 집합해 폭행, 협박 또는 손괴의 행위를 한 자'에게 적용되는 조항으로 유죄가 인정되면 1년 이상-10년 이하의 징역·금고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앞서 경찰이 소요죄를 적용한 사례는 지난 1986년 5월 인천에서 벌어진 과격 폭력 시위가 마지막이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소요죄 적용을 검토하면서 본 판례가 1986년 인천사태"라며 "당시 1만명이 시민회관 인근에서 집회를 하면서 8시간이나 교통을 두절시키고 경찰관 191명에게 상해를 입혔다"고 설명했다.

1986년 5월 3일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추진하던 신한민주당과 이에 반대한 재야운동권이 인천 지역에서 충돌하면서 시위가 과격 양상으로 치달았고 당시 신한민주당 당사까지 불탔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폭행 손괴 부분에 있어서 86년 인천사태와 이번 민중총궐기가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며 "14일 집회 역시 일부 방화 시도가 있었고 경찰관들도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14일 폭력시위는 인천과 달리 경찰 차벽 주변에서 벌어진 일인데 이를 과도해석하는 것은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경찰은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겠지만 서울광장과 태평로, 서린로타리까지 시위대가 장시간 점거하고 폭력성도 커 소요죄 구성요건에 충분히 해당된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1986년 상황과 2015년 상황은 시대적 맥락이 다를텐데 너무 획일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는 "한상균 등 민주노총 관계자들에 대해 소요죄 적용 고발이 들어왔다"며 수사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자유청년연합 등 보수단체 6곳은 지난달부터 한상균 위원장 등에게 소요죄를 적용하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순차적으로 접수했다.

경찰은 구속영장이 발부된 한상균 위원장에 대한 소요죄 혐의 입증 수사를 15일까지 마무리하고 이후 검찰과 협의를 거쳐 오는 18일 신병을 검찰에 송치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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