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의원은 이날 부산 지역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새정치연합에 대한 매서운 비판의 칼날을 들이댔다.
안 의원은 '야권의 분열이 여당에 호재로 작용하지 않겠나'란 질문에 대해 작심한 듯 "한마디로 지금 새정치연합은 평생 야당만 하기로 작정한 당"이라면서 "목적이 같은 사람들이 같이 가자는 것이 '연대'인데 지금의 새정치연합은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에 더 넓은 세력을 아울러 정권교체까지 이를 수 있는 포용력이 상실됐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이 구상하는 '새로운 정치'를 통해 야권의 외연을 넓혀가겠다며 새정치연합과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합리적 보수 포용과 낡은 진보와의 선긋기, 공정성장론을 통한 '중도개혁'의 비전을 드러냈다.
안 의원은 "부패에 대해 단호하고 이분법적 사고를 갖지 않고 수구보수 편에 서지 않는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 분이라면 어떤 분과도 손을 잡고 나아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경제정책에 있어 공정성장론을 들며 "우리나라에 성장이 가능한지, 어떻게 하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지, 또 공정한 분배가 어떻게 가능한가 등을 집약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저희가 중심으로 가져갈 경제담론"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 측 인사는 "대선 당시 안 의원은 합리적인 보수 인사를 추진위에 함께 하는데 힘을 쏟았다"면서 "광범위한 연대를 해야 야권이 승리할 수 있다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있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 측 중도개혁 노선은 새정치연합에도 충분히 위협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당의 고질적인 계파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계속 봉합 수준으로 이어질 경우 안 의원 쪽에 진보 지지자들도 쏠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정관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정치 현실 속에서 기존의 정파싸움을 뛰어넘을 수 있는 광범위한 연대가 필요하고, 그래야 야권이 승리할 수 있다고 보고 본인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듯 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도표심을 잡아야 하는 선거전에서) 새정치연합은 계속 왼쪽으로 가게 되면 표심을 잡을 수 없어 고민일 것"이라면서 안 의원의 전략이 주효함을 지적했다.
실제로 CBS노컷뉴스가 조원씨앤아이와 함께 14~15일 양일간 전국의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다음 대선에서의 지지후보를 묻는 질문에 대해 무당층은 안철수(26.1%), 박원순(11%), 문재인(6.6%) 순으로 답했다.
특히 야당 텃밭인 호남권(광주, 전라)에서는 안철수(28.5%), 박원순(16.9%), 문재인(15%)로 답해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줬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보수와 진보 양당 체제에서 중도층을 표방해 합리적인 이미지를 얻고 대중들의 선택지를 높이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도정당의 경우 여야 정당이 지지층과 균열하는 모습을 보이면 성공가능성이 높아지지만, 여당의 경우 그런 상황이 아니어서 실제 성공가능성이 어떨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만만치않다.
새정치연합의 또다른 관계자는 "전통적인 야당 지지자 중에는 안 의원의 탈당이 결국 제1야당과 야권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다"면서 "단기간에 충분한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면 거품이 드러날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