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창당으로 곤혹스러워진 千, 새정연과 연대로 전략수정?

安창당선언 이후 "새정연과 연대·통합은 무망한 일"→"安, 연대 불가 단정하면 안 된다"

천정배 의원(자료사진/박종민 기자)
안철수 의원이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뒤 새정치민주연합 호남 의원 줄 탈당이 예고되는 등 야권이 요동치는 가운데 별개의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천정배 의원에게서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일찌감치 탈당해 신당인 '국민회의'(가칭)을 추진 중인 천 의원은 "수명을 다한 정당과 연대·통합은 무망한 일"이라며 새정치민주연합과의 연대에 거리를 둬왔다.

하지만 안 의원의 신당 창당 공언 뒤 천 의원은 "매우 곤혹스럽다"고 심경을 밝힌데 이어 최근에는 새정치민주연합과 연대 가능성을 차단한 안 의원에 대해 "단정적으로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며 새정치민주연합쪽으로 한 발 더 다가간 모양새다.

그는 이어 "지금이야 안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이 밉고, 당에 대한 사람들의 반감이 있어서 그렇게 말 하겠지만 그렇게 가면 되겠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기류 변화는 당초 개혁적인 인사들을 내세우며 내년 총선에서 국민회의와 새정치민주연합 사이의 대결 구도를 만들려고 했지만 안철수 신당의 '흥행'으로 이런 전략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전략 수정으로 풀이된다.

천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과 안철수 신당 사이에 끼어 다소 존재감이 떨어질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 '둘 사이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천정배 의원은 22일 전남 도의회에서 기자회견 등을 열고 "지금은 지역주의가 완화돼 1대1 구도가 야권에 유리하다"며 새정치 연합을 포함한 야권 연대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변곡점은 지난 21일 안철수 의원이 신당 창당 선언이다. 안 의원이 창당을 공식화하면서 야권 재편 방향이 당초 천 의원의 전망과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천 의원이 개혁대상으로 꼽았던 호남의원들이 줄탈당 움직임을 보면서 국민회의와 새정치민주연합 사이의 대결 구도를 만들기 어려워졌고, 국민회의가 안철수 신당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모두 상대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게 된 것.

한 야권 관계자는 "일하던 식당에서 나와 포장마차를 차렸는데 바로 앞에 잘 나가는 프랜차이즈 식당이 개점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는 관전평을 내놓았다.

천 의원이 호남지역에 개혁적인 인사들을 내세우고 새정치민주연합과의 연대를 꾀할 경우, 오히려 현역 의원들이 합류한 안철수 신당과 국민회의가 대결 구도를 만들며 천 의원의 입지가 강화될수도 있다는 분석에 따라 전략을 수정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천 의원 측은 그러나 "입장이 바뀐 것은 없다. 문재인 대표 사퇴 등으로 야당 지도체제가 바뀌면 연대가 가능하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며 "내년 총선에서 야권 분열로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주는 것에 대한 걱정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도 고심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안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과 연대에 대해 선을 그어버린 것에 대해 전통적인 야권 지지층들의 우려가 크고, 천 의원 역시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을 피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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