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현 정권 장관 등 호남 출마해야"…김무성 거부

쉬운 곳 찾아가면서 정치적 구호 옳지 않아"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 (사진=자료사진)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23일 내년 20대 총선에 출마하려는 유력 인사들에 대해 “과감하게 호남에 도전해야 한다”며 험지 출마론을 넘어 ‘호남 출마론’을 제기했다.

친이계 5선인 이 의원(서울 은평을)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정치를 처음 하거나 권력의 자리에 있으면서 정치적 명성을 얻었거나, 지역구를 새로 선택을 하려고 하려는 분들은 과감하게 호남에서 출마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당선되기 쉬운 고향에 간다거나 쉬운 지역에서 정치적 명성을 이용하는 게 무슨 정치발전에 도움이 되겠느냐”면서 “순천‧곡성의 이정현 의원처럼 광주나 전주 등 호남에 출마하면 한국 정치에 새 바람을 일으킨다. 여당의 새로운 정치적 발전을 위해 호남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다”고 지도부에 요청했다.

특히, 이번 개각으로 장관직에서 물러나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보이는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현 청와대 출신 인사 등을 겨냥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장관, 청와대 수석 등을 해서 명성과 정치적 경륜이 있는 분들은 과감하게 호남에서 도전해 새누리당의 정치적 기반을 닦고 현 정권이 주장하는 국민통합을 뒷받침해 뭔가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면서 “자기들끼리 쉬운 곳을 찾아가면서 때만 되면 정치적 구호로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당선자가 안 나오는 호남에서 당선자를 만들어내는 것이 정치이고 선거 아니겠느냐”면서 “막연하게 험지 출마 이렇게 이야기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현 정권에서 권력얻은 분들, 또 새로운 정치하려는 분들은 과감하게 최악의 시뮬레이션에 도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 15대 총선에서 자신에게 고향인 대구·경북이 아닌 험지였던 서울 은평구 출마를 권유하면서 '안 되는데 도전해서 되는 게 정치'라며 '다른 사람을 내보내도 다 되는 곳에 굳이 당신까지 갈 필요가 있느냐"고 말한 사실을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역 의원들에 대해서는 "키워 준 지역 주민들과의 약속을 버리고 다른 곳에 간다는 것은 또 다른 배신이며 정치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이라며 "현역은 떨어지든 되든 지역구에 뼈를 묻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아울러, 야당과의 선거구 획정 협상과 관련해 “우리가 한두 석 잃을 각오하고 결단을 내리면 국민은 우리에게 한두 석 더 주지만 한두 석을 지키려고 버둥대다보면 오히려 더 많은 의석을 잃을 수 있다”면서 “지도부가 대승적 차원에서 협상을 빨리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김무성 대표는 이 의원의 '호남 출마론'에 대해 "국회의원은 다 자기 연고지에서 출마하는 것"이라며 "사회적 명망가라는 이유로 험지인 호남으로 가라는 건 논리와 명분에 맞지 않다"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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