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정명훈 재계약 논의…'부인 입건' 상관없다?

28일 오전 시향 이사회에서 재계약 결정할 듯

서울시립교향악단 정명훈 예술감독(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서울시향 성추행 사건 조작'의 윗선으로 지목된 정명훈 예술감독의 부인이 경찰에 입건된 가운데, 정 감독의 재계약 여부가 28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등에 따르면, 시향은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소회의실에서 정기 조찬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의 핵심은 '정명훈 예술감독의 계약 연장 결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유는 앞서 정 감독의 부인 구모씨가 최근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사실이 회의 전날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

현재 해외 체류 중인 구씨는 일부 직원들에게 "시향 박현정 전 대표가 성추행과 폭언 등을 일삼았다"고 거짓 폭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구씨를 입건함에 따라, 앞으로 수사의 칼날은 본격적으로 구씨와 정명훈 감독을 향하게 됐다.

여성 CEO의 성추문 의혹으로 시작됐다가 직원들의 거짓말 의혹으로 반전을 맞은 이번 사건의 배후에 정 감독 측이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시향 이사회가 정 감독과의 재계약 여부를 논의할 예정인데, 부인의 입건이 재계약의 큰 변수로 다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내부에서 흘러나온다.

특히 후계가 마땅치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 2005년부터 시향에서 지휘봉을 잡아온 정 감독의 재추대 가능성이 엿보인다.

서울시향의 한 이사는 27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개인적으로 부인 입건과 정 감독의 계약은 별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문제는 현재 후계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시향의 또 다른 이사는 전날 "어쨌든 정 감독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휘자로, 예술은 예술성으로 평가한다"며 "(정 감독이) 형사처벌 돼도 재계약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계약 내용에는 항공료 지원 확대, 호텔 투숙료 지원 신설 등 정 감독 측에 이전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는 다만, 이날 재계약을 확정하지 못할 경우 다음달 예정된 3차례의 공연에서 정 감독을 객원지휘자로 등장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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