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에 첫 대상' 오히려 담담했던 이휘재·김구라

이휘재(왼쪽), 김구라(자료사진)
긴 노력 끝에 결실을 맺었다. 20여 년 만에 대상 트로피를 거머쥔 이들은 담담하게 시상대에 올라 소감을 밝혔다. 연말 연예대상 시상식의 주인공이 된 이휘재와 김구라 말이다.

먼저 대상의 기쁨을 맛본 이는 이휘재다. 이휘재는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2015 KBS 연예대상'에서 영예의 대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이경규,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차태현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영향이 컸다. 이휘재는 지난 2013년 파일럿 당시부터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생후 4개월인 서언-서준과 함께 출연하며 초보 아빠부터 진짜 '슈퍼맨'이 된 모습까지, 쌍둥이의 아빠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진정성을 인정받았다.

데뷔 23년 만의 대상이다. 이휘재는 1992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몰래카메라'로 데뷔한 이후 인기 방송인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으면서도 대상과는 좀처럼 인연이 닿지 않았는데, 그 아쉬움을 시원하게 날렸다.

환호할 만한 순간이었지만, 이휘재는 오히려 담담했다. 자신의 대상 수상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될까 우려했던 것. 때문에 그는 초점을 자신이 아닌 '슈퍼맨이 돌아왔다' 전 출연진에 맞추려 노력했다.

이휘재는 "제 이름을 듣는 순간 가장 먼저 생각난 건 '며칠 동안 댓글을 보면 안 되겠구나'란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한 아이들과 가족들의 대표로 상을 받은 듯하다"고 덧붙였다.

이휘재는 그러면서 "주병진 선배님을 보면서 방송인을 꿈꿨다. 방송국의 재능 있는 친구들을 보면서 대상을 받기 어렵다고 생각해왔다"며 "(대상을 받은 것은) 아이들 덕분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MBC 연예대상 주인공은 김구라였다. 김구라는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신사옥에서 열린 '2015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지난해 대상 수상자인 유재석을 누르고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 한해 '일밤-복면가왕', '마이 리틀 텔레비전', '라디오 스타', '능력자들' 등을 종횡무진 누비며 MBC 예능프로그램을 책임진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김구라는 22년 만의 대상이다. 1993년 SBS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지 22년 만에 최고 예능인으로 우뚝 섰다.

이휘재가 그랬듯이 김구라도 담담히 시상대에 올랐다. 그는 우선 '무한도전'과 유재석을 치켜세웠고, '막말'로 논란을 빚었던 과거를 반성했다.

김구라는 "이 수상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겠다. 이번 수상이 제 방송 생활을 규정짓는 그런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라고 겸손해 했다. 또한 "여전히 적지 않은 분들이 제가 방송하는 방식에 동의하지 않으시고, 저를 불편해하시는 분들도 계시다. 평생 잘못하고 사죄해야하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김구라는 이어 "제가 방송계의 문제적 인물인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된 것은 여러분들 덕이다. '라디오 스타', '마이 리틀 텔레비전', '복면가왕', '능력자들' 등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만나 조금 더 앞으로 나갈 수 있었다. 시청자 분들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제 남은 연예대상 시상식은 30일 열리는 'SBS 2015 연예대상' 뿐이다. '정글의 법칙'을 이끈 김병만과 '런닝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에서 활약한 유재석이 유력한 대상 후보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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