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둘째날, '위안부 협상 합의' 비판 목소리 울려퍼져

日정부 사죄 요구·소녀상 이전 반대

2일 오후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한일 협상' 무효를 촉구하는 예술인들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일생을 숫자와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새해 연휴 둘째 날인 2일 서울 도심에선 한일 간의 일본군 위안부 협상 합의를 비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2일 오후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일본대사관 기습시위 대학생들이 폭력연행 규탄 기자회견' 을 갖고 있다. 황진환기자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 등 청소년 단체 회원 30여명은 이날 오후 1시쯤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진행한 합동 기자회견을 통해 한일 외교장관 회담은 '굴욕 외교'라고 규탄했다.

2일 오후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일본대사관 기습시위 대학생 폭력연행 규탄 기자회견' 을 갖고 있다. 황진환기자
전국 중·고등학생으로 구성된 이들은 "지난달 타결된 위안부 협상이 피해 할머니들의 요구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최종적·불가역적'이라는 표현으로 한국 정부는 더 이상 국제사회에 위안부 문제를 제기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일본 정부에 "위안부가 강제적이었음을 인정하고 공식 사죄하라"면서 "피해 할머니들에게 법적 배상을 진행하면서 추모비·역사관을 설립하고 역사교육도 함께 하라"고 요구했다.

2일 오후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한일 협상' 무효를 촉구하는 예술인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같은 시각 종로구 평화비 소녀상 자리에서는 '위안부 협상 무효 예술행동'이 열려 시민운동가·문화예술인들이 노래·시 낭송·연극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협상 결과를 풍자했다.


이어 오후 2시부터는 지난달 31일 주한 일본대사관 입주 건물의 로비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던 대학생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과 정부를 비판했다.

이날 오전 11시 구치소에서 석방된 중앙대 이양선(20)학생은 "위안부 할머니 명예를 돈 몇 푼으로 살 수 없는데 이 정부는 10억엔에 그 명예를 팔아버렸다"면서 "협상 전면 폐지하고 일본의 진정한 사과를 받을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습 시위 중 연행되는 과정에서 경찰의 폭력이 난무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화여대 이해지(22)부총학생회장은 "남자 경찰이 여자 학생들을 밀치고 피켓을 뺏는 과정에서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을 당했다"면서 "많은 학생이 연행과정에서 다쳐 생채기가 났다"고 말했다.

같은 장소에서 이날 오후 4시에는 '한일협상 폐기 촉구 토요시위'가 열렸다.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2일 오후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위안부 한일 협상 무효 토요시위' 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시위에 참석한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9)할머니는 "할머니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데 자기들끼리 타결했다는 게 말이 되냐"며 한일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

김 할머니는 "사죄하려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직접 나서 기자들을 모아 놓고 법적인 책임과 함께 진심에서 우러나는 사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할머니는 협상 이후 소녀상 철거 논란에 휘말린 우리 정부를 향해 "무엇 때문에 소녀상 갖고 정부가 논란을 빚고 있냐"면서 "소녀상은 우리의 비극을 후손들에 알리기 위해 국민들이 한푼 한푼 모아 만든 우리나라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는 오는 6일 미국과 오스트리아, 독일 등 세계 곳곳에서 한일 위안부 문제 협상안 무효를 주장하는 수요집회를 동시다발적으로 열겠다고 밝혔다.

2일 오후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위안부 한일 협상 무효 토요시위' 에 참석한 정미향 정대협 상임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정대협 윤미향 상임대표는 "미국 5개 지역과 오스트리아 비엔나, 독일 베를린 등의 시민들이 연대행동을 하기로 했다"며 "일본이 위안부를 만들어 성노예화한 것을 인정하고 사죄할 때까지 집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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