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가 선택한 두 남자, 그들의 특별한 각오

황인우 축구대표팀 의무팀장과 수비수 오범석도 中 항저우행

황인우 전 국가대표팀 의무팀장은 홍명보 감독이 중국 슈퍼리그 항저우 뤼청의 지휘봉을 잡은 뒤 가장 먼저 영입한 한국인 코칭스태프다. 윤창원기자
"감독님과 다시 호흡을 맞추게 돼 기대가 크다" (황인우 전 축구대표팀 의무팀장)

"선수 생활의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해야죠" (오범석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중국 슈퍼리그 항저우 뤼청과 2년간 계약한 홍명보 감독은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지도자 데뷔 후 처음으로 클럽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의 출국은 외롭지 않았다. 자신이 영입한 황인우 전 축구대표팀 의무팀장, 오른쪽 측면 수비수 오범석과 함께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황 팀장은 홍명보 감독 부임 후 항저우가 가장 먼저 영입한 한국인 코칭스태프다. 오범석 역시 홍명보 감독이 유일한 한국인 선수 영입이라고 밝힌 최초의 영입이다. 홍명보 감독은 사실상 이들이 자신이 영입하는 마지막 한국인 코칭스태프, 선수가 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이들에 대한 신뢰는 컸다.

인천공항에서 만난 황인우 팀장은 “감독님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프로팀은 처음”이라며 “대표팀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홍 감독과 인연으로 합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 팀장은 2006년 홍 감독이 올림픽대표팀 코치를 맡았을 때부터 10년 가까이 대표팀과 함께했다. 특히 2012년 런던올림픽 때 8강전서 어깨를 다친 정성룡(가와사키)을 치료해 3-4위전에 출전할 수 있도록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황 팀장의 치료 덕에 홍명보 감독과 한국 축구는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항저우와 홍 감독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당황했지만 결정을 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는 황 팀장은 “최근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 대표팀에 큰 부상이 없는 것은 지도자와 의무팀의 호흡 덕분이다. 홍 감독 역시 슈틸리케 감독과 마찬가지로 의무팀에 대한 신뢰가 크다. 큰 기대에 부응하겠다”면서 새로운 무대에서의 활약에 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올 시즌을 끝으로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과 계약이 끝난 수비수 오범석(등 번호 4번)은 홍명보 감독이 부임한 중국 슈퍼리그 항저우 뤼청과 계약해 일본과 러시아에 이어 세 번째 해외진출에 나선다.(자료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15년을 끝으로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과 계약이 만료된 베테랑 수비수 오범석은 항저우의 러브콜에 세 번째 외국리그행을 결정했다. 2003년 포항에서 데뷔한 오범석은 2007년 일본 J리그 요코하마FC를 거쳐 2008년 크릴리야 소베토프 사마라(러시아)에서 활약했다.

홍명보 감독은 “오범석 외 한국 선수의 추가 영입은 없을 것”이라며 “어린 선수 위주의 항저우에 적합한 선수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단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과 수원을 거쳐 다시 한 번 외국리그에서 활약하는 오범석은 항저우와 홍 감독의 기대를 분명히 알고 있었다. “수원과 재계약 협상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연락이 와서 흔쾌히 가겠다고 했다. 실력으로 보답하겠다”는 오범석은 “항저우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들었다. 내 역할을 분명히 알고 있다. 오래 남지 않은 선수 생활의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후회하지 않게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항저우 이적이 확정된 뒤 중국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들에 적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오범석은 “러시아보다는 힘들지 않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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