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마저 떠나고, 홀로남은 동교동계 고민 깊어진다

안철수 의원 4일 이희호 여사 방문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
안철수 의원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든 김한길 의원이 3일 탈당을 선언하면서 당의 가장 중요한 축 가운데 하나이면서 당에 홀로 남게된 동교동계의 고민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대표적인 동교동계 현역 정치인인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김한길 전 대표의 탈당 소식을 목포에서 접했습니다"라면서 "목포시민들도 저의 거취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시고 특히 전국에서 동지들의 전화와 문자가 빗발칩니다"라고 밝혔다.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는 "방향은 이미 정해졌다"면서 "목포지역 시 의원의 90%가 탈당하라고 말하고 있다"며 지역의 분위기는 이미 자신의 탈당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의 한 측근인사는 "당을 나가야 할 이유는 수백가지이지만 남을 이유는 두세 가지 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어떻게든 제1야당으로 총선에 승리하고 정권을 교체하는게 바람직하지만 그게 어려운 상황이니 고민"이라고 전했다.

박 의원 측은 "일단 다음주까지는 여러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면서 거취를 결정할 시기에 대해 저울질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 연말 목포에 내려가 민심을 수렴 중인 박 의원은 지난주 천정배 의원과 박주선 의원, 박준영 전 전남지사, 김민석 전 의원 등을 잇따라 만나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 측은 지금이라도 문재인 대표가 사퇴하고 야권통합 의지를 밝히면 탈당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

특히 박 의원 측은 동교동계의 탈당이 친노세력과 고 김대중 대통령 세력의 완전한 결별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거취에 대해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박 의원은 3일 CBS노컷뉴스에 "내일 5.18 국립묘지를 참배한 뒤 밤 늦게 상경할 예정이다. 모레 이희호 여사를 예방해 신년인사를 드릴 것"이라면서 이 여사와의 만남 이후 모종의 결정을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더불어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
동교동계의 또다른 축인 더불어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의 고민도 깊기는 역시 마찬가지다.

권 고문은 현재 언론과의 접촉을 극도로 자제하면서 거취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권 고문의 한 측근 인사는 "권 고문이 현재 당의 주류와 비주류 인사들을 모두 만나고 있다"면서 "비주류측의 대부분은 더 이상은 안된다며 탈당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주류측에서는 (권 고문에게) 극구 버텨달라는 부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문 대표가 작게 가더라도 단단하게 가겠다며 비주류 의원들의 탈당을 방조하는 듯한 발언을 한데 대해 권 고문이 몹시 화가 났다"면서 "조만간 거취에 대해 결정하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동교동계의 움직임에는 고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입장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어 보인다.

이 여사는 동교동의 안주인이자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김 전 대통령을 대신해 동교동계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다.

분당 사태에 직면한 문 대표와 이를 촉발시킨 안철수 의원이 서로 앞다퉈 동교동과 이희호 여사를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문 대표는 지난 1일 이희호 여사를 신년인사차 방문해 "올해 우리가 총선에서 이겨야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가 있다"며 "그러려면 우리 당이 단합하고 통합해야 한다. 도와 달라"고 요청했고 이 여사는 "네"라고 짧게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동교동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문 대표의 도와달라는 말에 대해 이 여사는 약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의원이 4일 오전 이 여사를 방문해 신년 인사를 할 예정이다.

안 의원 측은 "안 의원이 4일 오전 11시에서 12시 사이에 동교동으로 이 여사를 방문해 새해 인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만남에서 이 여사가 안 의원의 탈당과 신당추진 행보에 대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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