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균렬 원자핵공학과 교수, "수소폭탄? 100% 아니다"

- 원자폭탄의 100은 돼야 수소폭탄
- 온도 1억도로 올리는 기술 있어야 가능
- 그럼에도 불구, 분명 위협적인 사안
- 3차때도 4차때도 한국이 지진규모 낮게 측정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1월 6일 (수) 오후 7시 0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서균렬 교수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사진=미국 '지오아이' 제공)
◇ 정관용> 북한의 핵실험, 수소폭탄이냐 아니냐. 이분은 답을 주실까요?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서균렬 교수, 서 교수님 나와 계시죠?

◆ 서균렬>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수소폭탄입니까? 아닙니까?

◆ 서균렬> 아닙니다.

◇ 정관용> 단정적으로 아닙니까?

◆ 서균렬> (웃음) 네. 그 이유는 일단 폭발력이 그 정도는 아닐 것 같고요. 그렇지만 그쪽에서는 아마 절반의 성공이다, 완전한 성공이다 이런 주장은 할 수 있겠죠.

◇ 정관용> 폭발력으로 봤을 때 100% 아니다?

◆ 서균렬> 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수소폭탄이라고 하면 재래식, 우리 TNT라고 하지 않습니까?

◇ 정관용> TNT.

◆ 서균렬> 여기에 100만톤 아니면 적어도 10만톤 단위는 돼야 하는데 이게 기껏해야 1만톤이 될까 말까 한 수준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는 결정적으로 아닌 건 분명한데 그렇다고 해서 이게 아무 것도 아니냐? 그렇지는 않고 만약에 그 북한이 말한 것처럼 핵융합이라는 걸 달성했다면 이건 앞으로 사실은 굉장히 탄탄대로, 적어도 원자폭탄을 만드는 데는 탄탄대로를 확보했다고 볼 수 있죠. 이게 현실적이고 위협적인 부분입니다.

◇ 정관용> 조금 아까 방금 언급하신 핵융합 이 대목은 조금 이따 짚고요.

◆ 서균렬> 네.

◇ 정관용> 수소폭탄은 원자폭탄하고 폭발하는 방식 자체가 다르죠?

◆ 서균렬> 그렇습니다. 원자폭탄은 말 그대로 아시다시피 고농축 우라늄이 됐건 플루토늄이건 굉장히 무거운 금속들이 쪼개질 때 에너지가 많이 나오는 것이고요. 그다음에 수소폭탄은 말 그대로 수소들, 그런데 사실 수소는 서로 붙지 않습니다. 서로 양전기이기 때문에 서로 배척을 하거든요. 그걸 붙이려면 태양처럼 중력으로 때려 붙이든지 아니면 온도를 아주 높여서 1억도 정도 됩니다. 지구상에는 중력이 약하기 때문에 고온으로 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1억도를 높이는 기술이 있느냐 없느냐. 그런 나라가 몇 없습니다. 그런 유일한 방법이 원자폭탄에 의존하는 건데요. 그러니까 이번에 만약에 이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수소폭탄의.. 아마 전 단계인 것 같은데 거기에 성공했다면 적어도 온도 1억도는 달성한 것 같고 그것은 그 자체로서 폭발력은 없을지라도 조금 위협이 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 정관용> 워낙 어려운 강의라 제가 듣기에.

◆ 서균렬> 미안합니다.

◇ 정관용> 학생입장에서 정리를 해 보면 원자폭탄은 그러니까 아주 무거운 금속들을 분열시키면서, 핵 분열시키면서 나오는 폭발인 거고요. 그렇죠?

◆ 서균렬> 그렇죠.

◇ 정관용> 수소폭탄은 먼저 원자폭탄을 터트려서 1억도를 만들어서 수소를 융합시켜서 내는 폭탄입니까?

◆ 서균렬> 맞습니다. 아주 제대로 이해하셨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그렇게 1억도 이상 내서 수소를 융합시켜내면 그거는 아주 최소단위로 해도 아까 말씀하신 TNT 10만톤 이상이 되어야 하는 겁니까?

◆ 서균렬> 그렇습니다. 기본적으로 수소폭탄이 등재를 한다고 할까요? 그게 기본적으로 암암리에 10만톤, 100만톤 단위인데요. 그러니까 그렇게 보면 적어도 원자폭탄의 100배, 1000배가 될 때 수소폭탄이라고 보는 것이지 그 전 폭발력 가지고는 수소폭탄의 호적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죠.

◇ 정관용> 간단히 말해서 원자폭탄의 10배쯤 되는 수소폭탄은 존재할 수가 없다?

◆ 서균렬> 아, 그건 수소폭탄이 아닌 것이죠. 증강폭탄 정도는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수소폭탄은 안 되는 것이죠.

◇ 정관용> 수소폭탄은 아니고 뭐 정도는 된다고요?

◆ 서균렬> 증강폭탄이라는 건데요.

◇ 정관용> 중간?

◆ 서균렬> 증강, 그러니까 키웠다, 증폭시켰다.

◇ 정관용> 아, 증강폭탄. 증강.

◆ 서균렬> 증강폭탄이라고 하는데 그거는 원자폭탄하고 수소폭탄 중간쯤 되는 겁니다. 그래서 그것은 원자폭탄보다는 한 10배, 20배, 100배까지는 아니고요. 그렇지만 수소폭탄보다는 100분의 1 정도, 그러니까 지금은 폭발력만 보면 그 원자폭탄 중에서도 굉장히 낮은 급에 속한다고 보면 돼요.

◇ 정관용> 아까 1부 시간에 세종연구소 홍현익 박사가 증폭핵분열탄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건 뭡니까?

◆ 서균렬> 말 그대로 폭탄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두 개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연탄도 필요하고 불쏘시개도 필요하고. 예를 들어서 연탄을 많이 넣어도 화력이 세죠. 그렇지만 반대로 연탄은 좀 적당하게 조금만 넣고 불쏘시개를 많이 넣는다면 완전 연소가 되겠죠. 그래서 히로시마도 완전 연소가 아니고 1%밖에 폭발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완전 연소를 시킨다면 좋겠죠. 증강폭탄이라는 건 마치 연탄은 조금 넣지만 불쏘시개를 많이 넣는 것, 불쏘시개는 중성자라는 것인데요. 그 중성자라는 것은 핵융합이, 그러니까 중수소, 삼중수소가 서로 묶이면서 서로 만나면서 많이 또 나오게 됩니다. 그게 불쏘시개 역할을 하니까 조금만 연탄이 있더라도 화력이 높을 수가 있죠. 그걸 증강 또는 증폭 핵폭탄이라고 하는 것이죠.

◇ 정관용> 증강폭탄하고 증폭핵분열탄하고는 같은 말이다?

◆ 서균렬> 같은 말입니다.

◇ 정관용> 잘 알겠습니다. 친절한 설명대로 불쏘시개를 왕창 넣고 연탄은 조금 넣는다는 얘기는 핵폭탄을 소형화할 수 있다는 얘기네요.

◆ 서균렬> 맞습니다. 바로 그겁니다.

◇ 정관용> 소형화하되 폭발력은 세진다는 얘기네요.

◆ 서균렬> 그렇습니다. 작고 가볍지만 폭발력은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 있지 않습니까? 기존의 폭탄보다 10배, 20배, 잘 하면 50배까지. 100배 정도 되는 것은 그때는 수소폭탄의 반열에 들어가는 것이죠.

◇ 정관용> 아직 수소를 쓰지는 못하는 겁니까, 그러니까?

◆ 서균렬> 아, 수소는 썼는데 불행하게도 불발탄이 돼서 온도는 맞춰진 것 같은데.

◇ 정관용> 1억도 정도로.

◆ 서균렬> 폭발력은 가지지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설계가 불완전했거나 아니면 원래 원료가 되는 삼중수소, 중수소가 적었거나 아니면 둘 다였거나 이런 걸 우리가 상정해 볼 수 있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런데 이게 그러면 100배, 1000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수소폭탄은 아니다라고 단정하셨는데 그 근거는 지금 지진규모 하나뿐 아닙니까?

◆ 서균렬> 그것밖에 사실은 없습니다. 그게 지진파인데요. 아시다시피 공중파는 벌써 놓쳤고 수중파도 놓쳤고 지금 남은 게 방사성 핵종인데 그것도 10㎞ 상공에서 정찰기 두세 대가 떠서 집단에서 바늘을 찾는 것만큼 어려운 핵종들을, 즉 원소들 찾는 것이 쉽지 않아요. 그리고 헬륨을 찾아야 하는데 그렇다면 앞으로도 계속 못 찾을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 같은 경우는 분명 총을 쏜 것 같은데 그게 총 구경이 어떻게 되는지, 탄환이 뭔지를 알 길이 없어졌다는 것이죠. 당국 빼고는요. 그렇게 보시면 되죠.

◇ 정관용> 공중파, 수중파는 이미 다 없어졌다?

◆ 서균렬> 사라졌습니다.


◇ 정관용> 방사능 물질 검출도 바늘 찾기다?

◆ 서균렬> 아,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보시다시피 밀폐된 공간에서 그게 설령 흘러나왔다 치더라도 이게 삼차원으로 다 퍼졌을 텐데 정찰기가 '10㎞ 상공에 떠 있을 때까지 나를 잡아주세요'하고 기다릴까요?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그래서 어렵다는 것이죠.

◇ 정관용> 지진파도 이미 다 지나갔잖아요.

◆ 서균렬> 지나갔습니다. 1분이면 왔죠. 그러니까 벌써 10시였다면 10시 1분에 우리 남한 땅을 지나가버린 것이죠.

◇ 정관용> 그런데 왜 지진파를 측정한 숫자가 우리 기상청 다르고 중국 다르고 유럽지중해 지진센터 다르고 미국 지질조사국 다릅니까?

◆ 서균렬> 이게 사람도 다르고 날씨가 달라서 그런 것 같은데요. 원래는 같아야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한 가지 제약점이 있는 것이요. 아시다시피 지진파는 직선으로 옵니다. 그런데 풍계리에서 직선으로 우리 원주가 됐건 오다 보면 불가피하게 동해를 통하게 되죠. 해저를 통한단 말이죠. 해저를 통하게 되면 지진파가 약간 감쇄된다. 그러니까 소위 약기운이 좀 떨어지죠.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우리 기상청이 됐건 지질연구소가 잡는 것은 조금 약한데 거기에 대한 보정을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왜 4.9냐? 왜 5.1은 아니냐? 왜냐하면 이 둘 사이에는 두 배냐, 세 배냐 엄청난 차이가 있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서균렬> 그 부분에 오면 과학적인 판단도 있겠지만 정서적인 판단도 있고 또 주식시장에 미치는 여러 가지 영향들, 이게 우리 3차 때도 똑같은 현상이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중국 이런 데서 좀 높게 평가를 했죠. 그럼 아마 주가 폭락 폭이 좀 커지지 않겠습니까? 이런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이것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가급적이면 낮은 숫자, 적은 숫자가 국방부로서는 조금 더 매력적으로 보였겠죠.

◇ 정관용> 기상청에서 지진파를 감지하는데 거기에다가 정서적 측면과 주식시장 측면까지를 감안해서 숫자를 발표합니까?

◆ 서균렬> 저는 그거는 아니라고 보는데요. 제가 드렸던 말씀은 분명히 보정을 한다고 합니다. 보정을 하면 제가 보기에는, 기술자가 보기에는 중국이나 러시아가 또 미국이 어떤 잘못된 숫자를 국제사회에 뿌리진 않을 것 같아요. 거기하고 맞아야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낮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이번에 2분의 1내지 3분의 1 정도로 폄하를 하고 있는 것이죠.

◇ 정관용> 우리가?

◆ 서균렬> 우리가요. 그렇다면 제가 드린 말씀이 굉장히 이상하게 들리시겠지만 그럴 가능성도 좀 있지 않았을까 하고 괜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죠. 그러니까 그 부분은 신빙성은 없는 겁니다.

◇ 정관용> 우리가 직접 측정된 숫자는 동해바다를 거쳐 오기 때문에 어차피.

◆ 서균렬> 감쇄된 것이다.

◇ 정관용> 어차피 보정이라는 작업은 들어가야 되는데. 그렇죠?

◆ 서균렬> 네, 맞습니다.

◇ 정관용> 들어가더라도 중국이나 러시아나 유럽 다른 나라들하고 맞아야 하는데 안 맞는다는 얘기죠?

◆ 서균렬> 그렇습니다. 유효숫자 한 자리 가지고는 맞출 수가 없어서 기본적으로 소수점 지금 한 자리 아닙니까? 4.9다, 8이다, 5.1다. 그렇죠? 그런데 적어도 둘째 자리까지 가야 되는데 아마 우리나라도 지질연구소도 그렇고 미국, 중국, 러시아도 그렇고 아마 그 정도에서는 정확성이 떨어질 수도 있죠. 그런데 어쨌든 이런 헛된 생각을, 망상을 한번 가져본 거죠. 왜냐하면 3차 때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으니까요. 우리가 낮게 예측을 했죠.

◇ 정관용> 아무튼 그럴 가능성을 배제 못 한다.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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